시계가 가리키는 자

by 정글월

사유지 '우토란트'






시계가 가리키는 자





사무실을 나온 정수호는 곧장 형사과장실로 갔다.

방문 앞에서 노크를 하자 안에서 들어오라는 형사과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 정팀장. 어서 들어오시게. 무슨 일인가?”


“과장님, 상의를 드릴 일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규모가 보통이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 서에서 감당할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왔습니다.”


“무슨 일인데 우리 서에서 감당할 일이 아니라고 하는 거야? 자초지종을 말해보게.”


정수호는 성명 불상자로부터 제보받은 내용을 형사과장에게 설명했다. 그리고 미리 출력해 놓은 정치인들의 얼굴과 골드바가 나온 사진 출력물 등 제보 내용과 관련된 자료를 형사과장에게 보여주며 차례대로 설명했다.


스마트폰으로 받은 사진에 여당과 야당의 전현직 국회의원 20명이 500g짜리 골드바를 받고 환하게 웃고 있는 개별 사진들이 있었다는 것, 우토란트 사유지 내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마이크로 칩을 이식하고 모종의 실험을 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마이크로 칩이 이식된 그룹과 이식되지 않은 그룹, 두 그룹에 속한 사람들의 동향 관찰 보고서 파일 등에 대해서 형사과장에게 자세히 설명했다.


“제보자의 신원은?”


“아직 파악이 전혀 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보냈는데, 미국 전화번호였습니다. 제가 추측한 것은 VolP(Voice over Internet Protocol), 쉽게 말씀드리면 인터넷전화 시스탬을 이용해서 임의로 생성된 전화번호이거나, 발신번호 조작(Caller ID spoofing) 기기를 이용했거나, 그것도 아니면 일회용 SIM카드를 이용해서 저에게 제보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추가로 더 많은 사진과 동영상 파일, 그리고 문서 파일 등을 이메일로 저한테 보냈습니다. 물론 급조한 이메일 주소로 받았습니다. 제 개인 메일이나 업무용 경찰 메일로는 받지 않았습니다. 혹시 일어날지 모르는 해킹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서요. 과장님, 어떻게 할까요?”


“골드바를 주는 사람의 얼굴이 가려져서 누군지 전혀 알 수가 없군…. 그렇지만 일단 내사로 진행할 수는 있겠어. 골드바도 그렇고 마이크로 칩도 그렇고…. 만약 마이크로 칩을 자발적으로 이식한 것이 아니고, 누구든지 강요나 강압에 의해서 이식했거나, 궁박한 처지를 이용해서 이식을 당했다면 그건 범죄지. 만약 제보자의 신원이 밝혀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제보를 했다는 것은 수사기관에서 내사든 수사든 뭔가를 해서 밝혀달라는 뜻이니까, 일단 내사 개시 요건에는 해당이 되니까 내사를 해 보자구. 서장님한테는 내가 직접 보고를 하겠네.”


“괜찮으시겠습니까 과장님?”


“괜찮지 그럼. 나는 괜찮은데…. 서장님이 뭐라고 하실런지…. 일단 서장님한테 내가 보고를 하겠네. 내사 진행할 준비하게.”


"예, 알겠습니다. 과장님. 그럼 내사 착수 보고서 올리고 통신자료,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요청 관련 보고서도 올리겠습니다.”


“그렇게 해. 나는 지금 서장님한테 가서 보고하지.”

정수호는 과장실을 나와서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갔고, 형사과장은 서장실로 갔다.


정수호가 강력1팀 사무실에 돌아와 보니 통신계에서 젊은 직원이 한 명 와서 박경호 형사와 함께 외부 인터넷망 PC앞에서 무언가 작업을 하고 있었다.


“팀장님, 통신계에 해커 수준의 직원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업무지원 요청을 해서 지금 여기 방준석 경사가 상대방이 보낸 메일 헤더를 보고 있습니다. 자세한 것은 저는 모르지만, 어쨌든 방경사가 지금 추적해 보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팀장님. 방준석 경사입니다. 제가 좀 살펴봤는데요, 익명 이메일을 보내는 방법은 몇 가지 있지만, 상대방은 VPN(가상 사설망)을 이용해서 여러 나라와 여러 지역을 경유해서 사실상 IP추적을 못하게 하는 방법을 이용한 것 같습니다.”


“아, 방경사님. 수고 많으시네요. 그럼 결론은 어느 나라에서 보낸 건지, 만약 국내에서 보냈다고 해도 역시 모르기는 마찬가지라는 말이네요. 그렇죠?”


“예, 그렇게 조작할 수도 있습니다. 제보자가 국내에 있지만 외국에서 보낸 것처럼 할 수도 있고요. 반대로 외국에 있지만 국내에서 보낸 것처럼 조작할 수도 있습니다. 제보자의 실력에 따라서 차이가 많이 나겠지만 어쨌든 뭐든지 가능합니다. 제보자의 실력이 아주 뛰어나다면 정확한 발신지를 알아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시간도 너무 많이 걸리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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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월의 브런치스토리입니다. 꿈 많던 학창시절에 시, 수필, 소설 등을 끄적이며 작가가 되겠다고 호기롭게 객기를 부렸던 적이 있었는데, 이제야 진짜 작가를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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