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 16길
올레 16길 을 완주하지 못한 아쉬움에 오늘은 못다 한 길을 반대쪽 종점인 광령올레에서 시작해서 애월까지 오는 코스로 정했다.
도시락을 야무지게 준비해서 아침 일찍 나선 길은 설렘이다.
늘 걸어도 걸어도 왜 이리 걷는 것이 좋을까
걷다가 만나는 풍경들은 화폭 없는 그림이고 나의 머릿속에 자리 잡아서 익숙함으로 변한다.
이리 걸을 수 있는 것도 행운이다.
걸을 수 있을 때 열심히 걸어야지 하면서 우린 또 걷는다.
세 시간쯤 걸었을까 그즈음의 지점에서 만난 카페에서 우린 커피와 빵을 시켜서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2층 3층은 펜션을 같이 하는 이쁜 건물이었다.
토끼도 키우며 이쁜 정원을 만들어 놓으신 주인사장님이랑 이야기도 나누었는데 따뜻하신 분이구나를 느꼈다.
펜션이랑 카페가 그랬다.
제주산 한라봉을 주심에 환호를 하며 넙죽 받아서 가방에 넣으며 또다시 걷기 시작한다.
아야가 다음에 제주 오게 되면 여기서 묵고 싶다 말하며 아쉬움에 뒤돌아보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그때가 언제일까 난 생각하며 조용히 따라 걸었다.
길에 핀 꽃이나 벽에 핀 꽃이나 참 곱다.
꽃집에 가서 사 오는 화병의 꽃이랑은 아주 다르다. 향기가 없는데도 그 자체가 향기이다.
숙소에 와서 한라봉을 차마 먹지 못해 식탁 위에 이쁘게 올려놓는다.
선물 같은 시간이 반이 지나고 있으며, 우리의 마음은 그보다 더 착해져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