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31일 한 해의 마지막 급식을 끝냈다. 그리고 이 날은 내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에서의 마지막 근무날 이기도 했다. 겨울 방학 기간 중에 급식실 청소로 출근해야 하는 일정이 남아있지만, 급식 준비하는 업무를 하는 마지막 날이었던 2024년 12월 31일.
2019년 10월 1일, 조리실무사로 첫 근무를 시작한 이 학교.
첫 출근을 했던 날이 아직도 선명하게 생각난다. 환한 얼굴로 맞이해 주셨던 교장, 교감 선생님의 첫 인상이 좋아서였는지 조리실무사에 대한 첫 출발이 힘들지만은 않았다.
첫 출근을 하고 하루, 이틀은 뭣 모르고 일을 하느냐 힘든줄도 몰랐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또 일주일이 지나니 그제서야 업무의 과중함이 몰려와 온 몸이 쑤시기 시작했다.
조리실무사 일을 하기전 사무직에서만 근무했었지만, 대학시절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해 왔었고 한 때는 요리사를 꿈꾸며 호텔조리학과를 다닌 경력도 있었기에(6개월만에 자퇴를 하고 반수를 했지만...) 모두가 힘들다고 한 조리실무사 일을 자신있게 도전했었던 나였다.
하지만 힘들고 힘들었다. 손목이 아프기 시작했고 어깨도 아프고 정형외과와 한의원을 다니는 횟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래도 5년 넘게 버틸 수 있었던 건 방학 때 출근을 하지 않아 우리 아이들과 방학을 함께 보낼 수 있다는 달콤한 당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빠른 퇴근도 포기할 수 없는 이유였다. 오후 4시~4시 30분이면 퇴근을 해서 집에와 가족들의 저녁식사를 여유있게 준비할 수 있었다. 그 덕에 우리집 식탁은 저녁식사 시간이면 가장 시끌벅적하고 꽤나 다정한 시간이었다.
조리실무사로 첫 발령을 받고 한 학교에서 최대 5년까지만 근무가 가능하다. 그 이후에는 전보로 다른 학교로 이동을 해야한다. 그래서 지금 근무하고 있는 학교는 2025년 2월까지 근무하고 3월부터는 새로운 곳으로 출근을 하게 된다.
아직 전보하지 않아서 인지 새롱운 곳에서 근무한다는 설레임과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대신 지금 근무하고 있는 학교를 떠나야 한다는 아쉬움은 꽤나 크다.
얼마 전부터 내 마지막 근무날을 상상했었다.
울컥해서 눈물이 날까?
아쉬움에 발 길이 떨어지지 않을까?
후련함에 하하하 웃음이 나올까?
다행인지 불행인지 연말에 나라안으로 예상치 못한 슬픔이 번졌고, 학교 안으로는 독감확진 학생수가 대폭 늘어나서 내 감정을 추스릴 여유가 없었다. 어쩌면 다행이었는지 모르겠다.
마지막 근무를 하고 퇴근을 하여고 차에 타서 시동을 걸고 남편과 통화를 했다.
수고했어!! 라고 말해주는 남편의 한 마디에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집에서 35km, 왕복 70km 출퇴근 길을 5년 동안 다닌 나 자신아 고생했다.
시골 작은 학교 급식실에서 무더운 여름을 5번 보내고, 추운 겨울을 6번이나 보내며 큰 사고 없이 잘 지낸 내 자신아 정말 수고했다!
비록 조리실무사 5년의 경력을 인정해 주는 곳이 없다는 현실에 좌절했던 최근이었는데,
그래도 그 시간들이 헛되지만은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