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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했던 시간을 보내고 (늘봄실무사면접)

by 언젠가는작가

사실은 지난주 주말부터 좌불안석이었다.

내가 이렇게 집중력이 낮았던 사람이었나

생각이 들 정도로 도무지 집중할 수 없던 시간들.

지난주에 천운이 닿았는지

늘봄실무사 서류 합격 통보를 받았다.

총 4군데 교육지원청에 지원했는데

3군데는 서류 탈락, 1군데만 서류 합격.

합격 통보 문자를 받고

심장이 튀어나올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가

어안이 벙벙해지면서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지 막막했다.

거진 6년 만에 보는 면접이라

어디서부터 준비를 해야 하는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네이버 카페를 보고 예상 질문을 뽑아서

나만의 원고를 만들어가며 달달 외우기 시작했다.


면접 원고를 쓰고 고치고,

또 쓰고 고치며 무한 반복.

양이 꽤 많아 손으로 적어가며 외우려니

손가락이 너무 아파서

한글 파일에 계속 써 가면서 자연스럽게 외우기.

남편이 선물해 준 그램 덕을 이렇게 보는구나.

남편의 선견지명이 있었나,

이렇게 잘 이용하라고 사줬었나 보다.

주변 사람들의 진심 가득 담긴 응원에

기운이 나다가도 부담스럽기도 하고

좋지 않은 결과를 전할까 봐

미안한 마음이 앞서 들기도 했다.


그렇게 어제 면접을 보고 왔다.

7명 채용에 면접자는 3배 수인 21명인데

5명이 오지 않았다.

오지 않은 분들도 많은 고민 끝에 결정하신 거겠지.

이렇게 생각을 하다가

낮아진 경쟁률에 마음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16명 중에 15번째로 면접을 보고 나왔다.

내가 이렇게 버벅거리는 사람이었던가,

손발을 왜 이리 떨리고 난리야.

면접을 다 보고 문을 닫고 나오는데

드라마에서처럼 손과 발이 후들후들 떨렸다.

오랜만에 경험하는 이런 긴장감,

설레었다기보다는 낯설고 무서웠다...


면접 보러 가기 전에

밥 반 공기 김 싸서 먹은 게 전부였기에

아, 면접장에서 당 떨어져 손이 부들부들 떨려서

간식으로 준비돼 있던 빈츠 2개 먹긴 했다.

집에 가기 전에 서브웨이 들려서

샌드위치를 정신없이 먹어댔다.

하,,, 그런데 이렇게 칠칠맞게 말아 준

서브웨이 처음이야..

서브웨이는 탄탄하게 말아져 있어서

속 재료가 쏟아지지 않는 매력이 있는데 말이야...

속 터진 샌드위치를 먹고 있으니

꼭 오늘의 내 모습 같았다.

마음이 너덜너덜해진 내 모습.

면접을 보고 나면 후련할 거 같았는데

아쉬움만 크게 남아있다.

오죽 떨렸으면 총 4개의 질문 중에

질문 한 개는 도무지 생각이 안 난다.....

아직도 머리가 멍~~

최종 합격자 발표는 내일 오후 2시 이후.

아직 26시간이 남아있긴 한데

이 26시간이 왜 26일보다도 더 길게 느껴지지.

그나마 위안이라고 해야 할까?

어제 조리실무사 전보 발표가 났는데

내가 1순위로 지망했던

집 근처 유치원으로 전보 확정이 났다는

연락을 받았다.

전보 발표도 간절히 바랬었는데

사람이 이렇게 간사하단 말이지.

그렇게 기다리던 좋은 소식인데

이렇게 감정이 무딜 수 있는 거냐구.

시간아, 빨리 흘러가라.

기든 아니든 두 발 뻗고 잠 좀 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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