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학원 취미반에 다니고 있는 5학년 아들 녀석.
월요일에 축구 학원을 다녀오고 나서도별말 없었고, 평소처럼 저녁밥을 먹었다.
화요일 오전, 축구 학원에 같이 다니고 있는 아들 친구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내용인즉슨, 어제 학원 수업에 코치와 감독이 없어서 아이들끼리만 수업을 했단다...
코치, 감독 없이 아이들끼리(초등학교 5학년 남자 4명) 수업을 하긴 뭘 했겠나.
아이들끼리 공 차며 놀다 왔겠지.
사정 상 수업을 할 수 없었더라면 미리 휴강 공지를 했었어야지..
위험한 운동 수업을 아이들끼리 하라고 한 학원의 운영도 도무지 이해 불가였고 게다가 차량 운행도 안 되니 일부 아이들에게는 자전거 타고 오라고 연락했다고.
우리 집 녀석은 친구 엄마가 라이딩을 해줘서 다행히 안전하게 갔다만...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사고라도 나면?
아이들끼리 학원에서 공차며 경기하다가 누가 다치기라도 했다면?
그 상황을 바로 수습할 수 있는 책임자가 없었는데, 과연 무슨 생각으로 아이들끼리 학원에 오라고 한 걸까!!!
하,,,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런 운영을 한 학원도 이런 내용을 말하지 않은 아들놈도.
어제저녁 아들에게 엄마는 모든 것을 알고 있으니 말하지 않은 것들을 얘기해라!!
으름장을 놓으니 그제야 고백을 하더라.
아들 녀석에게 왜 미리 얘기하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사실대로 얘기하면 축구 학원을 그만두라고 얘기할 거 같았다고.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네가 해서는 안 될 행동,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상황은 책임을 질 수 있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엄마 아빠에게 바로바로 얘기해 주어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하게 얘기했다.
그리고 학원 감독에게도 전화했다.
휴강을 이해 못 하는 것도 아닌데 (몇 주 전에도 당일 수업 몇 시간 전에 휴강 통보를 한 적이 있었으면서;;;)
왜 학부모가 아닌 아이들에게 통보를 하고 선생님 없이 어떻게 수업을 할 수 있냐고.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 같지도 않은 변명을 늘어놓으며 죄송하다고 사과를 하셨지만,
이미 학원에 대한 믿음이 다 무너졌다.
아이에게 오늘부터 당장 그만두라고 말하고 남은 학원비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고 보내고 싶지 않지만 축구사랑이 하늘보다 높은 아들에게 그 말을 쉽게 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우리 동네에는 축구 학원이라고는 이곳 하나뿐이라 다른 선택지도 없다...
아들아, 세상에는 비밀이 없단다.
그리고 선생님 세상에는 비밀이 없습니다.
아이들에게만 얘기하면 학부모는 모를 거라 생각하셨나 본데 생각이 상당히 짧으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