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의 신

-에릭 클랩튼 이야기

by 지얼


스크린샷 2025-08-25 오후 5.04.44.png Eric Crapton


넷플릭스를 통해 <에릭 클랩튼-기타의 신>을 보았다.

에릭 클랩튼의 일대기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내용은 이렇다(스포일러 주의).


친엄마는 에릭이 태어난 직후 그의 할머니에게 맡기고 캐나다로 떠났다.

에릭이 9세 때 엄마와 재회했지만, 엄마는 거의 쌩깠다.

얘, 난 네 엄마 아니야

그리하여 트라우마로 남았다.


어린 시절에 그림 그리기와 기타 치기를 좋아했다.

성장 후에는 야드버즈와 크림, 블라인드 페이스, 데렉 앤 더 도미노즈 등의 밴드에서 활동했다.

크림이 참 개쩌는 블루스롹 트리오 밴드였는데, 보컬리스이자 베이시스트인 잭 블루스와 드러머인 진저 베이커가 뻑하면 쌈박질을 해서 결국 해산.

그러는 와중에 비틀스의 조지 해리슨과 친해져서 비틀스의 화이트 앨범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리고 조지의 부인인 패티 보이드와도 친해졌다.

그러다가 부적절하게도 눈이 맞아버렸다.

훗날 조지는 이렇게 회고한다.


난 너를 믿었던 만큼 난 내 친구도 믿었기에

난 아무런 부담 없이 널 내 친구에게 소개시켜 줬고

그런 만남이 있은 후로부터 우리는 자주 함께 만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함께 어울렸던 것뿐인데

그런 만남이 어디부터 잘못 됐는지


에릭은 연서도 보냈다(그 편지는 아직도 남아있다). 내용은,

아직도 네 남편 사랑하냐?

나중에는 패티를 만나서 이렇게 종용하기도 했다.

나랑 뜨자....

애정의 도피는 결렬되었지만, 틈틈이 패티를 만났다.

그러던 어느 날,

잤다.


어느 날 정원에서 에릭은 조지에게 고백했다. 나 니 마눌 사랑해.

조지는 패티에게 나야? 얘야? 선택해,라고 말했고

패티는 조지를 선택했다.


에릭은 '데렉 앤 더 도미노즈' 시절에 페르시아의 이야기책 <레일라와 마즈눈>의 스토리를 읽는다.

감정이입을 심하게 했고, 그리하여 발표한 곡이 그 유명한 <레일라>이다.

가사는 이렇다.


널 위로하려고 했어

네가 남편에게 실망했을 때

난 찐따처럼 당신과 사랑에 빠졌지


중간 한 줄 평 : 예쁜 여친이나 와이프는 함부로 소개해 주는 거 아니야...

<Layla>


패티 보이드


패티랑 헤어졌을 때 친구인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가 27세에 세상을 떠났는데, 그날 무진장 슬펐단다. 친구의 죽음 보다 패티와 헤어지는 게 더 슬펐다는 사실이 슬펐다고 한다(이후 '데렉 앤 더 도미노즈'에서 함께 한 기타리스트 듀안 올맨도 오토바이 사고로 사망한다). 비슷한 시기에 아버지도 사망한다.

(패티 보이드는 조지 해리슨과 결별한다.)

마약은 끊었지만 이후 술퍼맨이 된다.

다시 만난 패티에게도 함부로 대한다.

평상시에는 순정남,

술만 먹으면 개차반 남편,

뭐, 우리가 익히 아는 그 스토리다.


우리가 익히 아는 에릭의 음반들의 상당수가 음주의 산물이란다.

그 <원더풀 투나잇> 역시나.

이 시기에 에릭은 극심한 우울증에 빠지고 생의 활력을 잃는다.

그리하여 기도도 한다.

신이여, 평화를 주소서.


무대에서는 청중에게 욕하고, 싸우고

자신의 분노를 엄한 인종에게 투사하는 통에 인종주의자로 낙인찍히기도 한다.

훗날, 잘못을 싹싹 빌고 반성한다.

당시에는 자살도 생각하였으나 자살하면 술을 마시지 못하게 된다는 자각을 하여 죽지도 못한다.

술이 그를 살린 셈?


이후 로리라는 여성을 소개받게 되고 며칠(혹은 몇 달) 사귄다.

어느 날인가 헤어지려고(패티에게 돌아가려고) 그녀에게 '우린 안 될 것 같아'라고 말했는데

그녀에게 이런 대답을 듣는다.

그거 안 됐네. 나 임신했거든?

그렇게 해서 태어난 아이가 코너 클랩튼이고, 잘 알려져 있다시피 명곡 <Tears in heaven>은 이 아이로 인해 탄생한다.

코너가 4살 때 빌딩 53층에서 추락사했기 때문이다.

위 노래의 가사는 이렇다.


만일 내가 천국에서 널 만난다면

넌 내 이름을 알까?

(...)

내가 강해져야 해

그리고 견뎌야 해

왜냐하면 내가 있을 곳이 지금은

그 천국이 아니기에

(...)

그리고 난 알아

천국에는 눈물이 없을 거라고


<Tears in heaven>


이 곡이 수록된 언플러그드 음반은 그해 그래미상을 휩쓴다.

그 후 그는 어느 섬에 중독 치료 센터를 짓기로 결심한다.

가난한 약물/알코올 중독자들을 돕기 위해서다.

그래서 자금을 모으기 위해 보유한 기타들을 경매에 내놓는다.

(졸라 비싸다....)

생의 쓴맛 단맛 짠맛을 다 본 에릭은 이런 말을 남긴다.


음악은 내게 멋진 삶을 줬다

날 배신하지도 실망시키지도 않았다

하지만 센터를 통해 누군가의 중독 치료를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이

더욱더 소중하다


이후 멜리아라는 여성을 만나

딸들을 낳아 잘 살고 있다.


스크린샷 2025-08-25 오후 5.22.34.png


사족 1 :

에릭은 산전수전 다 겪은 후에 이런 말을 남긴다.

음악적 성과가 아무리 자랑스러워도

모두 먼지 같은 거다

사람들이 나와 내 음악을 모르게 되는 날이 오겠지

그래도 난 편하게 생각하고 있다


사족 2 :

8,000억 원대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심한 주윤발 따거는 한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남긴다.

살아가는데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아

삼시 세끼 밥과 누울 수 있는 침대면 충분해


사족 3 :

솔로몬 왕이 썼다(고 하지만, 신학자들에 의해 사실은 그의 이름을 사칭한 다른 누군가가 저술한 것으로 밝혀진 바 있)는 성경의 <전도서>에서도 이런 내용이 나온다.

난 말이야

궁전도 지어 보았고

사상최대의 가축을 소유했었고

보물도 산더미였고

종과 첩도 무진장 많았는데

한마디로 원하는 것은 다 얻었다 이 말이지

근데 돌이켜 보니

참으로 세상 모든 것이 헛되고

바람을 잡으려는 것과 같고

아무런 보람이 없더라


결론 :

이런 얘기들도 이룬 게 있는, 혹은 많이 가져 본 적이 있는 이들이 해야 말에 뼈가 실린다.

따라서,

빌보드... 아니, 멜론차트 1위 혹은

로또복권 1등에 당첨되면 당당히 말하리라.

1등 되면 모든 게 다 좋아질 줄 알았어

근데 성과와 돈이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더라고



에이, 씨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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