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내 두뇌는 썩었다
위의 사진(수성이 태양을 통과하는 사진)을 볼 때마다 경이로움을 느낀다.
그리고 상상한다. (질식하거나 타 죽지만 않는다면) 저 수성에 누워 홍염으로 가득 찬 하늘을 바라보는 상상을.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 : 1AU(1억 5천만 Km)
천문학 관련 콘텐츠를 보면 일단 무지막지한 숫자에 콱 막히는 느낌이다. 예컨대 10km와 100km의 차이는 얼추 가늠할 수 있지만 단위가 천만이나 억, 또는 조로 넘어가면 전혀 감이 오지 않는다.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는 1억 5천만 km라고 하는데 솔까 무지 멀 것 같다는 막연한 감 밖에 오지 않는다. 이 숫자가 구체적 현실의 거리가 아닌 그저 추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랄까.
서울에서 부산까지 대략 500km니까 왕복을 무려.... 이런 식으로는 당최 감이 오지 않는 거다. 그래서 천문학은 공허하게 느껴진다.
그러다가 문득 감이 오게 하는 방법을 깨달았다. 다음과 같다.
1Km를 돈으로 환산하여 '1원'이라고 치는 거다.
그러면 서울에서 부산까지는 500원.
지구 한 바퀴는 4만 74원.
지구에서 달까지는 38만 4천4백 원.
지구에서 금성까지는 대충 4,500만 원.
지구에서 수성까지는 대충 1억 내외.
지구에서 태양까지는.... 1억 5천만 원.
음.... 감이 팍 오는데?
다음의 방법도 있다.
태양계가 속해 있는 우리은하(밀키웨이)에 존재하는 별(=항성, 그러니까 스스로 빛을 내는 태양 같은 것들)의 숫자는 약 천억 개라고 한다. 그리고 우주에는 그러한 은하가 무진장 많은데 그 수가 일조 개라고 한다.
뭐, 대충 엄청 많다는 건 알겠는데 이러한 천문학적인 숫자로는 도무지 감이 안 온다. 그러다 보니 자꾸 그 숫자를 잊어버린다. 안드로메다 은하에 있는 항성의 숫자는 몇 개였더라? 100억 개? 1000억 개?
그래서 이 숫자를 잊어버리지 않는 방법을 자본주의의 사생아인 내가 생각해 냈다. 우리 은하의 항성 수와 우주의 은하 숫자를 기억하는 키워드는 바로,
비틀스다.
비틀스의 존 레넌이 1980년에 광신도 미친놈에게 저격 당해 사망했을 당시 그의 총재산은 우리 돈으로 따지면 약 천억 원이라고 한다.
아직까지 생존해 있는 폴 매카트니의 총재산은 약 일조 원.
고로,
존 레넌의 총 재산 액수=우리은하의 항성들 개수
폴 매카트니의 총 재산 액수=우주 내 은하들의 개수
아, 이제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을 것 같다.
별의 개수나 은하 간 거리 같은 숫자는 감도 안 오면서 대체 왜 돈 액수에는 감이 팍팍 오는 걸까?
자본주의 만세.
돈으로 환산해야 감이 오는, 배금(拜金)의 썩은 두뇌라니...
https://youtu.be/srwxJUXPHvE?si=FVzbg--T0cxEbwX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