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것을 내 것이라 착각했던 시간

by 디지털 수공업

다음은 『Start with Why』의 '시작하기 앞서' 〈누구나 세상을 바꿀 수 있다〉를 읽고 남긴 기록이다.


저자는 사람들이 움직이는 대부분의 이유가 ‘외부 자극’에서 온다고 말한다. 여기서 외부 자극이란 매력적인 보상을 내걸거나, 불이익을 암시해 행동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저자는 이를 “조종”이라 부른다. 이 방식 자체를 선악으로 재단하지는 않는다. 다만 비용이 크고, 충성심을 만들기 어렵다는 점에서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한다. 그의 ‘혁신 확산 법칙’ 관점에서 보면, 초기 수용자와 초기 다수자를 설득해 넘어가기 전까지는 특히 신중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가 제시하는 '혁신 확산 법칙'에 따르면 후기 다수자와 최후 수용자(각각 34%, 16%)는 이런 조종에 상대적으로 더 쉽게 반응한다. 그들은 비전이나 미션에 공감해서가 아니라 “필요해서” 제품을 산다. 다시 말해 Why가 아니라 What에 끌려오는 고객이다. 그래서 규모를 키우는 국면에서는 조종이 더 자주 등장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나는 여기서 불편함을 느낀다. 요즘의 많은 앱과 온라인 정보는 점점 조종에 기대어 사람들을 현혹한다. 문제는 ‘필요한 설득’이 아니라, 불필요한 형태와 과잉 자극으로 사람을 끌고 다니는 방식이 흔해졌다는 점이다. 나는 이 고리가 계속 강화되는 구조 자체에 문제의식을 느낀다.


저자가 말하는 진정한 리더십은 그 반대편에 있다. 리더는 외부 보상으로 사람을 끌어당기기보다, 사람 안에 있는 목적의식과 소속감을 깨워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한다(p.22 요지). 이 대목에서 나는 결국 내게로 질문이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내 비전은 사람들에게 목적의식과 소속감을 심어줄 수 있는가. 그들 안의 열망을 일깨우는 가치를 지향하고 있는가.


저자는 1장에서 자신의 Why를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이 스스로를 움직이게끔 만드는 일을 찾도록 돕고 싶다.”(p.24 중) 그의 Why는 개인이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발휘하도록 돕는 일에 가깝다. 나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생각하게 된다. 개인이 자기만의 가치를 이끌어내야 하는 이유는, 각자가 꿈꾸는 이상향을 더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실현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결국 자기 삶이 충만해질수록 사회도 더 풍요로워지고, 살기 좋아지기 때문이지 않을까.


저자의 Why에 내가 이토록 끌리는 것은, 어쩌면 내가 공감할 수 없는 Why, 나를 설명하지 못하는 Why를 삶의 이정표처럼 붙들고 살아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타인의 시선과 시스템이 정해놓은 가치를 내 Why로 착각했던 시간을 이제는 끝내고, 지금부터라도 진짜 나의 Why를 찾아가야 한다는 울림이, 내 안에서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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