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가 아니라 방향이 결정한다

by 디지털 수공업

다음은 『Start with Why』 1장 〈우리가 다 알고 있다고 착각한다면〉을 읽고 남긴 기록이다.


최근 본 드라마 <모범택시 시즌3>에서, 배구부 ‘정연태’가 ‘로렌조 김’이라는 인물에게 빠져드는 과정이 나온다. 그 장면에서 주인공 ‘김도기’는 이렇게 말한다.


저절로 주어지는 정보는 의심해도,
본인이 직접 찾아낸 정보는 대부분 믿어 의심치 않죠. (시즌3 7화 중)


이 대사는 내가 이 장을 읽으며 붙잡게 된 핵심과 맞닿아 있다. 우리는 ‘안다고 믿는 것’을 근거로 의사결정을 내린다. 문제는 우리가 사는 세상 대부분이 정보 비대칭 위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정보를 많이 모아도, 결정이 늘 옳을 수는 없다.


저자는 이 지점을 “가정”의 문제로 짚는다. 아무리 근거 있는 조사와 데이터가 있어도, 출발점의 가정이 틀리면 그 위에 쌓이는 정보는 오히려 방향을 더 멀리 틀어놓을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묻는다. “반복 가능한 성공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우리가 내린 모든 결정이 통제 가능한 방식으로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그리고 이 질문을 1장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그가 제안하는 해법은 간단하다. 처음부터 원하는 결과가 나오도록 설계하라. 나는 이 말을 인테리어로 이해했다. 집을 꾸밀 때 정답은 없다. 하지만 가구를 하나 들이더라도 “어떤 컨셉을 향해 가는가”라는 기준은 분명히 존재한다. 아무리 고급 가구라도 컨셉과 어긋나면 결국 집의 분위기를 깨고, 나중에는 애물단지가 된다.


여기서 저자가 말하는 “처음부터 원하는 결과”는 ‘항상 성공하는 선택’을 뜻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 해석으로는, 실패마저도 의도한 결과의 일부가 되게 하는 것, 다시 말해 그 실패가 나를 설명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을 뜻하는 쪽에 가깝다. 실패와 성공 자체보다 중요한 건, 그것이 내가 의도한 방향의 결과인지, 아니면 남의 의도에 끌려간 결과인지다.


우리는 정보 비대칭의 현실 속에서 선택할 수밖에 없다. 한계는 분명하다. 하지만 그 한계 속에서도 얼마나 ‘나다운’ 결정과 선택을 했는지에 따라, 실패를 받아들이는 방식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통제 가능성이란 결국, 결과를 완벽히 예측하는 능력이 아니라 방향을 잃지 않는 힘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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