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체질의학 소설> 감구지회

감구지회(感舊之懷): 지난 일을 생각하며 느끼는 회포를 뜻한다.

by 백승헌

<이 글은 28 체질의학의 발견과 연구, 의통의 전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민족 고유의 의통을 둘러싼 비밀과 음모, 천고의 비법 등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환단고기에서 동의수세보원에 이르기까지의 한민족 의통이 21세기에 세계 최고의 의학으로 대두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힌다. 각종 역병과 괴질, 난치병과 불치병을 고칠 수 있는 '의통과 해인'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을 찾는 사람이 천하를 구할 것이라는 예언이 실현될 것인가? 이 소설은 그 의문과 해답을 동시에 던질 것이다.>


45. 에너지장이 연결된 전생퇴행 최면의 치료


“전생퇴행 최면이 실제로 가능한 것인가요?”

이대진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승학을 보며 말했다.

“체질은 에너지장의 흐름이야. 체질에서 에너지장의 파동이 깨져 있으면 질병이 되는 것이지. 또 어제의 연속선상이 오늘이 되듯 과거와 현재, 전생과 현생은 연결선상이야. 양자역학의 에너지장이나 파장으로 연동이 되어 있는 거야. 그것을 부정한다면 이 세상의 부조리와 불공평은 전혀 이해할 수가 없어.”

“선생님, 양자역학에서 말하는 에너지장이나 에너지파장이라는 말은 이해가 됩니다. 인체의 고유한 에너지장이 체질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생개념이 체질의학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요?”

“체질의 에너지장은 전생과 현생,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있다네. 서양의학의 정신과나 자연의학에서는 전생치료 개념을 사용하고 있어. 체질의 에너지장으로 보면 전생과 현생은 과거와 현재의 연결처럼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치료효과가 있는 것이야. 놀라운 치료효과가 입증된 논문이나 책들을 살펴보게나.”

승학이 전생퇴행 최면을 생각한 거슨 이대진 때문이었다.

그는 병이 나아도 정신적으로는 어딘가 그늘이 늘 깔려 있었다. 그에게는 남다른 숨은 원인이 있는 듯했다. 승학은 그런 상태를 보아 전생퇴행 최면을 하자고 제의했던 것이다.

“선생님 좋습니다. 만약 체질의 에너지장이 전생에서부터 이어져 있다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저의 정신적인 고통이 전생의 기억 때문에 나타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 일단 해 보는 것이 좋겠어.”

승학은 일찍이 최면술을 사부에게서 배운 적이 있었다. 당시 그는 사부의 전생퇴행에 대한 설명을 듣고 놀라워했다. 말로만 듣던 전생퇴행이 과연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해 의심을 했던 것이다.

그러나 사부의 전생퇴행은 승학에게 엄청난 도움이 되었다.



다만 사부는 이렇게 당부를 했다.

“전생퇴행 최면은 절대로 함부로 하지 말게. 환자가 아무리 해달라고 졸라도 해서는 안 되네. 다만 육체의 병이 다 나았는데도 에너지장의 문제가 있을 때, 할 수 있다네. 그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함부로 하면 안 되네. 그 이유는 함부로 남의 에너지장으로 들어가서 에너지파장을 흩트리면 안 되기 때문이야.”

승학은 사부의 체질에너지장의 원리를 공감했다. 그 에너지장의 영향으로 꿈 혹은 데자뷔 현상 등이 전생의 기억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승학은 이대진의 경우, 전생퇴행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승학은 이대진을 최면 상태로 유도해 들어갔다.

“이제 깊은 정신세계로 들어갑니다.”

승학에 대한 신뢰가 강했던 대진은 빠르게 최면의 상태에 돌입했다. 승학이 전생퇴행의 단계로 들어가는 유도를 했을 때였다. 용진은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트랜스 상태에서 승학이 물었다.

“무엇이 보입니까?”

“죽은 사람들이 보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죽었어요. 전쟁인가 봐요.”

“누가 누구를 죽인다는 거죠?”

“몽고군입니다. 그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을 죽이고 있어요.”

“지금 그곳은 어딘가요?”

“제주도 굴포리입니다.”

“어느 시대인가요?”

“고려. 고려시대입니다.”

승학은 다시 물었다.

“지금 옆에 누가 있나요?”

“지금 처와 세 딸이 함께 있습니다. 몽고군이 여기까지 오는 소리가 들려요. 숨을 곳도 없고 불안해 죽겠어요. 아!! 아~~”

용진은 무척이나 고통스러워했다. 보고 있는 승학도 마음이 편치 않을 지경이었다.

“지금은 어떻게 되었나요?”

“몽고군이 집에까지 와서 아내와 세 딸들을 욕보이고 있어요. 나는 피눈물을 흘립니다. 내가 달려들자 몽고군이 창으로 내 배를 찔렀어요. 피가 나요. 창이 내 허리를 뚫고 꽂혔어요. 아파요. 괴로워요. 저런 죽일 놈들, 세 딸들이 능욕을 당하고 있어요. 괴로워요.”

“창에 찔린 부위가 아픈가요.”

“피가 나요. 나는 죽어가요.”

승학은 얼른 다음 단계로 유도했다.

“그 생애가 끝납니다. 이제 중간단계에 머뭅니다. 지금 심정은 어떤가요?‘

“아무런 생각이 안 납니다. 편안해요.”



승학은 다음 단계의 전생으로 들어가는 유도를 했다.

“더 깊은 정신세계로 들어가서 그 전의 전생으로 들어갑니다.”

용진은 안정을 찾은 표정으로 가만히 있었다.

“지금 당신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스테파노입니다.”

“직업은?”

“신부입니다.”

“어느 나라, 어느 지명인가요?”

“독일, 베를린입니다.

승학은 대진의 전생을 확인하고 싶었다.

“독일어로 자신의 신분을 말해보세요?”

“이히 빈....... “

그는 독일어를 유창하게 했다. 승학은 그의 말을 알아듣지는 못했다. 하지만 독일어는 분명했다.

“그럼, 주기도문을 외워보세요?”

대진은 주기도문을 독일어로 외우기 시작했다. 완벽하게 암기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리듬과 진지한 음성이었다. 주기도문이 끝나고 나서 승학은 다시 물었다.

“당신은 그 생애에서 무엇을 느꼈습니까?”

“좀 더 많은 사랑을 전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그 생애가 보람 있었습니까?”

“좀 더 많은 사랑을 전파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부끄럼 없는 삶을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승학은 첫 번째 전생퇴행 이후에 두 차례 더 최면을 했다.

그는 구례 화엄사에서 승려로 있었다고도 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사부를 모시고 수행을 했다고 말했다.

최면에서 깨어나서 그는 말했다.

“선생님을 구례 화엄사에서 뵈었습니다. 제가 구례에서 승려로 있을 때 선생님이 사부님이셨습니다. 그래서 그런 걸까요. 저는 처음부터 선생님을 뵐 때부터 늘 사부님으로 느껴졌습니다. 정말 전생이 있는 걸까요?”

승학은 용진에게 말했다.

“그럼, 독일어를 평소에 할 줄 알고 있었어?”

“아뇨. 전혀 못하는데요.”

“좀 전에 독일어를 유창하게 하던데.”

“저도 최면 중에 이상하게 생각했어요. 이상하게 독일어가 자동으로 잘 되었어요. 참 이상한 일이죠?”

승학은 웃으면서 말했다.

“이제부터 너를 스테파노라고 해야겠어. 지금 얼굴 생김새도 독일인 같이 생겼잖아.”

“안 그래도 저보고 다들 독일인같이 생겼다고 하더군요.”

실제로 대진은 독일인처럼 생겨있었다. 승학은 대진을 스테파노라고 놀렸다.

놀라운 것은 대진이 전생퇴행최면을 하고 난 뒤 정신적으로 많은 변화를 보였다. 척추의 통증이나 두려움, 불안감 등이 사라졌다. 또 그는 최면에서 느꼈던 대로 승학을 진정한 사부로 여기고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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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진의 전생최면 이후로 승학은 대나무 숲에서 만났던 여인이 계속 떠올랐다.

‘체질의 에너지장으로 보면 만날 사람은 서로를 끌어당기는 현상이 있지 않을까?’

승학은 내심으로 그리 생각하며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딘가 낯설지 않은 모습과 예전에 명상 중에 보았던 여인의 실루엣이 데자뷔처럼 겹치기도 했다.

‘명상에서 보았던 그녀가 현실에서 나타난 것은 아닐까?’

승학의 이런저런 생각으로 가슴속에서 억제되었던 열정이 불이 붙었다. 어느 날 갑자기 산불이 나면 순식간에 몇 개의 산을 태우듯이 승학에게도 산불 같은 정염이 가슴속에서 서서히 일어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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