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병복약(先病服藥): 병이 걸리기 전에 미리 약을 복용한다는 뜻이다.
<이 글은 28 체질의학의 발견과 연구, 의통의 전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민족 고유의 의통을 둘러싼 비밀과 음모, 천고의 비법 등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환단고기에서 동의수세보원에 이르기까지의 한민족 의통이 21세기에 세계 최고의 의학으로 대두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힌다. 각종 역병과 괴질, 난치병과 불치병을 고칠 수 있는 '의통과 해인'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을 찾는 사람이 천하를 구할 것이라는 예언이 실현될 것인가? 이 소설은 그 의문과 해답을 동시에 던질 것이다.>
73. 체질적 병증을 알면 병을 미리 막을 수 있다.
“병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는 의미가 무엇인가요?”
만성신부전증으로 거동이 불편한 50대 초 미국인이 소문을 듣고 승학을 찾아왔다. 승학은 신장기능이 이 정도 상태가 될 때까지 왜 예방과 치료를 하지 않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승학이 체질적 병증을 알면 병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말을 듣고 약한 화가 난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서양의학의 한계에 있었다.
예방의학은 있지만 선병복약이라는 개념자체가 없기 때문이었다.
선병복약은 병이 걸리기 전에 미리 약을 복용한다는 뜻이다. 이는 병을 미연에 막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서양의학으로는 어떻게 병을 미연에 막을지에 대한 방향성이 없다. 막연한 개념의 스트레스 완화와 면역력 강화를 외친다. 하지만 그것 역시 구체적인 방법이 없는 것이 문제였다. 승학은 그 점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선병복약을 설명하기란 쉽지 않았다. 곰곰이 생각해 본 후에 승학이 말했다.
“그런 개념은 서양의학에는 없습니다. 하지만 체질의학에는 타고난 체질병증이 있습니다. 그것을 알면 꾸준히 약을 복용해서 약한 장부를 강화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진지하게 질문을 던졌다.
“사전에 약을 복용한다고 그 장부가 좋아질 수 있나요?”
“확실하게 좋아집니다. 서양의학의 약들은 모두 대증요법입니다. 이는 어떤 증세를 관리하는 화학적 요법이라는 뜻입니다. 근본적으로 병을 치료하는 약은 없습니다. 특정장부를 강화하는 약도 또한 없습니다. 하지만 체질의학에는 그러한 약들이 있고 효과 또한 증명할 수 있습니다.”
“서양의학에도 병을 치료하는 약이 많지 않나요?”
“예를 들면 진통제는 통증만 없앱니다. 통증의 원인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통제를 몇 십 년 복용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또 소염제는 염증만 없앱니다. 항생제는 염증을 없애고 세균을 막아줍니다. 하지만 장기 사용은 좋지 않습니다. 대부분 서양의학의 약은 대증요법으로 원인치료와는 관계가 없는 겁니다.”
“그래요. 이해가 갑니다. 그러면 체질의학의 약은 어떻게 병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는 말인가요?”
그는 전직 회계사답게 정확한 통계치나 증거를 원하고 있었다. 승학은 여러 차트를 보여주며 말했다.
“여기 이 차트는 신장기능이 약한 체질을 모아 놓은 것입니다. 이분들은 사전에 신장을 강화하는 특효제를 복용시켰습니다. 그 결과 신장이 회복되어 아주 건강합니다. 체질적으로 약한 병증을 알면 사전에 강화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게 가능하다면 나도 신부전증이 오지 않았을까요?”
“당연합니다. 예를 들면 저는 어릴 때부터 신장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꾸준히 신장강화제를 복용하여 아주 좋은 상태를 유지합니다. 앞으로도 저는 평생 신장강화제를 복용할 겁니다.”
“아. 그것 참 좋은 의학입니다. 그런데 체질병증을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체질진단을 해서 좋고 나쁜 점을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체질진단을 해 보시겠습니까?”
“그래요. 좋습니다.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승학은 그의 체질진단을 해 주기로 했다.
“당신의 체질은 소양인부체질에 태음인주체질입니다. 영어로 표현하면 당신의 몸 메커니즘이 비장과 간의 기능이 좋고 신장과 폐의 기능이 약하다는 뜻입니다.”
“내가 아는 한 그 진단이 맞습니다. 나는 어릴 때 폐가 좋지 않아서 폐렴으로 입원을 한 적이 있어요. 그리고 신장은 어릴 때부터 좋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승학의 설명에 동의를 했다. 승학은 이어서 말했다.
“체질적으로 신장의 기능저하가 뚜렷한 이유는 상체의 열 때문입니다. 심장과 간, 폐, 위장의 열이 강하게 위로 솟구치며 신장의 기능을 약화시킨 겁니다. 이는 차분한 성격에 내면적 다혈질 때문에 가중화된 상태입니다. 이 체질적 상태는 신장의 기능을 약화시키는 조건입니다.”
“차분한 성격에 내면적으로는 다혈질이라는 것이 무슨 뜻인가요?”
“외형적으로 보면 차분한 성격이고 이성적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실질적 성격은 매우 다혈질이며 활동적이고 진취적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인상과 실제적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는 뜻입니다.”
그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하하하. 정말 맞는 말입니다. 어떻게 그런 것이 체질진단에 나오나요?”
“당연히 잘 나타납니다. 극단적 이중성격으로 매우 차분하면서 내면적으로 들뜨기 쉽고 화를 잘 냅니다. 또 정적이면서도 매우 동적입니다. 거의 모든 성격이 두 가지 극단적으로 다른 부분이 나타납니다.”
그는 얼굴 가득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정말 신통하군요. 그러한 양면성이 체질진단으로 하면 다 나오는군요. 정말 그렇습니다. 저는 이중성격을 지니고 있어요. 제가 생각해도 참 극단적이다 싶은 정도를 느껴요.”
“체질진단을 해본 결과는 신장이 약해진 이유가 간열과 심폐열 때문입니다. 그 열을 내리면 신장기능은 다시 회복이 될 수 있습니다. 신장만을 치료하려고 하면 안 됩니다.”
“그것은 왜 그렇습니까? 만성신부전증이라서 신장을 회복하려면 그 부위가 우선이 아닌가요?”
“그것은 서양의학적 시각입니다. 하지만 체질의학의 원리는 다릅니다. 신장이 나빠진 원인에 해당하는 간과 심폐열이 약화되면 신장은 부담이 줄어들어 회복을 할 수 있습니다. 또 지금 매우 약화된 전립선 기능도 회복이 됩니다.”
“전립선 기능이 약한 것도 나오나요? 맞아요. 제가 밤에 자다가 화장실에 3번이나 4번 가야 합니다. 그것 때문에 잠을 못 자서 매우 피곤합니다. 그것도 같이 치료가 가능한가요?”
“가능합니다. 체질의학은 메커니즘의 밸런스를 통해서 병을 치료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회사에서 업무과다로 과로를 해야만 하는 구조라면 온몸이 약화가 될 겁니다. 그런 경우 업무를 분산시켜 업무부담을 줄여주면 과로가 되지 않겠지요. 그와 같은 원리입니다. 신장 혼자서 엄청난 간열과 심폐열을 끄려고 과로하니까, 신부전증이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체질의학으로 치료를 하면 효과가 있을까요?”
“예, 효과가 있습니다. 체질적 병증을 치료하면 특정 약한 장부가 강화되기 때문입니다.”
그는 치료를 받겠다고 했다. 승학은 오랫동안 자신이 복용하던 신강환을 처방하기로 했다. 그 특효제는 효과가 특별했다. 전립선이 약화된 경우 전립선을 강화하는 전강환도 같이 처방하면 효과가 배가되었다.
그는 한 달 뒤에 다시 와서 말했다.
“그간 지켜본 바로는 신장이 많이 회복되고 전립선은 놀랍게 좋아졌어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좋아졌는지 말씀해 보세요.”
“피로감이 현저히 줄어들고 소변의 거품이 거의 사라져 가고 있어요. 전립선은 회복이 되어 밤에 잠자다가 소변을 보러 가지 않아도 돼요. 너무 편하고 좋습니다.”
“아. 그래요. 전립선은 신장의 기능이 좋아져야만 연동이 되어 기능강화가 됩니다. 신장기능이 좋아진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앞으로 더욱더 꾸준히 치료하시면 좋은 소식이 있으실 겁니다.”
그는 승학에게 악수를 청하며 다시 약을 처방해 달라고 주문을 했다. 또한 침 치료 역시 열심히 받겠다고 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오는 침치료를 일주일 3회로 늘렸다.
그렇게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면 효과는 틀림없이 나타났다.
치료는 환자와 의사가 하는 공동의 노력으로 완성이 되었다. 따라서 완치율은 횟수와 정성, 집중치료에 따라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승학은 체질에 따른 음식치료를 어떻게 하는지는 유림에게 물었다.
“신부전증 환자의 음식치료는 잘하고 있나요?”
“그래요. 그분은 체질치료에 진심으로 정성을 다하고 있어요. 먹지 말라는 음식은 절대 먹지 않고 신장에 좋은 음식만 선택하더군요. 아주 철저하신 분입니다. 치료효과가 좋지 않던가요?”
“상담실장님 덕분에 아주 치료효과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신부전증이 상당 부분 좋아졌고 전립선염은 아주 좋아졌어요.”
“그거야 승학 씨의 특효제 때문이겠죠. 잘 알고 있어요.”
“아무리 특효제가 좋다고 해도 음식치료가 잘못되면 효과의 한계가 있어요. 그런 점을 수없이 확인했습니다. 그러니까, 유림 씨의 상담이 정말 중요한 거죠.”
그들의 연구는 시너지효과가 상당했다.
승학은 유림을 통해서 음식치료의 효과를 검증할 수가 있었다.
유림 또한 정확한 체질진단과 특효제, 침술로 인해 음식치료의 효과가 입증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로 인해 수많은 환자들이 그들을 따랐다.
두 사람의 사랑이 행복뿐 아니라 환자들에게도 기쁨이 된다는 것은 너무나도 좋은 일이었다.
승학과 유림은 둘 다 중병으로 사경을 헤맸지만 그로 인해 전화위복으로 다른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게 되었다. 두 사람이 환자들에게 동병상련을 할 수 있으며 그 사랑이 주변을 환하게 밝혀주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