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백승헌 Jan 12. 2024

포박자의 양생술과 연령역행 8

양생술은 건강관리법이다.

“포박자의 양생술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그것이 가치가 있나요?”

몸이 몹시 허약한 40대 중반의 노총각이 찾아와서 진지하게 물었다. 그는 형색이 몹시 초라하지만 한국의 명문대 출신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양생술을 익히고 있다고 했다. 그가 하는 질문은 마치 나를 시험하는 듯했다. 하지만 나는 허약한 그가 건강을 찾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져 답변을 했다.

“양생술은 현대적으로 하면 ‘섭생과 생활습관’과 같습니다. 4세기 경은 전쟁과 무질서가 횡행하던 시대였습니다. 의학이나 과학이 정립되기 이전의 시대라서 그런 양생술이 반드시 필요했었죠. 당연히 가치가 있고 그것이 일반 서민들에게는 중요한 건강상식과 지식이 되었습니다.”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듣고 보니까 그 시절에는 꼭 필요한 건강관리법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그것이 현대에 이르러서도 가치가 있나요?”

“양생술을 익히신다니까 잘 아시겠지만 양생법은 1. 행기(行氣) 2. 섭생법(攝生法), 3. 방중술(房中術)입니다. 현대적으로 말하면 운동과 섭생, 성생활(호르몬관리)이지 않습니까? 아주 소중한 건강관리의 요체가 맞지요. 지금 시대 유튜브를 보면 많이 다루는 주제입니다. 그 정도 가치가 있다는 뜻이지요.”

“그렇다면 포박자에 나오는 단약이나 호흡법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포박자에서 단약을 먹는 것은 불로장생의 근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중국인 특유의 과장과 허위의 사상이라는 것이 밝혀졌지요. 연단법이라는 것도 고대 화학법의 시초였지만 실질적 가치는 없었습니다. 호흡법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에서는 80년 대 초까지 단학이라고 해서 선풍적인 인기가 있었죠. 하지만 대부분 사라진 것을 보면 그 역시 실효가 없습니다. 증명된 바가 없고 오히려 지금은 대부분 다 사라진 상태입니다.”



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다시 질문을 했다.

“양생술에서 행기(行氣)는 현대적으로 어떤 가치가 있을까요?”

 “기(氣)를 온몸에 돌게 하는 것을 '행기(行氣)'라 합니다. 현대의학으로 설명하면 혈액순환과 같은 의미입니다. 행기에도 여러 법이 있다는 것은 운동에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 것과 같습니다. 고대 중국에는 여러 가지 다양한 스포츠가 없으니, 행기(行氣)라고 표현한 겁니다. 간단히 생각하면 그 뜻은 여러 운동을 의미합니다.”

그가 가만히 듣고 있다가 말했다.

“섭생법(攝生法)도 요즘 시대로 말하면 일종의 영양학, 음식섭취 그런 개념일까요?”

“당연합니다. 말 그대로 무엇을 섭취하면 건강에 좋으며 어떤 음식이 몸에 좋지 않은가 하는 구별법입니다. 물론 섭생법에 단약이나 특수한 한약재도 들어갑니다. 요즘 시대로 보면 자연의학의 관점에서 보면 유사한 개념입니다.”

그는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듣고 보니,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괜히 어렵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현대에서도 모두 사용하는 것이군요.”



나는 그에게 포박자의 섭생법을 설명해 주었다. 

그가 제시한 섭생법은 이렇게 서술되어 있다.   이 내용은 만성체증이 있거나 만성위장병, 혹은 섭식장애가 있는 환자에게 적용하면 기가 막힌 건강법이 된다. 소화기나 컨디션 저하가 자주 느껴지는 사람에게도 아주 유용한 건강정보가 될 것이다.  


1. 배고프지 않을 때 음식을 먹지 말라.

2. 목이 마르지 않을 때 마실 것을 마시지 말라. 

3. 날고기, 기름진 것은 지나치게 많이 먹지 말라. 

4. 몸은 일상적으로 노동해야 하지만 지나치게 혹사하지 말라.

5. 음식은 될수록 적게 먹되 배가 고플 정도로 적게 먹지는 말라.

6. 여름 저녁에 포식하지 말라. 

7. 아침 일찍 일어나지 말 것이며, 늦게 일어나지도 말라. 


현대인에게 이런 내용은 익숙하다.

TV건강 프로나 유튜브에서 유명한 의사에서 유투버에 이르기까지 유사한 이론이 흘러넘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4세기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지금 시대의 과학적 임상영양학의 관점으로 보아도 어느 것 하나 잘못된 것이 없다. 그 시대의 섭생법이라는 점에서 보면 대단한 것이 아닐까?



그는 설명을 듣고 있다가 말했다.

“제가 단전호흡에 관심이 많습니다. 저는 정북창 선생님의 용호비결을 보며 열심히 수행을 하고 있습니다. 단전호흡도 사실은 현묘한 것인데도 사람들이 잘 몰라서 그런 것 아닐까요?”

나는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

“저도 20대 때 깊은 산속 동굴에서 혼자 살며 단전호흡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단학에서 말하는 그런 것은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실제 예전에 단전호흡을 상업화하여 한 시절을 풍미했지만 오늘날 대부분 사라진 것을 보면 실질적 가치는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대신에 스포츠 센터와 요가학원, 무술학원 등은 성행합니다. 모든 가치 있는 것은 생명이 길고 계속 존속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단전호흡도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그는 약간 실망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아. 그렇군요. 방중술은 어떠한가요?”

“포박자를 보면 갈홍 자신도 방중술(房中術)을 미처 익히지 못했음을 고백하는 구절이 나옵니다. 그는 그 시절의 양생술을 연구하고 체계화만 했을 뿐입니다. 그가 주장한 방중술은 그 시대의 음란한 성문화에 경종을 올리며 정력을 소모하면 건강에 해롭다는 주장을 한 것입니다.”

그가 내가 하는 말에 동의를 했다.

“저도 포박자에서 갈홍이 방중술을 미처 익히지 못했다는 구절을 보고 실망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소개한 것을 보면 방중술이 실제로 가능한 것인가요?”

“방중술(房中術)은 그 시대뿐 아니라 지금 시대에도 반드시 필요할 정도로 매우 과학적인 방법입니다. 현대의 비뇨기과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이론이 있습니다. 백 가지 이상 기술이 있고 모두 아주 과학적입니다. 실제로 가능한 분야입니다.”



포박자의 양생술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며 배울 점은 충분히 있다.

갈홍은 인간이 죽는 원인을 6가지로 정리했다. 4세기 초에 이정도로 요약했다는 것은 대단한 과학이다. 나는 이 6가지 원인이 체질의학으로 보면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연령역행의 원리로 보면 지극히 당연하다.


1. 정력의 소모

현대적 의미로 지나친 쾌락의 추구로 패가망신하거나 자살하는 사람들이 있다.

2. 노화의 빠른 진행

현대적 의미로 노화는 빠르게 진행되면 뇌기능 역시 노화가 된다. 

3. 만성적 질병

현대적 의미로도 동일하게 만성적 질병은 수명을 단축시킨다, 

4. 여러 가지 중독

현대적 의미로도 약물중독이나 게임중독 등이 수명을 단축시키는 것은 당연하다, 

5. 사기(邪氣)의 해를 입음

현대적 의미로 사기는 전염병이나 유행성 질병으로 위험한 것이다. 

6. 바람이나 찬 기운에 당함

현대적 의미로 자연재해 혹은 환경의 영향으로 수명이 줄어들 수 있다.  

     

이것을 보면 어느 정도 이치가 있다.

대부분 이해가 되는 사항이다. 하지만 1. 정력의 소모에 대해서는 아마도 이해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그가 이 요인을 첫 번째로 꼽은 이유는 실질적으로 호르몬의 손상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갈홍은 방중술(房中術, 성교 방법)로 정력의 손상이나 정력 감퇴를 막으며 각종 질병을 치료할 수 있고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모두 체질의학으로 보면 연령역행에는 도움이 되는 좋은 방법이다. 



포박자의 양생술이 세상에 유명하게 된 것은 아래의 구체적인 실천사항 때문이라고 한다. 

갈홍은 인체에 해로운 6가지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내용도 현대인에게 100퍼센트 유용하며 정확하게 적용되는 것이 건강관리(양생술)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다.   


1. 명리에 담백하라. 

2. 가무와 여색을 금하라. 

3. 재물에 집착하지 말라.

4.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지 말라.

5. 아첨과 망령을 없애라. 

6. 질투하지 말고 낙담하지 말라.     


이 6개 항을 못 지키면 양생술은 모두 헛것이 된다고 갈파했다. 

그러나 현대인의 관점에서 보면 이 내용은 흔한 도덕 교과서에 나오는 것과 같다. 그렇다고 가볍게 여길 내용은 아니다. 백번을 참고해도 좋은 내용이 아닐까? 

좋은 말은 고대나 지금이나 자주 새길수록 좋은 것이다. 포박자에 나오는 이러한 주장들은 그 시대의 문화적 산물이지만 지금 시대에도 연령역행을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으로서는 유효한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포박자의 방중술과 연령역행 7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