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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승헌 Sep 27. 2024

5. 기남침향과 천종산삼

소설: 강호의림 5.  진귀한 약재가 사람의 생명을 구한다.

그들은 원탁회의를 시작했고 의산은 기다렸다.

대저택의 집사가 와서 최고급 차를 한잔하라며 안내했다. 응접실은 화려하고 웅장했다. 마치 궁전 같은 으리으리한 인테리어와 규모였다. 

“기남차를 대접하라고 하셨습니다.”

집사가 대접하는 찻잔은 금으로 된 것이었다. 그 보다 더 놀라운 것은 침향차 중에 최고급인 기남차였다. 1킬로그램에 120억을 호가한다는 그 차였다. 찻잔 가까이엔 기남침향이 놓여 있었다. 

“이것이 진짜 기남침향인가요?”

“예, 그렇습니다. 존귀한 분에게만 대접하는 최고의 차입니다.”

의산도 기남침향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다. 한 때 베트남의 열대우림을 헤매며 침향을 찾아 연구를 해다. 기남침향은 침향 중의 침향이라 불리는 최고급의 향이며 약재였기 때문이다.  

   

“향의 변화가 다양하고 강한 기가 느껴지는군요.”

“혀끝에서 매운맛과 단맛, 쓴맛, 신맛이 느껴지며 좀 얼얼하지 않나요?”

집사는 의산을 보며 말했다. 그는 기남침향차를 대접하기 위해 그의 곁에서 가만히 서 있었다.

“그렇습니다. 머리가 맑아지고 기도가 열리며 심장의 기운이 돌며 전신에서 힘이 나는 것 같습니다.”

“아, 역시 잘 아시는군요. 맞습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

“저는 회장님이 기남침향을 마실 때마다 곁에서 하시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귀한 분들을 대접할 때도 늘 곁에 있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잘 아시는군요. 일반 침향과 맛과 향취가 많이 다릅니다. 일반 침향의 향기는 진하거나 연한 정도의 변화가 있습니다. 그런데 기남은 단계감이 풍부하여 처음 마실 때와 중간, 마지막 향기가 뚜렷하게 다르군요.”

“맞습니다. 다들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의산은 기남차 한잔을 마시며 기력을 회복한 느낌이 들었다. 그 사이에 시간이 잠시 멈췄다 가는 듯 흘렀다.      

의산이 다시 그 자리로 갔을 때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다.

“기남차는 잘 음미하셨소?”

“예, 천하의 침향 중에서 으뜸인 기남의 향취가 역시 대단했습니다. 귀한 차를 마실 수 있게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는 웃으며 말했다.

“귀한 분에게는 귀한 차를 대접해야 하지 않겠소.”

주변 사람들이 모두 침묵하고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어딘지 비장하면서도 은밀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회장은 의산을 보며 말했다.  

“앞으로 큰일을 해 주시면 감사하겠소.”

“저는 의학 수행자일 뿐입니다. 큰일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제힘이 도움이 되신다면 기꺼이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그가 좌중을 돌아보며 웃자 모두들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분위기가 묘했다.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것도 없었다. 의산은 생각을 더 이상 하지 않았다. 허허실실 하게 흐름을 따르기로 했다.

“일단은 여기 있는 분들 모두 체질과 진맥을 해주시오. 건강이 좋지 않으면 치료를 해주시면 좋겠소.”

그는 잠시 말을 끊었다가 다시 말했다.

“짐작하셨겠지만 여기 있는 분들은 예사 분들이 아니오. 아주 큰 그림을 그리고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소.”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의산은 그들 한 명씩을 차례로 체질과 진맥을 했다. 

그들은 이상하게도 아주 건강했고 에너지가 강했다. 의산이 그들을 보며 말했다.

“다들 산삼을 드셨습니까?”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의 얼굴을 쳐다봤다. 금테안경을 쓴 사람이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어떻게 그것을 아셨소?”

“천종산삼을 먹은 사람은 맥상이 다르고 얼굴빛이 다릅니다. 기혈순환이 아주 좋아지며 에너지가 강해지고 면역력이 높아지며 잔질병이 사라지기 때문에 알 수 있습니다.”

“오늘 여러 번 놀라게 하십니다. 천종산삼이 정말 그렇게 강력한가요?”

“산삼에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전세계 인삼이나 산삼은 124종이 있습니다. 천종산삼은 지종이나 인종산삼과는 그 격이 다릅니다. 천종산삼은 믿기 어려운 효능이 있습니다. 일단 복용하면 두뇌와 얼굴 피부빛이 바뀌고 맥상이 달라집니다.”

“기남침향과 비교를 하면 어떻습니까?”

“그 둘은 귀한 약재로 비교를 할 수 없습니다. 침향이 좋지만 기남침향이 최고이고 산삼이 좋지만 천종산삼이 최고로 귀합니다. 중요한 것은 진귀한 약재가 사람의 생명을 구한다는 것입니다. 구태여 구분을 하자면 병을 치료하는 약재로만 본다면 한국의 천종산삼이 훨씬 더 귀합니다.”

그들은 의산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마치 새로운 세계를 보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대형병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한의학분야의 인재도 찾는 것 같았다. 의산은 그들을 보며 짧게 한 마디 했다.

“오늘 중요한 일은 심장병과 전립선치료를 빨리 하셔야 합니다.”

“그건 왜 그렇습니까?”

“심장은 두뇌와 연결이 되어 생명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바로 고쳐야 합니다. 또 전립선은 남성에너지 센터로 그것이 강해야만 큰일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회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의산이 의술을 증명해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아무리 진단을 잘해도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의술의 꽃은 기적이나 마술 같은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두 또 다른 기대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의산은 치료의 기적을 생각했다. 

과연 기적이 일어날 것인가?


강호의림(強豪醫林)

강호(強豪)는 실력이나 힘이 뛰어나고 강한 엘리트나 그룹을 의미한다. 

의림(醫林)은 의학의 숲이라는 뜻으로, 의학계를 일컫는다. 중국의 무협소설에 나오는 강호(江湖)는 허구의 세계이며 판타지이다. 또 무림(武林)은 무술의 세계지만 그 역시 허구의 세계이다. 그러나 강호의림(江湖醫林)은 실제적 현실이며 최첨단 과학의 세계를 나타내며 동시에 판타지도 있다. 기적이나 마술, 놀라운 치료의 세계는 그 자체가 판타지인 것이다. 나는 누구나 절실히 알고 싶어 하고 찾는 진정한 강호(强豪)와 의림(醫林)의 길라잡이를 위해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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