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강호의림 4. 체질은 후생유전학의 조절을 할 수 있게 한다.
“이런 특이한 심장병도 고칠 수가 있소?”
그는 단전에서 울려 퍼지는 목소리로 천천히 물었다. 승학은 그가 보통 사람과는 다른 줄은 진작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지금까지 들었던 그 음색과 음량이 아니었다. 오랜 명상과 수행을 하지 않은 사람은 절대로 발성할 수 없는 내면화된 파장이 담겨 있었다.
“예, 고칠 수가 있습니다. 심장은 자동차의 엔진처럼 인체의 핵심입니다. 당연히 고칠 수 있어야 의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고친다는 말이오?”
“화타는 삼국시대에 이미 조조의 뇌종양을 치료하려고 했습니다. 인류 최초의 수술은 화타가 했습니다. 당시 마취를 해서 뇌수술을 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뇌수술에 비하면 심장수술은 쉽습니다.”
“지금 심장수술이라고 했소?”
“예, 그렇습니다. 심장은 경락수술을 해야 합니다.”
좌중이 다시 조용히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다시 불신의 눈빛으로 의산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약간은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이해가 될 수 없는 말이긴 했다. 하지만 의술은 상식을 파괴하며 발전하는 생물이다. 수천년을 고정된 상태로 발전하는 것은 전통한의학이라는 화석의 이론이다. 21세기의 새로운 현대한의학은 무엇인가 새로운 것이 당연한 것이었다.
“화타가 한 수술은 침술로 하는 것이었습니다. 외과적 수술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내과적 수술은 침술로 가능합니다.”
회장의 곁에서 침묵을 지키던 사람이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침술로 심장수술을 하는 것이 가능한 것입니까?”
“현대의학에서 레이저 수술이나 구멍만 아주 작게 뚫어서 하는 수술법이 있습니다. 수술은 특정부위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 치료술입니다. 당연히 침술로 가능한 것입니다.”
그제 서야 다시 정적이 흘렀다. 그들은 모두 회장의 움직임에만 집중하는 듯했다. 의산은 회장의 아우라가 엄청난 것을 느꼈다.
“만약 심장수술을 한다면 시간은 얼마나 걸리겠소?”
그가 다시 질문을 던졌다. 그는 마음의 결정을 한 듯했다. 지금껏 아무도 알지 못했던 자신의 증상을 진단했다는 것에 감탄했다. 더욱이 치료가 된다는 말에 고무된 듯한 표정이었다.
“병원의 수술과는 다릅니다. 마취의가 마취를 하고 간호사와 여러 의사들이 둘러싸고 하는 그런 것은 아닙니다. 특수한 침술로 심장을 정상화하고 특효제로 심장의 기능을 재생시키는 것을 뜻합니다.”
“그렇다면 일반적 침술과는 어떻게 다르다는 것이오?”
“일반적 침술은 메커니즘을 다루지 않습니다. 심장은 내장 메커니즘의 핵심입니다. 심장수술의 침술은 체질에 따른 메커니즘을 업그레이드시키는 치료입니다.”
“위험성은 없소?”
“병원의 수술 이후에 죽은 임상사례는 많습니다. 그러나 침술치료로 사망한 임상사례는 없습니다. 그만큼 안전하고 편안하며 느낄 수 있는 정도의 효과가 있습니다.”
그는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참으로 신기한 말을 듣고 있소. 앞으로 두고 봐야겠지만 너무나 흥미롭소. 더 자세히 알고 싶소.”
“전통적 침술은 원리나 메커니즘이 없습니다. 한국의 사암침법이 최초의 원리침법이고 체질의학이 최초의 메커니즘 의학입니다. 그 원리를 결합하여 원리와 메커니즘으로 심장을 치료합니다.”
“그렇다면 침술이라 하지 않고 심장수술이라고 한 이유는 무엇이오?”
“화타(華佗)의 활동 시기는 중국 후한말로 (145년 ~ 208년)입니다. 그때 마취약을 사용했고 뇌수술을 했습니다. 인류 최초의 수술은 침술로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침술로 심장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렇게 말씀드린 겁니다.”
회장이 말을 할 때 그 누구도 가볍게 말을 하지 않았다.
그것은 그의 위상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증명하고도 남았다. 실제 그는 엄청난 위엄과 파워를 발산하고 있었다. 그가 누구인지는 말을 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정도였다. 그는 정치와 경제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은 큰 손이었다. 그의 한마디에 대한민국이 흔들거릴 정도의 위세였다.
의산이 잠시 생각하는 찰나에 그가 다시 말했다.
“심장기능을 정상화하면 그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것이오?”
“당연히 그렇습니다.”
“그 치료는 후성유전학 (Epigenetics)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오?”
의산은 그의 말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후성유전학은 DNA 염기서열의 변화 없이 유전자발현과 같은 기능의 변화가 일어나는 과정을 알아내는 새로운 영역의 학문이다. 이렇게 어려운 이론을 그가 알고 있다는 것이 충격이었다. 또 의산이 추구하는 체질과 후성유전학적 조절 (epigenetic regulation)의 개념과도 연결된 것이었다.
“당연히 후성유전학과도 연결되고 후성유전학적 조절의 개념과도 통합니다.
DNA 메틸화, 히스톤의 번역 후 공유결합을 통한 히스톤의 변화, ATP-의존적인 염색질 구조변화 등 유전자 활성조절을 통해 특정 유전자의 발현상태를 안정적으로 변형하고 유지하게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체세포분열이나 감수분열이라고 하며 자손에게까지 전달하는 과정을 일컫습니다. “
그는 의산을 뚫어지게 쳐다보고는 말했다.
“후성유전학적 조절기 전을 말씀하시다니, 정말 놀랍소. 그렇다면 침술이나 체질이 그런 메커니즘과 연결되어 있다는 말씀이오?”
“그렇습니다. 후성유전학적 조절과 질병은 관계가 깊습니다. 그것을 연구하는 체질의학과 사암침법입니다.”
“한국에 그런 이론이 있다는 말씀이오?”
“체질의학은 후생유전학의 조절을 할 수 있게 하는 유일한 임상이론입니다. 중국의 14억 인구가 한류 같은 문화를 만들지 못했습니다. 또 그들은 단 한 명도 실전격투기 대회인 UFC에 중국무술로 출전시키지 못했습니다. 중의학은 전통의학의 틀에 갇혀서 발전이 없습니다. 중국역사는 동북아공정이란 거짓말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역사 마저도 날조하는 그들에게 진실은 없습니다. 과장과 거짓말, 지적 재산권 침해를 버젓하게 하는 찬 그들은 뚜렷한 문화적 한계가 있습니다.”
“맞소. 한국의 한류나 태권도, 한국의 의술은 가히 세계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소. 그것이 후성유전학적 조절이나 질병과도 관계가 있는 것이오?”
“한국인의 체질은 일제 강점기와 6. 25를 통해 완전히 개량이 되었습니다. 세계를 이끌어갈 문화와 기술, 방산산업을 성공시켰습니다. 한류나 삼성의 반도체, 방산산업 등을 보면 후성유전학적 변화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한국인의 체질이 후성유전학으로 세계 최상급으로 변화한 것입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정말 오늘 충격의 연속이오. 어찌 그런 것까지 모두 꿰뚫고 있단 말이오.”
“한국은 세계적인 예언가들에 의해 세계를 이끌어갈 동방의 등불로 알려져 있습니다. 삼태성이 한반도를 비추며 그런 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그는 눈을 다시 휘둥그레 뜨고 말했다.
“천문학도 연구를 하셨소?”
“천문과 지리, 인문을 다 연구하지 않고서는 한의학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기본으로 다 해야만 합니다.”
그는 가볍게 탄성을 지르며 주변을 돌아보면 말했다.
“이제 우리가 찾던 진인을 만난 것 같소. 이제부터 원탁회의를 진행하겠소.”
그의 한마디가 떨어지자 말자 마술처럼 주변이 정리되기 시작했다. 늘 담담하기만 한 의산에게도 그의 위상과 아우라가 섬뜩하게 느껴졌다. 마치 신세계에 첫발을 디딘 것처럼 빠른 전개와 상황에 정신이 아뜩해졌다.
강호의림(強豪醫林)
강호(強豪)는 실력이나 힘이 뛰어나고 강한 엘리트나 그룹을 의미한다.
의림(醫林)은 의학의 숲이라는 뜻으로, 의학계를 일컫는다. 중국의 무협소설에 나오는 강호(江湖)는 허구의 세계이며 판타지이다. 또 무림(武林)은 무술의 세계지만 그 역시 허구의 세계이다. 그러나 강호의림(江湖醫林)은 실제적 현실이며 최첨단 과학의 세계를 나타내며 동시에 판타지도 있다. 기적이나 마술, 놀라운 치료의 세계는 그 자체가 판타지인 것이다. 나는 누구나 절실히 알고 싶어 하고 찾는 진정한 강호(强豪)와 의림(醫林)의 길라잡이를 위해 이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