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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승헌 Sep 25. 2024

2. 두뇌생리학의 심오한 세계

소설: 강호의림 2.  침술은 동양의학의 수술요법이다.

“몸의 기능이 좋아지면 두뇌기능이 좋아진다는 것이 사실인가요?”

그들 중에서 금테안경을 쓴 사람이 불쑥 질문을 던졌다.

“그렇습니다. 침술이나 한약은 궁극적으로 두뇌생리학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건강의 핵심은 두뇌에너지입니다. 침술이나 한의학이 두뇌에너지를 움직일 수 없다면 그건 의학적 한계가 있는 겁니다.”

질문을 던진 사람이 헛기침을 한번 하고 나서 다시 말했다.

“한의학에 두뇌생리학에 관한 연구가 있나요?”

“한의학은 인공지능 AI처럼 데이터를 축적하고 진보합니다. 현대의학이나 첨단과학적 데이터를 흡수하고 새롭게 발전합니다. 두뇌생리학은 현대한의학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연구 분야입니다.”

“현대한의학이라고요?”

“서양의학을 현대의학이라고 한다면, 한의학 역시 현대한의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미 말씀드렸듯 의학은 그 시대의 문화와 과학을 다 결합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전통한의학을 부정하시는 건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법고창신(法古創新)’이란 말이 있습니다. ‘옛것을 거울삼아 변화할 줄 알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가면서도 근본을 잃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전통한의학의 뿌리를 통해 현대한의학이 이뤄집니다.”     

그는 금테안경을 들어 올리면서 다시 말했다.

“르네상스처럼 ‘이종결합’도 하신다는 말씀인가요?”

“이종 결합은 서로 다른 종류의 것을 관계를 맺게 하여 새로운 결과물을 만드는 것을 뜻합니다. 인간과 로봇의 결합인 사이보그, 진단기계와 의학의 결합, 레이져와 의학의 결합 등입니다. 현대의학의 비약적인 발전은 의학자체보다는 서로 다른 종류인 진단기, 방사선, 엑스레이 등의 기계와 결합한 덕분입니다. 한의학 역시 그런 이종결합이 가능합니다.|

그들은 가만히 듣고 있다가 서로 가벼운 잡담을 했다. 의산은 여전히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잠시 의산은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그들의 리더격인 재벌 회장이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리가 관심이 있는 분야는 침술이나 한약으로 인간의 무한능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가 하는 점이오. 느끼셨을지 모르지만 여기 사람들은 단순한 사교를 즐길 정도로 한가롭지가 않소.”

의산이 예상했던 그대로 그들은 베일에 가려진 이너서클이었다. 특정할 수는 없지만 핵심적 권력집단을 뜻하는 이너서클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왜 은둔하고 있는 자신을 불러낸 것인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었다. 

의산은 좌중을 둘러보고 말했다.

“인간의 무한능력은 모두 신체적 건강을 통해서 나타납니다. 경락과 신경, 호르몬, 혈액이 모든 능력을 이끌어내는 핵심입니다. 당연히 침술과 한약으로 병을 고치기도 하지만 인간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도 있습니다. 침술은 경락치료를 가능하게 하고 한약은 후성유전학을 변화시킵니다.”     

의산의 말은 그들을 놀라게 했다.

"정말 그것이 가능한가요?"

"두뇌계발을 하거나 두뇌생리학을 활성화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전통한의학의 연구분야였습니다. 심지어 신선술로 나타나는 안티에이징이나 불로장수도 이미 연구되어 있습니다."

"과학적으로 증명이 될 수 있소?"

"의학은 과학입니다. 증명이 될 수 없으면 의학이 아닌 것입니다. 너무나 당연히 증명이 됩니다."

의산의 말을 듣고 그들은 술렁거렸다. 

그들은 침술을 허리나 어깨통증이나 치료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침술로 인간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한약도 보약으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한약의 엄청난 힘은 후성유전학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충격이었다. 우물안 개구리들이 우물 밖 세계를 부정하듯 그들 중 일부는 회의적인 시각이었다.

그들 중에 노란 금뱃지를 단 사람이 눈빛을 번뜩이며 말했다.

“침술이나 한약이 그 정도로 대단하다면 그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나요?”


의산은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침술은 기적을 일으키고 한약은 환골탈퇴를 가능하게 합니다. 침술은 동양의학의 수술요법입니다. 믿기 힘드시겠지만 침술과 한약은 기적의 치료법을 지니고 있습니다. 앞으로 얼마든지 시험을 해도 좋습니다. 모두 명확한 증거를 보여 드릴 수 있습니다.”

“그것을 어떻게 증명하시겠소?”

노란 금뱃지의 그 남자는 시험하듯이 손을 내밀었다. 진맥을 하고 자신의 증상을 모두 맞추라는 식이었다. 그들은 모두 시험대를 만들어 놓고 의산의 실력을 검증할 준비를 했다. 의산은 자신이 시험대위에 올려진 것을 느꼈다.

정보는 전무했다. 단지 진맥만으로 그들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해야 했고 그들의 문제를 침술과 한약으로 모두 해결해야 했다. 의산은 그 모든 상황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이미 그들이 아니어도 수없이 겪은 시험이었다.

사우디 왕가에서부터 태국의 왕가, 심지어 베트남의 최상위 권력자들 앞에서도 주눅들어본 적이 없는 담담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모든 시험을 통과하고 난 후 다시 또 검증을 받는 순간이었다.

그들은 서로의 신분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누군지를 알 수 없었다. 다만 그들은 서로를 알고 있어 게임을 하듯 즐거운 표정이었다. 만약 그들의 체질이나 몸의 상태를 모르면 놀림감이 될 듯한 분위기였다. 그들은 게임을 즐기는 것 같지만 동시에 간절히 그 무엇인가를 원했다. 

과연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며 그들은 누구일까?

의산의 뇌리에는 그들의 시험대가 보이고 그들의 감춰진 진면목은 가려진 상태가 느껴졌다. 그 순간 의산의 눈빛은 내면을 응시하며 오히려 흥미가 당겼다. 그들이 시험을 하거나 그 이상의 무슨 짓을 한들 전혀 위축될 의산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강호의림(強豪醫林)

강호(強豪)는 실력이나 힘이 뛰어나고 강한 엘리트나 그룹을 의미한다. 

의림(醫林)은 의학의 숲이라는 뜻으로, 의학계를 일컫는다. 중국의 무협소설에 나오는 강호(江湖)는 허구의 세계이며 환타지이다. 또 무림(武林)은 무술의 세계지만 그 역시 허구의 세계이다. 그러나 강호의림(江湖醫林)은 실제적 현실이며 최첨단 과학의 세계를 나타내며 동시에 환타지도 있다. 기적이나 마술, 놀라운 치료의 세계는 그 자체가 환타지인 것이다. 나는 누구나 절실히 알고 싶어 하고 찾는 진정한 강호(强豪)와 의림(醫林)의 길라잡이를 위해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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