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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승헌 Oct 02. 2024

13. 여성질환 침술치료의 특이성

소설: 강호의림 13. 침술은  최첨단 과학의 뿌리치료이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집사가 가까이 와서 의산의 명상을 깨웠다. 그는 의산을 안내한 곳은 뜻밖에도 서재였다. 그곳에는 회장이 의산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에 다시 특별히 모신 것은 깊은 뜻이 있소.”

잠시 둘 사이에 긴장이 흘렀다.

“그렇습니까? 무슨 뜻이신지요?”

“저번의 모임은 남성을 중심으로 했고 이번엔 여성을 중심으로 했소. 그 이유는 여성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서였소. 의술에 관해서는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소.”

“예, 이해가 됩니다. 여성질환이 여성에겐 엄청난 스트레스입니다. 그런데 남성은 그 심각성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로 그 때문이오. 남성질환인 전립선이나 비뇨계에 비해 여성질환은 복잡하고 또 심각하지 않소.”

“예, 그렇습니다. 산부인과에서 적출이나 절제술을 많이 하기 때문에 엄청난 고통을 수반합니다.”

“그 점 때문에 따로 모셨지만 사실은 항상 함께 활동을 하고 있소.”

의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잠시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정말 침술치료로 유방암을 고칠 수 있소?”

“회장님, 한의학의 역사는 2200년이나 되었습니다. 침술은 단순한 허리통증을 치료하는 의술이 아닙니다. 유구한 역사를 통해 발전한 최첨단의 과학적 치료법입니다.”

“한의학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관심이 깊소. 그것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고 있소. 하지만 서양의학 같은 임상사례에 대한 자세한 논문이 없지 않소. 그것 때문에 때로는 의심이 되는 것이 사실이오.”

“예, 그 점은 이해합니다. 서양의학의 논문은 자세하고 구체적인 사례를 발표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달리 말하자면 그만큼 수술이나 치료가 단순하기 때문입니다. 수술이 대부분 절제술로 자궁을 적출하거나 특정 질병부위를 절제하는 겁니다. 그것은 논문에 싣기 쉽습니다. 그러나 침술치료는 논문에 싣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 그렇소. 침술도 그렇게 실으면 되지 않소?”

“침술은 서양의학처럼 인체를 획일적인 병변으로 보고 절제술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의학의 처방은 근본적으로 인체라는 타깃을 체질로 분류하고 병변을 자연치유로 회복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무슨 뜻이오?”

“서양의학은 유방암이라면 그 부위를 절제하고 방사선치료를 하며 항암제를 투여합니다. 그러나 한의학은 전혀 다른 방식입니다.|     


“어떻게 다르다는 말이오?”

침술은 최첨단 과학의 뿌리치료입니다. 서양의학의 신경학과 근육, 골격, 혈액계가 모두 적용됩니다. 또 유방암이 좌측 혹은 우측인지를 확인합니다. 또 유방에서 유두부근인지 좌측인지 우측인지가 다 감안을 합니다. 그렇게 뿌리치료를 해서 절제하지 않고 원상회복이나 복구를 합니다.

“뿌리치료라고 하셨소? 왜 그렇게 해야 하오?”

“그것은 대포를 쏜다고 할 경우, 좌표가 정확해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좌표에 따라 편각과 사각이 정해지고 포탄 장약을 선택합니다. 유방암의 위치나 상태도 중요하고 또 그와 연관된 장부까지가 다 진단합니다. 뿌리를 치료해야만 근치가 되기 때문입니다.”

“유방과 연결된 장부라면 어떤 것을 의미하오?”

“서양의학에서 유방암은 단지 유방의 문제일 뿐입니다. 그러나 한의학은 유방의 염증과 염증이 간이나 폐, 위, 대장, 신장 등 체질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 원인을 찾아서 뿌리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정말 복잡하면서도 심오한 것 같소. 단지 처음 듣는 이론이라 좀 난해하지만 말이오.”

“특히 여성질환의 침술치료는 특이성이 많습니다.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여성질환에 대한 침술치료의 논문을 보면 도움이 되겠소?”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서양의학의 논문은 단순 명쾌합니다. 하지만 한의학은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그 때문에 한의학의 논문이 많지 않을 수 있고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서양의학과 한의학 논문간의 차이가 있소?”

“차이가 많습니다. 한의학의 논문은 이론적 뿌리가 깊습니다. 특히 침술치료는 바둑판처럼 다양한 수를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비법이라는 것이 있고 그것을 모두 밝히기에 힘이 드는 부분이 있습니다.”

“인체를 바둑판에 비유하니 참 흥미롭소. 자세히 말해주시오.”

“바둑판에는 가로와 세로 19줄의 평행선이 있고 361개의 교차점이 있습니다. 361개의 점에 포석을 합니다. 침술치료도 비슷하게 365 혈 자리에 포석하듯 침을 놓습니다. 바둑 대국의 포석처럼 다양한 수의 비법이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바둑의 고수가 대국 때마다 다른 수를 쓰듯 침술도 그렇다는 뜻인가요?”

“예, 그렇습니다. 바둑고수가 대국할 때 상대에 따라 포석을 달리하듯 침술의 고수도 그렇습니다. 환자의 상태와 병의 뿌리에 따라 달리 합니다. 획일적으로 침술치료를 하지 않습니다. 체질과 증세에 따라 여러 가지 변수가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침술의 고수는 오랫동안 연구한 침술비법을 그렇게 공개하는 전통이 없습니다.”

“왜 그렇소?”

“서양의학에는 논문을 통해 인정을 받습니다. 그러나 한의학의 논문은 인정이나 보상이 없고 비법유출이 됩니다. 그건 동, 서양문화의 차이 이기도 합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의산은 그의 질문들이 단순한 관심이 아님을 느꼈다. 본론을 뒤로 감추고 서론을 길게 빼는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무엇인가 중대한 말을 하려는 것 같았다. 둘 사이에 다시 긴장감이 천천히 은근하게 감돌고 있었다. 



강호의림(強豪醫林)

강호(強豪)는 실력이나 힘이 뛰어나고 강한 엘리트나 그룹을 의미한다. 

의림(醫林)은 의학의 숲이라는 뜻으로, 의학계를 일컫는다. 중국의 무협소설에 나오는 강호(江湖)는 허구의 세계이며 판타지이다. 또 무림(武林)은 무술의 세계지만 그 역시 허구의 세계이다. 그러나 강호의림(江湖醫林)은 실제적 현실이며 최첨단 과학의 세계를 나타내며 동시에 판타지도 있다. 기적이나 마술, 놀라운 치료의 세계는 그 자체가 판타지인 것이다. 나는 누구나 절실히 알고 싶어 하고 찾는 진정한 강호(强豪)와 의림(醫林)의 길라잡이를 위해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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