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강호의림 18. 내부장기의 밸런스가 깨어지면 염증이 발생한다.
“매우 피곤하고 살이 빠지고 기운이 없었어요.”
정밀 진단을 할 때 그녀가 말했다.
“유방에 몽우리를 느낀 것은 언제쯤인가요?”
“약 두 달 전쯤부터 좌측 유방이 뻐근하며 뭉친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조그만 결절 같았어요. 그런데 차츰 덩어리가 되는 것 같았어요.”
그녀는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의산이 진단하고자 하는 것은 원인을 찾는 것이었다. 증상을 쫓으면 뿌리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칡꽃이 피어있는 곳에 바로 뿌리가 없는 것과 비슷하다. 긴 칡줄기를 따라가다 보면 마침내 뿌리가 있듯 병의 원인은 멀리 떨어져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좌측 갈비뼈 아래 여기가 아프지 않나요?”
“예, 맞아요. 그 부근이 늘 뻐근하게 아팠어요.”
의산이 다시 물었다.
“가끔 소화가 안 되고 트림이 나오지 않나요?”
“그래요. 소화가 안 되고 트림이 나오고 불편했어요.”
“호흡도 짧은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까?”
“맞아요. 계단을 오를 때 조금 숨 가쁜 느낌이 있었어요.”
그녀는 답변을 하다 말고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위장이 유방과 무슨 연관이 있는 건가요?”
“예, 그렇습니다. 약간 정밀유방인 데다 위장이 약하면 그 위험성이 높아집니다. 염증은 절대 단독으로 생기지 않습니다. 내부장기의 밸런스가 깨어지며 면역이 저하되며 염증이 발생합니다. 유방은 홀로 독립된 기간이 아니라 심폐와 위장, 간장, 신장의 관계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의산은 원인을 찾고 난 이후에 유방진단을 하려고 준비했다.
“선생님, 제가 촉진을 하겠습니다.”
의산의 여제자 김혜린이 말했다.
“촉진 이전에 여비서님과 같이 확인을 해야 해. 더블체크를 해야 조금 더 객관적이고 확실하기 때문이야.”
의산은 그렇게 말하고 여비서에게 손짓했다. 그녀가 가까이 와서 말했다.
“같은 여자로서 정성껏 만져보고 확인하겠어요.”
의산은 혜린이 유방의 정확한 위치를 찾아서 말했다.
“좌측의 유두 우측부위입니다. 약 손가락 한 개 마디 정도의 덩어리가 만져집니다. 단단한 것으로 미뤄 종괴가 형성된 것 같아요.”
여비서도 옆에서 똑 같이 부드럽게 만진 후에 말했다.
“맞습니다. 제자님이 말씀하신 것과 같습니다.”
의산은 유방암의 위치와 상태가 파악되어서 본격적으로 치료를 시작했다. 과연 암세포의 원인이 되는 염증은 제거될 것인가? 암세포는 정상세포로 전환할 것인가? 여러 의문과 희망이 교차하며 뒤섞인 공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강호의림(強豪醫林)
강호(強豪)는 실력이나 힘이 뛰어나고 강한 엘리트나 그룹을 의미한다.
의림(醫林)은 의학의 숲이라는 뜻으로, 의학계를 일컫는다. 중국의 무협소설에 나오는 강호(江湖)는 허구의 세계이며 판타지이다. 또 무림(武林)은 무술의 세계지만 그 역시 허구의 세계이다. 그러나 강호의림(江湖醫林)은 실제적 현실이며 최첨단 과학의 세계를 나타내며 동시에 판타지도 있다. 기적이나 마술, 놀라운 치료의 세계는 그 자체가 판타지인 것이다. 나는 누구나 절실히 알고 싶어 하고 찾는 진정한 강호(强豪)와 의림(醫林)의 길라잡이를 위해 이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