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강호의림 19. 일도쾌차 '한 번의 시술로 병증이 소멸된다.'
“오늘 촉진하고 체크한 것을 잘 기억하세요."
의산은 침술치료를 시작했다. 그녀는 조금 긴장했지만 침이 경혈에 놓아지자 긴장에서 벗어나며 말했다.
“의외로 침술치료가 아프지 않네요.”
“조선시대 침술치료는 아팠지만 현대의 침술치료는 아프지 않습니다. 아주 편안하고 안락하게 치료를 받으시면 됩니다.”
의산의 침술치료를 여제자인 나혜경이 도와주었다. 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사모님, 통증이 안 느껴지고 효과가 배가되도록 혈자리를 미리 풀어드리겠어요. 편안하실 거예요.”
그녀는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였다. 침치료는 빠르게 진행되었다.
중요한 환부(아픈 부위)의 치료는 혜경이 하였으며 의산은 건측 치료(아픈 부위의 반대쪽)를 위주로 했다.
30여 분의 시간이 흘렀다.
“이제 잠시 휴식 후에 치료를 끝내겠습니다.”
“아. 이렇게 빨리 끝나는가요?”
“침술치료는 매우 빠르고 오래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마사지받는 것보다 더 편안하고 안락한 느낌을 지니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녀는 눈을 뜨고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아프지도 않고 불편하지도 않아요. 그런데 이상하게 기분이 좋고 몸이 편안해진 느낌이 들어요. 참 신기해요.”
곁에 있던 혜경이 물었다.
“오늘 침을 처음 맞으신 건가요?”
“침술치료를 좋아해서 많이 맞았어요. 한데 오늘 같은 침술치료는 처음이에요. 이상하게 편안하고 휴식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맞습니다. 침술치료는 몸의 휴식시간입니다. 어떻게 편안하시다는 말씀인가요?”
“우선 통증이 별로 느껴지지 않고 침치료 시간이 아주 짧고 편안했어요. 맞으면서 어딘지 기혈순환이 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점진적인 증상의 소실이 나타날 겁니다."
"저도 하루아침에 좋아질 것이고 생각하지 않아요."
의산은 그녀를 위해 부연설명을 했다.
"몸은 자연치유력이 있어 병발부위에 산소가 공급되면 염증과 종양이 사라집니다. 그전에 몸 상태가 좋아지고 기운이 회복되는 것을 느끼시게 됩니다.”
"그리 되리라 믿어요."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나 여비서는 약간 긴장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의산은 이제 본격적인 실험대에 올랐음을 실감하며 마음이 담담해졌다.
침술치료는 신비한 효과가 있다.
이를 <침구대성>에 일침중혈 응수이기(一針中穴 應手而起)라 했다. ‘침이 혈에 적중하면 환자가 바로 일어난다.'는 뜻이다. 실제 침술치료의 현장에서 자주 보는 임상사례다. 서양인들은 이런 경우, 어메이징과 매직, 미라클이라고 표현한다. 사암침법의 사암도인은 일도쾌차(一到快差)라고 말했다. ’단 한 번의 시술로 병증이 소멸된다.‘는 뜻이다. 이 역시 가끔씩 일어나는 임상사례다.
이러한 말들은 그만큼 침술치료가 신효함을 나타내는 말이다. 실제 침술치료는 그러할 때가 있다. 병증의 뿌리치료가 되면 변화는 빠르게 진행될 것이고 염증의 덩어리가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