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한 약초의 배합 23. 지금까지 약초와는 다른 차원의 효과가 느껴져.
약산거사는 멀찍이서 찬홍과 유경을 지켜보았다.
그들의 모든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며 그들의 근기를 본 것이다. 근기라는 것은 한 사람의 타고난 능력을 의미한다. 근기(根機)는 특정 능력을 받을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상근기는 최고의 선천적 능력을 뜻한다. 중근기는 중간정도이며 하근기는 하층의 능력을 의미한다.
약산거사가 보기엔 그들은 상근기에 속했다. 그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수행의 자세를 흩트리지 않는 것이 그 증거였다.
약산거사에게 그들은 놀람 그 자체였다. 젊은 세대의 그들이 양방병원을 거부하고 산속으로 온 것부터가 놀라웠다. 또 그들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그들끼리 의지하며 버텼다.
마침내 약산거사는 그들의 진면목을 본 것이었다. 그들이라면 무한 신뢰감이 갔다. 마침내 그들에게 천년의 비밀을 간직한 처방을 공개하기로 한 것이었다.
유경은 약산거사의 처방을 조심스럽게 탕약으로 만들었다.
솔잎을 태우고 솔가지로 불을 붙여 약을 끓였다. 정성스럽게 몇 시간을 끓여 찬홍에게 먹였다. 찬홍은 쓴 맛에 이맛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그 탕약을 마신 후 몇 분이 흐르자 표정이 밝게 변했다. 그는 못 믿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통증이 사라졌어. 온몸이 시원하면서 막힌 기혈이 다 뚫린 것 같아. 마치 초강력 진통제 주사를 맞은 것처럼 갑자기 좋아졌어. 어떻게 이런 신비한 약효가 다 있는 거야.”
“그것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건가요?”
“맞아. 온몸의 경맥들이 뚫어지면서 통하는 느낌이 들어. 마치 시냇물이 모여서 작은 천을 만들고 강을 이루 듯한 과정이야. 작은 혈관들이 열리며 큰 혈관이 확장되고 온몸의 기혈순환이 다 통하는 느낌이야. 정말 너무나 신비해.”
유경이 찬홍을 보며 다시 한번 물었다.
“혈맥이 뚫기 면서 통증도 사라지는 것 같아요?”
“맞아. 너무나 신기해. 통증도 사라지고 가슴이 뻥 뚫리면서 호흡이 편해지고 있어. 숨이 답답한 느낌이 현저히 사라졌어.”
“그것이 그리도 명확하게 느껴지는가요?”
그는 혼자서 호흡을 하며 가볍게 스트레칭을 한 후 말했다.
“몸이 완전히 자유롭게 풀린 것 같아. 마치 봉인되어 꼼짝없이 갇힌 느낌이 사라졌어. 기혈이 열리고 맥이 이어진 느낌이 확실해. 어찌 이런 일이 있지?”
찬홍은 몸을 이리저리 틀어보거나 만지며 신기해했다.
유경도 놀라운 듯 그의 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정말 명약인가 봐요. 어떻게 효과가 이리도 빠르죠?”
“아마도 약산거사가 특수한 약초를 배합하신 것 같아. 지금까지 약초와는 다른 차원의 효과가 느껴져. 정말 특별한 효능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아.”
“정말 그런 것 같아요. 내일 당장 만나 뵙고 물어봐야겠어요.”
그날 밤엔 찬홍이 아무런 통증 없이 깊은 잠을 잤다.
다음날 새벽에 일찍이 일어난 찬홍은 약초의 신비를 떠올렸다. 무엇이 이토록 신효한 효과를 낸 것인지가 궁금했다. 유경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서로 새벽 일찍 일어났지만 잠을 자듯 눈을 감고 생각을 했다. 아침이 되면 빨리 약산거사에게 달려갈 생각이었다. 그 약초의 성분을 알아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