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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약초와 약재의 신비한 원리

한약의 효과 24. 특효제를 복용하면 즉효가 바로 나타나야 하는 법이야.

by 백승헌

찬홍과 유경은 아침 일찍 약산거사의 토굴에 갔다.

그는 마치 예견이나 했듯 토굴 앞에 앉아 있었다. 마치 무념무상을 하듯 먼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찬홍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그 앞에 다가갔다.

그는 껄껄 웃으며 말했다.

“아침 꼭두새벽부터 이렇게 찾아온 이유는? 내가 묻지 않고도 알겠노라.”

유경이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조사님, 어찌 물어보지도 않고 아신다고 말씀하시는지요?”

“내 너희들을 보니, 밤새 궁금했던 게로 구나. 어찌 약초와 약재 몇 가지로 그 통증이 씻은 듯이 사라졌는지? 그렇지 않으냐?”


찬홍이 빠르게 답했다.

“맞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빠른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지요? 마치 치통이 극심할 때 먹는 진통제처럼 신효하게 통증이 멎었습니다.”

“쥐약을 먹고 쥐가 금방 죽지 않으면 효과가 있는 게냐?”

“그야 바로 죽어야 쥐약이 되지 않겠습니까?”

유경이 빠르게 답을 하자 그가 웃으며 말했다.

“자고로 좋은 한약은 전광석화 같은 효과가 있는 것이야. 특효제를 복용하면 즉효가 바로 나타나야 하는 법이야. 그렇지 않다면 처방이 잘 못 된 거야. 체질에 맞는 정확한 처방은 즉효가 바로 나타나는 것일세.”

“아. 그렇군요. 어떻게 해서 그런 효과가 나타나는 지요?”


찬홍이 진지하게 다시 물었다.

“약초와 약재의 원리를 깨달아야 하는 것이야. 수많은 사람들은 동의보감의 약초를 좋은 약재료로 생각하고 있다네. 하지만 그건 아닌 게야. 조선조 선조대왕은 임진왜란 후 백성들의 피폐한 삶을 구제하기 위해 동의보감을 집필하도록 어명을 내렸다네. 허준 개인의 책이 아니라 국책 프로젝트로 그 책을 집필하도록 한 거야. 그 내용은 처방 백과사전처럼 백성이 그 책을 보고 약을 처방하도록 만든 것이네.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러면 그 동의보감은 한국 고유의 한약처방집이 아니라는 건가요?”

“그렇지. 99% 중국 한약처방집과 본초학을 인용한 편찬서적이야. 그런데 선조대왕의 동의보감 국책 프로젝트가 저렴하고 구하기 쉬운 약초 중심의 책이었어. 당연히 저렴하고 구하기 쉬운 약초와 향약 중심으로 책이 편집된 거지. 동의보감은 허준 저술이 아니라 편저로 되어 있다네. 하지만 사실은 선조대왕의 국책사업이야. 전문서적이 아니라 백성들이 쉽게 약을 지을 수 있도록 만든 한약처방 사전인 것이지.”


찬홍이 잠시 생각하다가 다시 질문했다.

“약초와 약재가 그렇게 다른 건가요?”

“약초는 산과 들에 흔히 피어난 단년초나 다년초야. 하지만 약재는 수백 년을 사는 약나무의 뿌리와 껍질, 가지야. 전혀 다른 성분이야. 성분의 약성은 단연코 약재가 높은 거지. 그렇기 때문에 약재가 중심이 되고 약초가 부수적인 효과가 되는 거야.”

“그러니까, 약재는 비싼 것이 많고 약초는 저렴하겠군요. 특히 중국에서만 생산되고 한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약재는 귀하겠군요.”

“그렇지. 예를 들어 감초 만해도 한국은 생산이 잘 안돼. 황기도 중국산이 훨씬 약효가 좋고 최고의 약재는 외국에서 생산되는 것이 많은 것이야. 대부분의 약초는 구하기 쉽고 저렴하다네. 하지만 약재는 희귀하며 무척 고가의 것이 많지. 특효를 내는 것은 대부분 약재에 해당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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