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진짜 괜찮아."
어린시절부터 괜찮지 않으면서 괜찮다고 포기하는 척을 했다. 그러면 모두가 평화롭고 행복 할 줄 알았다. 사실을 전혀 괜찮지 않았는데도 나는 괜찮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어버렸다. 나 하나만 포기하면 내가 보는 시야에서는 적어도 평화로웠다.
평화롭다고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아오다 처음으로 괜찮지 않은 나자신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건 너무 늦은 순간이어서 더이상 거울을 보며 웃을 수 없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사실은 괜찮지 않았구나. 정말 많이 힘들고 지쳐있었구나. 그렇게 스스로에게 말을 했지만 나는 그 사실을 부정하며 또다시 괜찮은 척을 했다.
'괜찮아. 나 괜찮아. 괜찮을거야...'
하지만 전혀 괜찮지가 않았다. 이유모를 눈물과 불안함속에 갖혀 있는 나를 그 누구도 달래지 못했다. 누군가 건네는 괜찮다는 위로 한마디가 더이상 마음에 닿지를 않았다. 깜깜하고, 또 숨이 턱 막혔다. 살아갈 자신이 없었다. 내일이 온다는 그 사실이 너무 무거웠다.
전에는 잘 견디고 잘 버텼는데 이제는 그럴수가 없었다.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 마음은 쉽사리 진정이 되지 않았다. 이때까지 이렇게 살아왔는데 어디서 부터 손을 대야 할지 덜컥 겁이 났다. 무작정 전화를 걸었다. 몇 번의 신호음이 울리고 상대가 전화를 받았다.
목이 메여서 아무말도 나오지 못했다. 우리는 서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한참의 침묵 끝에 그대로 펑펑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그냥 힘들었다고. 너무 힘들었다고. 말하고 싶었던 걸까?
나 좀 쉬고 싶다고.
내버려 달라고.
그렇게 말하고 싶었던 걸까?
알수는 없었지만 말없이 내 눈물과 함께 있어주는 그 모습이 따듯하다고 생각했다. 괜찮다는 말을 백번 해주는 것보다 그냥 말없이 함께 해주는게 그렇게 큰 위로가 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너무 괜찮다고 말하는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다. 괜찮지 않아도 된다고. 가끔은 무너져 내려도 된다고. 힘들면 힘들다고 말해도 괜찮다고.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는 당신에게 가끔은 이유없이 아이처럼 울어도 된다고 말하고 싶다.
그래도 된다. 오늘을 버티며 살아가는 당신은 힘들어 할 자격도 울 수 있는 자격도 있다고. 오늘을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대단하고 충분히 근사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