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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새 Apr 16. 2023

요즘 무슨 맛으로 삽니까

<책리뷰> 요즘 사는 맛 2

 "요즘 무슨 맛으로 삽니까?"
  맛있는 음식이 있는 것처럼, 맛있는 글이 있다. 이 책은 12명의 작가가 먹는 일과 관련된 이야기를 맛있게 풀어낸 책이다.
 스토리가 있는 소설과 달리 책 읽기의 진도가 빨리 나가지 않았다. 책만 붙들고 읽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틈틈이 시간을 쪼개어 읽느라 완독에 시간이 좀 걸렸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아직 읽지 못한 '요즘 사는 맛' 1권을 ebook에 담았다. 아마 3권도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음식을 소재로 쓴 글이라, 레시피가 덧붙여지기도 하고, 음식에 관한 루틴을 소개하기도 하고, 음식과 얽힌 추억 이야기가 펼쳐지기도 한다.
 다 먹고살자고 하는 짓이니, 일상적인 혹은 특별한 순간의 먹거리 이야기에 한번 빠져보자.
 작가 고수리는 엄마가 자주 해주시던 주먹밥을 떠올리며, 단순하고 단단하고 씩씩하고 못생긴 주먹밥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또, 맛있는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 데려와서 꼭 같이 먹어 보고 싶은 맛'이라고 했다.
 작가 김민철은 동네에서 부자로 살아기는 법을 단골 식당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정을 쌓는 모습을 소개한다.
  작가마다 다 올리려면 글이 많이 길어질 것 같아서 생략하고, 인상 깊게 읽었던 문장을 몇 개 올려본다.

- 떠나지 않고도 여행할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은, 그리웠던 여행지의 음식을 다시 찾아 먹는 것.
 - '뭘 먹을까' 하는 질문은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와 일맥상통한다.
 - 내 앞에 있는 그 '집밥 같음'은 곧 따끈함, 연결, 다시 일어나게 하는 힘인 것이다.
 - 입맛의 다른 은 역시 사는 맛이로구나.​

​ 나는 잘 먹고 잘 살고 있는가.
 아직 서울집이 안 팔려, 사용승인이 나고도 2도 1촌을 하고 있다. 신경 써서 물을 줘야 하는 식물들을 거의 다 옮겨왔다. 그와 함께 2촌 1도로 전환하기 위해 부엌 도구도 많이 챙겨왔다.
 조리를 하기 위해 아일랜드 식탁에 서면. 4개의 창이 각기 다른 조망을 보여준다. 음식 할 맛이 난다.
 즐겁게 음식을 만들어, 남편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로 사는 맛을 느낀다.
 만약 내가 '요즘 사는 맛'을 쓰라고 한다면, 돌아가신 친정엄마에게서 결국 배우지 못하고 만 '호박범벅' 이야기를 써 보고 싶다.
 밥 먹으면서 정이 든다고 하는데, 친하고 싶은 이에게 인사말이 아닌 진심 어린 말로, "밥 한번 먹자." 하고 권하고 싶다.

​<YES 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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