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백산과 만항재 야생화
6월 14일 수요일 새벽, 우리는 또 길을 나섭니다. 이번에는 야생화 천국 함백산입니다. 사실 7월을 넘겨야 야생화가 많이 피는 계절이라, 곰배령, 함백산, 금대봉, 대덕산을 7월~9월에 자주 찾았었지요. 철쭉은 끝났고, 야생화는 아직 제철은 아니지만 함백산을 가기로 결정한 것은, 등산 코스가 상당히 부담이 덜 되는 산이기 때문이지요.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산. 하지만 양평에서 가까운 건 아닙니다. 2시간 반이 넘게 걸리는 곳이라, 당일 등산 여행으로는 살짝 부담이 됩니다.
함백산 등산로 입구 주차장에서 도로만 건너면 천상의 화원이라 불리는 만항재입니다. 만항재는 우리나라에서 차를 타고 갈 수 있는 제일 높은 도로라고 하네요. 해발 1330m니까 천(1000)고지가 넘습니다. 숲이 좋고 야생화가 많은 곳이라, 산에 올라가기는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편안하게 숲을 즐길 수 있는 그런 곳입니다.
주차장 도착이 8시 20분. 부지런한 산객들이 있는지 주차장에 이미 차가 몇 대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먼저 야생화들과 눈 맞춤하고,
숲속으로 발을 옮깁니다. 초록의 세계로 몸과 마음이 함께 흡수됩니다.
함백산 숲길은 별로 험하지 않아서 좋습니다. 중간에 태백 선수촌으로 가는 도로가 있는데, 그 도로를 지나면 임도길과 등산로로 갈라집니다. 임도길은 편안하게 갈 수 있지만, 거기서부터 정상까지의 등산로는 상당히 경사가 급한 편입니다.
숲속에 있는 평상은 참 편안하고 시원한 느낌을 줍니다. 들머리에서 가깝기 때문에 잘 이용하지는 않습니다.
산꿩의 다리는 아직 꽃봉오리 상태입니다.
범꼬리는 거의 흰색이네요.
우거진 숲이 6월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미역줄나무가 무성한 대신,
작년에 꽃이 피었던 산죽은 거의 시들었습니다. 떨어진 씨앗에서 다시 새순이 나겠지요.
얼레지는 씨방을 매달고 내년을 준비 중입니다.
태백산에서 본 은대난초도 만났습니다.
감자난초.
백당나무 꽃에 앉은 모시나비도 만나고,
기름나물인지 강활인지 구별을 못합니다. 이런 종류의 식물 이름을 제일 못 외우네요.
쥐오줌풀도 거의 흰색에 가깝네요.
중간에 하늘을 볼 수 있는 탁 트인 곳이 있어요. 숲속도 좋지만, 숲속에서 나와 하늘을 보는 느낌도 시원합니다.
국수나무 꽃몽오리가 이렇게 예쁜 줄 몰랐네요. 세상 흔한 게 국수나무인데. 관악산 둘레길 등산로에도 많이 있거든요.
외래종인데 귀화식물이 된 야생화가 좀 있지요. 개망초와 붉은 토끼풀, 서양민들레 등은 너무나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이라 원래 우리나라 토종이 아닌가 싶을 정도지요.
붉은 토끼풀이 모여 핀 아름다운 모습을 보니, 이제 그만 우리나라 야생화로 인정해 주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살짝 듭니다.
꽃잎이 4개인 고광나무도 많이 피었습니다.
국수나무가 예뻐서 다시 찍어봅니다.
탄광 도시인 태백과 관련된 기원단. 그 당시 잦은 붕괴 사고로 늘 노심초사하던 가족들의 기도처였지요.
이곳에서 함백산 정상이 보입니다.
감자난초.
태백 선수촌으로 가는 도로를 건너면 두 갈래길. 즉 임도와 가파른 등산로로 나누어집니다.
노루오줌이 꽃 필 준비를 합니다.
병꽃나무.
햇빛이 부족한 걸까요? 범꼬리가 거의 흰색으로 보이네요.
가까이에서 찍어보니 연보랏빛이 보이긴 합니다.
꽃쥐손이풀은 개체 수가 많지 않네요.
경사가 있는 돌길 등산로는 아무래도 걷는 데 부담이 됩니다.
태백산에서처럼 돌계단 사이사이에 나무토막으로 된 계단을 만들어 넣어 발이 느끼는 불편함을 줄여줍니다.
산괴불주머니.
지피식물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이 식물의 이름은 뭘까요?
정상에 가까워지면 탁 트인 하늘과 멋진 능선, 거기다 풍력발전기의 행렬이 우리를 반깁니다.
노루오줌이 때를 기다리고,
터리풀도 곧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정상은 병꽃나무가 절정입니다.
붉은 찔레꽃? 나중에 블로그 이웃님 글에서 확인하니 생열귀나무(붉은 인가목)라고 하네요.
바위채송화.
난쟁이바위솔은 훼손된 건지, 아직 안 자란 건지 흔적도 안 보이네요. 난쟁이바위솔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던 기대감이 폭삭 주저앉습니다.
난쟁이바위솔(22년 7월 촬영)
오늘은 정상에서 파란 하늘을 안 보여줄 셈인가 봅니다.
서있는 사람도 그림이 되는 곳.
마지막 산철쭉. 내년에 또 많이 피려무나.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 같네요. 소나기 예보가 있어서 우비도 준비해 왔지만, 쓸 일은 없었습니다.
하산길은 임도를 택하였습니다.
쥐오줌풀은 원래 연분홍색입니다.
박새꽃.
세잎종덩굴을 처음 만났습니다. 그래도 금방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눈개승마
정향나무도 예쁘게 피었네요.
백당나무.
층층나무도 꽃을 활짝 피웠습니다.
함박꽃나무 꽃을 제대로 담았네요.
개다래나무의 변색도 담아보았습니다.
아, 꽃도 보이네요.
생열귀나무.
여러 송이 한꺼번에.
두릅나무도 반갑네요.
부게꽃나무라고 하더군요.
은대난초.
임도에서는 하늘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큰뱀무.
기린초. 아직 꽃이 안 피었네요.
뜻밖에 야생에서 매발톱꽃을 만났습니다.
철 이른 단풍잎 하나.
삿갓나물.
활짝 핀 국수나무꽃.
빨간 토끼풀 사이에 난 토종 토끼풀이 반갑네요.
꿀풀.
남편이 함백산 등산로에서 이 오솔길을 제일 좋아한다고 하는군요.
미나리아재비.
짚신나물도 보이네요.
민들레 홀씨.
6.3km, 4시간이면 보통 수준은 될까요? 함백산은 다른 산에 비해 쉬운 편에 속하지요.
만항재 입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만항재 야생화 동산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숲은 바라보기만 해도 힐링이 됩니다.
6월의 함백산과 만항재의 야생화를 만나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