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인제 자작나무숲

속삭이는 자작나무숲길 트레킹

by 세온

인제 자작나무숲의 여름은 어떨까. 하얀 수피와 녹색의 잎이 만들어내는 조화가 궁금하여 인제를 찾기로 했다.

인제군 인제읍 자작나무숲길 760(내비게이션 주소)의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이다.

다음 주부터 장마 예보가 있어서 산행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다녀오자고 한다. 갑자기 이야기 꺼내도 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우리 부부다. 더구나 양평에서 가까운 당일 코스권내에 있는 곳은 숙박 시설을 예약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바로 다음날 출발할 수가 있다.

가까운(2시간 이내) 거리인 데다, 개방 시간이 정해져 있는 터라(아침 9시) 일찍 갈 필요가 없어서, 요기할 샌드위치도 아침에 준비했다.

원대리 도착 시간은 8시 50분쯤. 주차비가 없었는데 주차비 5,000원을 받는다. 대신 인제사랑 상품권으로 되돌려준다. 우리는 그 상품권으로 나중에 나오는 길에 송고버섯을 샀다. 이곳에서 송고버섯을 구입한 것이 두 번째인데, 참기름에 구워 허브솔트를 뿌려서 먹으니까 괜찮아서 또 구입한 것이다.

주차비를 내는 것만 달라진 것이 아니라, 전에는 없던 마을버스도 생겼다. 인제읍에서 장수대, 한계령을 거쳐 필례약수, 자작나무숲을 경유하여 인제읍까지 순환하는 모양이다.

하절기 입산 가능 시간은 9:00~15:00, 매주 월, 화는 휴무라고 한다.

예전에는 소나무숲이었다가, 솔잎혹파리 피해로 인하여 벌채한 후 1989~1996년에 걸쳐 약 70만 그루를 심었다고 한다. 6ha에 달하는 <자작나무 명품숲>은 20~30년생 41만 그루가 만들어내는 멋진 풍광으로 우리를 감동시킨다.

인제 자작나무숲 캐릭터가 있었다. 얀, 자무, 딱이라는 이름이다. 딱은 자무의 머리 위에 있는 노란색 둥근 모양을 가리키는 모양이다. 자작나무의 줄인 말 같은 자무와, 하얀에서 따온 얀과, 딱이 어떤 역할을 할지 궁금하다. 스토리텔링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기대된다.

관리 직원들 교육이 있는지 여럿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입구를 지나쳐 갈래길로 들어선다.

여러 번 다닌 곳이라 이번에는 왼쪽 길을 선택하여 걷기로 한다. 달맞이숲이라고 이정표에 표시되어 있다. 오른쪽 길은 원정임도, 왼쪽 길은 원대임도라고 한다. 원대임도를 걸어가다가 달맞이숲 가까이에서 자작나무숲 쪽으로 갈 예정이다.

기분 좋은 녹색 숲길이 우리를 맞이한다.

야생화가 별로 없는 이 시기 원대리 숲길에 꿀풀이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노란 기린초도 자주 보였다.

꿀풀
기린초

계란꽃 개망초도 예쁘다. 계란초라고 이름을 바꾸는 게 어떨까? 나라를 망하게 하는 꽃이라는 의미의 개망초는 이 예쁜 꽃이 수용하기에 너무나 억울한 이름이 아닌가?

개망초

큰까치수영이라고 불리는 경우도 있지만, 지식백과에서는 큰까치수염을 정확한 이름으로 인정하고 있다.

큰까치수염

이 커다란 잎은 가래나무 잎이다. 단풍나무 잎과 비교하면 얼마나 큰 잎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가끔 하늘도 보인다. 참 좋은 날씨다.

작은 나무다리를 건너서 오른쪽 숲길로 들어서면 자작나무숲으로 가는 길이 나 있다. 왼쪽 길로 가면 달맞이숲으로 가는 길이다.

숲속 길은 계곡을 따라 올라간다. 시원한 기운이 더위를 잊게 해 준다.

별바라기숲으로 가는 길에 자작나무숲이 있다.

숲 속은 해가 잘 들지 않는다. 그래서 햇빛에 탈 염려 없이 시원하게 걸을 수 있어서 참 좋다. 그래도 녹색 식물들이 자라는 것을 보면 분명 햇빛이 숲 안까지 닿는다. 우리는 이런 그림자를 햇빛 구멍이라고 말하며 웃는다. 나뭇잎 사이 구멍으로 들어오는 햇빛 한 줌 놓치지 않고, 숲속의 식물들은 그렇게 사이좋게 햇빛을 나눠먹고사는 것이리라.

숲 속에 있는 나무들처럼 우리도 나무의 기분을 느끼며 걷는다. 우리도 나무가 된다. 나무처럼 숨 쉬고 나무처럼 숲의 기운을 마신다.

덩굴식물인 것 같은 식물이 곧추섰다. 햇빛이 부족한 걸까? 해를 좀 더 가까이하려는 간절함이 구부린 허리를 곧게 세우는 모양이다.

이 숲길로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 식물이다. 검색을 하니 정확히 노루발이라고 표시해 준다. 노루발풀을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틀리지 않아서 신기했다. 스마트 렌즈 검색으로 찾으면 하도 엉뚱한 이름을 알려주는 바람에 잘 믿지 않았었다.

노루발풀

노랑 물봉선도 만났다. 곧 지천으로 피게 되겠지.

노랑 물봉선

자작나무 숲에 드디어 도착했다.

환상의 세계로 안내하는 듯한 계단이 먼저 우리를 반긴다.

하얀 수피가 선사하는 아름다운 광경에 넋을 잃을 수밖에 없다. 초록과 흰색과 연두빛이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어울림 속으로 빠져들어간다.

꽃인 줄 알았더니, 동의나물 씨방인 것 같다고 한다.

박새의 기운이 거칠어 보인다. 아직 꽃은 활짝 안 피었다.

숲속 교실에는 공연을 할 수 있는 무대와, 쉼터, 인디언집 등의 시설이 있다.

평일인 데다가 조금 일찍 출발했기 때문에 방문객이 많이 없었다. 우리가 숲속 교실에 도착했을 때 아무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여유 있게 분위기를 즐길 수가 있었다.

가지고 간 샌드위치와 아이스커피 한 잔을 쉼터에서 먹고 잠시 휴식한다.

사실 이번에 트레킹을 이곳으로 정한 이유가 있었다. 얼마 전에 소똥령 걷기길을 갔을 때 참배암차즈기풀을 만났는데, 예전에 이곳 자작나무숲에서 보고 이름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다시 한번 만나보기 위하여 이곳으로 온 건데, 길을 다시 정비하면서 사라진 것인지 원래 있던 장소 가까이에는 팻말만 있고 참배암차즈기풀을 볼 수 없어서 매우 아쉬웠다.

돌아가는 길은 대부분 사람들이 이용하는 원정임도로 돌아가기로 했다.

생각을 바꾸어 5코스 산길로 올라갔다. 우산나물 꽃이 피어있나 보기 위해서다.

우산나물 군락지를 만났다. 하지만 꽃이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아직 시기가 이른 모양이다.

산꿩의 다리도 꽃몽오리만 맺혔다.

아, 노란색 뱀이 입을 벌린 듯한 특이한 모양의 꽃을 보는 순간, 자작나무숲에서 보지 못해 아쉬워했던 바로 그 참배암차즈기풀이란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참배암차즈기풀을 만났다!

노루발풀을 또 만났다.

노루오줌은 보통 연보라색인데, 흰색 노루오줌? 숙은노루오줌이라고 한다.

우산나물은 꽃대만 겨우 찍었다.

5코스에서 내려와 임도로 걷기 시작했다.

6코스는 다소 험한 편이라 가지 않기로 했다.

예전에 어린 자작나무를 심는 것을 본 적 있는데, 그새 꽤 많이 자랐다. 한 10년 더 자라면 제법 가로수 티가 나고 시원한 그늘도 선사해 주지 않을까?

엉겅퀴도 피기 시작한다.

좀씀바귀

하늘이 예쁜 여름날씨에 임도를 걷는다는 것은 별로 쾌적한 것이 못된다. 다행히 해를 등지고 걷기 때문에 눈은 덜 부셨다. 그래도 그늘에만 들어서면 시원해진다.

하늘은 더없이 푸르고, 하늘을 도화지 삼아 구름이 그림을 그린다.

드디어 얀과 자무, 그리고 딱이를 다시 만났다. 우리의 트레킹도 끝이 났다.

하늘의 구름이 유난히 예뻤던 날, 속삭이는 자작나무숲 트레킹(원대임도 -3코스- 5코스-원정임도) 총 거리 7.7km, 3시간 30분 동안 즐겁게 걸었다.(2023.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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