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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새 Jun 04. 2024

장미 꽃찾아 여행

울산 / 삼척 / 중랑 / 전주

 5월은 장미의 계절이다. 5월 한 달 동안 곳곳의 장미를 찾아 여행을 다녔다.

 장미를 제일 좋아한다고 한 적이 있는데, 아파트에 살면서 서너 번 미니 장미를 사서 키우다가 하얗게 말라죽는(흰 가루병이라고 한다.) 일을 몇 번 경험하고 나서는 장미를 사지 않았다.

 주택으로 이사 오고 나서 하나둘씩 장미를 들이다 보니까 이제는 제법 수십 주의 장미가 꽃밭 여기저기를 장식하고 있다. 물론 삽목 해서 키운 것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크기는 작은 편이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덩치를 키우고 더 예쁘게 많은 꽃을 피울 것이 틀림없다.

 장미를 키우기 까다롭다고 하여 주택에서도 잘 안 키우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병충해를 막아주고 비료를 충분히 주면 그렇게 어렵지 않게 장미를 키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가시가 무서워 장미를 키우지 못하겠다고 하는 사람에게는 할 말이 없다. 아름다운 장미를 집에서 키우려면 가시에 찔리는 정도는 가볍게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 나처럼 장갑을 끼기 싫어하는 사람은 더더욱.

 이번 5월 장미 꽃찾아여행 일정이다.

 5월 17일 울산 대공원 장미축제장

 5월 20일 삼척 장미축제장

 5월 21일 중랑 장미축제장

 5월  31일 전주 수목원 장미원을 찾았다.

 곡성 장미축제는 2022년 5월 22일에 다녀왔다.


 곡성 장미 축제가 규모 면에서는 가장 큰 편인데, 거리도 있고 두 번이나 다녀온 터라 올해는 가지 않았다. 5월 17일부터 26일까지 10일간 열렸으며, 매년 30만 명 이상이 찾는다고 한다.

 주소지는 전남 곡성군 오곡면 기차마을로이다. 입장료가 대인 5,000원으로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다. (2022년 5월 사진)

 

울산대공원 장미축제는 5월 22일부터 5월 26일까지 열렸다. 우리는 축제가 시작되기 전에  KTX를 이용하여 당일 여행으로 다녀왔다. 울산역에서 택시를 타고 태화강 국가정원을 먼저 찾았고, 그곳에서 버스를 타고 울산 대공원 남문에 있는 장미원으로 갔다. 입장료는 성인 2,000원이며, 65세 이상은 무료였다.

 울산 장미축제장의 특징은 장미를 종류별로 심어놓고, 이름과 육종 나라명, 특징까지 친절하게 내용을 적은 이름 팻말을 많이 꽂아 놓은 점이다. 포토존이나 화려한 조형물은 다른 곳에 비하면 적을지 모르지만 이제 막 장미를 키우기 시작한 내게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곳이었다.


 삼척 장미 축제는 5월 18일부터 22일까지 열렸다. 우리가 방문한 날짜가 5월 20일이니 축제 기간에 방문을 했다. 방문객이 좀 많은 편이었지만 불편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입장료는 무료라 마음에 들었다.

 축제장에 들어서는 순간 전체적으로 매우 화려하고 아름다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아마 화경이 큰 장미들을 많이 심어서 그런 느낌이 난 듯했다. 포토존도 충분했으며, 특히 장미를 식재한 꽃밭 사이에 오솔길을 만들어놓아, 울타리를 넘어 들어가서 장미 속의 인물 사진을 찍을 필요가 없어서 좋았다. 지자체의 사려 깊은 배려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죄책감 없이 행복한 시간을 선사하였다.

 장미원은 고수부지에 조성되어 있었는데, 둑에 있는 석축 사이사이에도 장미를 심어 놓고 둑의 넝쿨 아치까지 장미를 올려서 양쪽의 장미꽃길을 걷는 느낌이 좋았다.

 이름 팻말이 많지는 않았지만 제법 꽂혀있어서 찾아다니며 장미 이름을 공부했다.

 

 중랑 장미축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접근성이다. 서울시 중랑구에 있는 장미 축제장을 작년에도 갔는데 올해 또 가기로 계획한 이유도 교통의 편리함 때문이 아니겠는가.

 양평에서 KTX를 타고 청량리 역에서 내려 전철을 타고 태릉입구역에서 내렸다. 장미원을 구경한 다음 중랑천 걷기 길을 걷고 중랑역에서 전철을 타고 양평으로 돌아왔다.

 다양한 포토존과 화려한 장미꽃 속에서 너도나도 추억을 남기려는 사람들로 다소 복잡한 게 흠이지만, 수도권 주민들에게는 전철만 타면 쉽게 찾을 수 있는 매력적인 장미축제장이다.

 다만 장미의 품종이나 구성이 작년이나 올해나 별로 차이가 없어서 좀 서운하였다. 장미 이름 팻말이 없어서 장미 정보를 얼을 수 없어서 답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름다운 풍경 속에 나를 끼워 넣고 추억의 사진을 만드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전주 수목원 장미원을 찾게 된 계기는 블로그 이웃인 분이 이제껏 본 장미 정원 중에 으뜸이라고 추천해 준 때문이었다. 전주만 찾기는 서운해서 전주를 들렀다가 올라오는 길에 군산 호수길을 걸었다. 꽃만 보고 다니는 여행길보다, 걷기 길로 연결할 수 있는 여행이 좋다. 요즘 하루 만보 이상 걷기를 실천하려고 애쓰고 있는데, 이날 만보를 거뜬하게 넘길 수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장미 이름표도 여럿 보이고, 무엇보다도 전통 기와와 잘 어울리게 조성해 놓은 모습이 정말 장미 정원이구나! 하는 느낌을 가지게 했다. 대신 규모는 작은 편이다.

 조형물과의 어울림은 물론, 장미들끼리의 조합도 볼만했다.

 수도권에서는 다소 거리가 있어서 일부러 장미만 보러 갈 정도는 아니지만, 전주 쪽으로 여행할 일이 있으면 한번 들러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남편이 장미 정원의 풍경을 열심히 카메라에 담는 동안 나는 장미 이름표를 찾아다녔다.

 아직은 초보라 아는 이름도 많이 없지만, 이제는 '이름을 모르는 장미도 괜찮다.'가 이나라, '이름을 아는 장미를 키우고 싶다.'는 단계까지 왔다.

 귀한 장미라고 이름만 알던 장미를 발견하면, 마치 보물찾기 쪽지라도 발견한 것처럼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집에 있는 장미들도 색깔과 화형을 보고서도 꽂아놓은 팻말을 보지 않으면 이름이나 육종 국가, 넝쿨인지 관목인지 구별도 잘 못 하는 편이지만, 장미와 함께 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런 것도 척척 알아맞힐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가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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