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골계곡의 걷기길 이름은 숨바우길이다. 강원도 감자 바우라는 말에 익숙한 편인데, 바우에 숨을 붙인 숨바우길이 자연 속을 숨 쉬듯 즐기며 걷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입구에 늘어선 돌탑과 장독들이 우리를 맞는다. 하나하나 돌로 쌓아 올린 돌탑은 주민들의 염원을 담은 소망탑이라고 한다. 줄지어 놓은 항아리에도 뭔가 글씨를 써 놓았다. 이 길을 만들 때에 마을 사람들이 한데 모여 으샤 으샤 축제처럼 이 길의 조형물을 설치했으리라 생각하니 더욱 정감 있게 느껴졌다.
2008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다녀가셨다고 한다. 복제품이며 원본은 대통령기록관에 보관하고 있다고.
개미취는 머리가 무거워서 아래로 쳐진다고 한다.
숨바우길은 계속 계곡물과 같이 진행한다. 걷는 내내 물소리가 시원하게 함께 했다.
너래바위라고 이름 붙은 마당바위.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천렵을 즐겼다는 장소다.
가족과 함께 걷는 숲길 여행 체험활동을 하면서 만든 새집들이 여러 군데 달려있었다.
궁궁이는 꽃이 동글동글한 모양이 여러 개 모여있다. 산골짜기 냇가에 많이 자라는 식물이다.
궁궁이
사람 얼굴 모양의 이끼 낀 돌이 귀엽다.
버섯도 꽃처럼 예쁘다.
비 온 뒤의 벤치는 나뭇잎이 주인.
계곡길에서 만난 노란 집. 자세히 보니 사람이 거주하는 주택이라기보다는 토종벌을 기르는 쉼터 같았다.
재미있게 만들어놓은 리스 모양의 문을 통과하고.
물속의 이끼섬. 너도 섬이냐?
계곡에 바위가 많아서 그런지 이끼가 많이 끼어있다.
너덜지대도 있다.
제1용소까지 왔다. 명주실을 풀어넣으면 한 타래는 너끈히 들어갈까? 소가 얼마나 깊은지 시퍼렇다.
섬소나무는 바위를 가르며 자란 소나무가 마치 섬 위에 있는 것 같다고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거북바위라고 이름이 붙었지만 거북바위라기보다는 강아지 모양 같다.
그런데, 반대편에서 보니 거북 모양이 맞다.
이 산골에도 모래를 채취할 수 있었다는 모래소.
아이들을 데리고 오면 저런 새둥지에 앉혀서 사진을 찍어주고 싶지 않을까.
병조희풀
화전민 마을 터다. 이런 깊은 산골에도 사람들이 들어와 집을 짓고 밭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지금은 그 터만 남았지만 그들의 살아온 이야기가 아직도 여기저기 숨어있을 것 같다.
매우 좋아하는 야생화 중의 하나. 꽃은 없고 씨만 남았다. 눈빛승마다.
커다란 바위가 있는 왕바위소.
제2용소는 제법 모양이 갖추어진 작은 폭포도 있었다.
쌍폭포
배초향
흰 물봉선
긴폭포까지 갔다가 돌아오려고 했는데, 찾지 못하고 그냥 돌아와서 아쉬웠다. 나중에 알고 보니 300m가 아니라 600m 정도 더 떨어진 곳이라고 한다.
당귀
되돌아오면서 담은 이끼 바위들.
뾰족한 돌들을 잘도 균형을 맞추어 세워놓았다.
항골계곡 입구의 쉼터를 자세히 담아보았다.
카페 앞에 아스타?를 예쁘게 키워놓았다.
숨바우길 트레킹을 끝내고 가리왕산 케이블카를 타러 갔다.
걷기를 좋아하는 우리는 많이 걷지 않아도 되는 관광 여행을 잘 안 하는 편이다. 가리왕산 케이블카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장. 매스컴에서 하도 떠들어서 궁금했던지, 가보자고 했다.
지금은 공실이 많을 것 같은 거대한 숙박시설의 모습이 어색하게 느껴진다. 활용 방안이 따로 없어서 답답해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래도 방문객이 적지는 않아 다행이었다. 발왕산처럼, 등산할 체력은 못 되지만 산 꼭대기에 올라간 기분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좋은 관광코스가 아닐까 싶다.
사실 우리도 가리왕산을 가보지 못한 지 꽤 오래되었다. 젊었을 때인데도 가리왕산은 다녀와서 허벅지 통증을 한참 느껴야 했던 험한 산이다.
이제는 멀리서 가리왕산 정상을 눈으로만 보며 추억에 젖어야 하는 나이. 쓰러진 거목을 타고 넘어가느라 낑낑대었던 일, 멧돼지 가족을 만났던 일, 높은 산인데도 꽤 넓었던 정상의 모습과, 먹이를 찾아 놀러 왔던 다람쥐 두어 마리, 맑고 푸른 하늘과 얼굴을 스치던 시원한 바람. 꿈엔들 잊지 못할 가리왕산의 추억들이다.
겨울에 다시 한번 와 볼까.
케이블카 탑승료 20,000원(경로 10,000원)인데, 상품권으로 1인당 5,000원씩 돌려준다.
탑승 시간은 약 25분 정도. 힘 안 들이고 가리왕산 하봉 정상에 도착한다.
왼쪽 뾰족한 부분이 가리왕산 정상(상봉)이다.
상봉이 구름 속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한다.
짧지만 데크길을 조성하여 한 바퀴 걸을 수 있게 해 놓았다. 하늘빛이 심쿵하게 예쁘다. 구름도 찬조 출연.
쉬땅나무
사람이 들어가면 더 멋져 보인다.
정상은 여전히 구름 속이다.
야생화가 곳곳에 피어있다.
미역취
배초향
당귀
참취
건물 뒤라 그늘은 보장. 알록달록 의자에 앉아 하늘멍 때리면 좋을 것 같다.
카페에 잠시 들어가 보았는데, 무인 카페라서 전망만 구경하고 나왔다.
사방공사 중?
'은하수 아래 영화의 밤' 무대 준비 중.
'록'이라는 카페를 찾아갔다. 가수 전영록의 기념물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정선아리랑상품권은 여기서 사용했다.
정선의 가볼 만한 곳. 항골계곡 숨바우길을 걷고, 가리왕산 케이블카를 타는 여행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