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감악산 아스타 축제
2024년 9월 30일 항노화힐링센터에서 숙박을 하고, 아침 일찍 서둘러 거창 감악산을 올랐다.
아, 아스타!
우리 집 화단에도 아스타가 있고, 아스타 군락지를 처음 본 것도 아니지만. 스케일이 다른 아스타 군락지에 넋을 잃고 말았다. 그리고, 보기 힘든 운해를 만난 행운에 그 감동이 배가되었다.
구름 속을 걷는 일이야 안개낀 산을 헤집고 다니는 것으로 느낌을 짐작해 보지만, 구름 위로 걸어다니는 느낌은 짐작을 할 수가 없는 일이었는데.
저 구름 바다 위를 걸어볼 수는 없지만, 구름 위에 앉은 산신령인양 마냥 신이 나서 으쓱거렸다. 날개가 달렸으면 하얀 운해 위에 살짝 앉았다가 돌아오고 싶다.
그녀와 나는 비슷한 또래다. 예쁜 색 옷을 차려입고 아스타꽃에 파묻히러 와서 만난 구름 바다에 폭 빠진 감성은 나와 똑 같으리라.
해발 952m의 감악산은 풍력발전단지다. 그만큼 바람이 센 언덕이라는 뜻인데, 감악산 별바람언덕 '꽃&별 여행' 행사가 벌써 4회째라고 한다.
아스타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 식물이다. 한번 심어두면 숙근초라서 해마다 잘 자라고 별로 신경쓸 일이 없어서 가꾸기에 수월한 편이다. 그러나 50,000㎡나 되는 넓은 언덕에 아스타국화 군락지를 조성한다는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다.
아스타국화는 우선국이라고도 하는데, 우선(새 깃털로 만든 부채)과 국화를 합친 뜻이다. 또 고대 그리이스어인 Aster(별)를 따서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꽃&별 여행'과 아주 잘 어울리는 꽃이다.
축제 기간은 9월 13일(금)~10월 13일(일) 한달 간 계속된다.
흰색 아스타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보라색 아스타가 대부분이었다.
풍력발전기는 그 자체로 멋진 조형물이다.
별꽃 아스타가 한가득이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아침 7시쯤. 서서히 날이 밝아오고 있는 중이라 꽃밭은 아직 어두운 편이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빛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하늘색에 반해서 하늘을 몇번이나 올려다 보았다.
나도 인스타그램을 시작한지라 열심히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대었다.
각자 사진을 찍고 다시 만나서 장소를 이동하고, 바빠졌다.
같은 장소에서 같이 찍는 게 아니라 서로 다른 곳에서 다른 시각으로 찍다보니까 찍은 사진을 비교하는 재미도 생겼다.
억새도 멋지다.
대나무로 만든 조형물.
염색 전시회? 설치 미술의 효과가 충분하다. 아스타국화도 흰색, 보라, 자주 다양한 색을 심어서 염색천과 잘 어울렸다.
전망대에도 올라가 보았다.
구절초 군락도 준비되어 있었다. 많이 피지 않았지만 그래도 예쁘게 핀 곳을 골라서 담아보았다.
산행기도 좋지만 '꽃찾아 여행'을 즐기는 편이다.
더운 여름이 오래 방해했지만, 그래도 가을이 왔고 가을꽃이 피기 시작하였다. 우리는 가을꽃을 찾아 열심히 여행지를 다시 누비고 다닐 생각에 가슴이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