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손으로

퇴원 후의 생활

by 세온

가끔 손이 베어서 다치면 밴드를 붙이고도 설겆이나 세수할 때 불편을 겪은 일은 있지만, 이번에는 아예 왼손을 쓸 수가 없는 형편이 되었다.

한 손으로 할 수 있는 일도 있지만, 한 손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 많다보니까 어쩔 수 없이 함께 사는 식구가 도와주어야한다.

병실에서야 오른손에 주사 연결 줄까지 주렁주렁 매달고 나면 양손이 묶여 화장실 볼일이나 식사하는 기본적인 일까지 불편하다.

수술한 어깨쪽 왼팔에는 사각 상자 모양의 스폰지 보호대를 붙인 팔걸이를 하고, 석회화 건염 때문에 통증이 심했던 왼손에는 부목을 이용한 반깁스를 하고 지냈다. 게다가 수술 부위에 냉찜질을 위한 아이스팩 주머니까지 걸어서 왼쪽 팔의 부담감이 꽤 컸다.

그나마 두 다리가 멀쩡하니 운동이라도 한답시고 왔다갔다 걸어다닐 수가 있으니 다행이라고 할까.

오른손은 주사줄에서 완전히 해방된 상태로 퇴원했다.왼쪽 손목은 풀어보니 약물 치료로 통증이 사라져서 아대만 하고 나왔는데, 집에 와서 그나마 풀어버렸다. 의사선생님이 팔꿈치 아래는 움직여도 된다고 하니 손가락은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팔 전체를 사용할 수 없어서 힘이 들어가는 동작은 할 수가 없다.

한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가 않다. 밥 먹기, 글씨 쓰기, 휴대폰 자판 사용하기(나는 오른쪽 검지 손가락만 사용한다.), 이 닦기, 조금 불편하지만 세수하기, 화장실 볼일 뒷처리하기도 혼자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한 손으로 할 수 없는 일이 더 많다. 칼질을 못 하니 요리하기가 어렵고 설겆이도 못 한다. 무게가 나가는 물건은 양손으로 들어야 하는데 그것도 어렵다. 병 뚜껑 돌리는 것도 양손이 필요하다.

샤워나 머리감는 일은 수술 부위의 실밥을 빼지않아 그쪽으로 물이 가면 안 되니 아예 남편이 거의 해주고 있다.

어제 첫 저녁에 샐러드하려고 둔 양배추를 꺼내어 양배추찜 쌈을 해먹었다. 내가 칼질을 못 하니 남편이 반으로 잘라 한장 한장 뜯어내어 물에 깨끗이 헹구고, 냄비에 물을 넣고 찜기를 얹은 후 양배추를 넣고 뚜껑을 덮은 다음 전기렌지를 켰다. 나는 말만 하고 남편이 다 했다.

사실 우리집은 가정일에 분업이 확실한 편이다. 남편이 부엌일에 취미가 없는 이유이기도 했지만, 거의 24시간 같이 시간을 보내니 부엌일은 내가 도맡아 했다. 남편은 즉석라면과 커피 타는 정도 밖에 안 했다. 가끔 내가 바쁠 때 과일 직접 꺼내 씻어서 먹는 정도였다.

내가 하나하나 지시하기는 했지만 양배추쌈은 남편이 처음한 반찬인 셈이다. 다치고 나서 밥하는 법을 가르쳐주어 계속 해왔고, 설겆이도 남편이 다 하고 있다.

앞으로 몇 달동안 왼손을 제대로 쓸 수가 없을텐데, 늘 사서 먹을 수는 없고, 가끔 먹고싶은 반찬을 남편과 함께 해봐야겠다.

요즘 세대는 남자들이 요리에 취미를 갖고 하는 경우도 많은데, 우리 딸네도 딸보다 사위가 더 음식을 잘 한다.

왼손잡이가 왼손을 다쳐서 걱정이 많이 되었는데, 한쪽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은 하고, 두 손이 필요한 일은 남편 도움을 받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근육을 오래 쓰지 않으면 굳는다. 다시 사용하기 위해 재활 운동이 필요한데 매우 힘들다고 한다. 그 과정을 거쳐야 회복이 된단다.

병원에 있을 때 재활 운동이 많이 아프다더라고 의사선생님에게 말했더니 그것은 나중에 걱정하고 우선 뼈가 잘 붙도록 넘어지거나 부딪치는 일 없도록 조심하라고 당부를 한다.

3개월이면 재활 운동을 통해서 일상 회복이 가능하다니 우선 뼈가 잘 붙을 수 있도록 힘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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