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전령사
봄의 전령사인 복수초. 노란 꽃잎이 매력적인 복수초는 추위가 아직 가시지 않은 초봄에 피는 꽃이다.
얼음을 뚫고 나와 봄을 부른다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아직 눈과 얼음이 채 녹지 않은 땅에서 제일 먼저 그 예쁜 모습을 보여주는 신통한 꽃이다.
눈 속에 피는 모습이 보고 싶었다. 그래서 작년에 샀던 복수초 다시 꽃 보려고 이름표도 꽂아놓고 잘 두려 했는데, 어느 날 보니 이름표도 간데없고, 다른 식물들을 심느라 흙도 파헤친 모양이다.
그대로 두면 여름에는 흔적도 없다가 초봄이면 나온다고 했는데, 올해 분명히 안 나올 것 같아 그냥 인터넷 구매해 버렸다.
포트 하나에 한 촉씩. 그래도 꽃봉 달고 왔다. 한동안 썬룸에 두었더니 노랗게 꽃이 피었다.
며칠 따뜻해진 날씨에, 내년에는 우리집에도 봄의 전령사가 찾아주길 바라면서 썬룸에 모셔놓았던 복수초를 화단으로 옮겨 심었다. 지정석으로 정해놓고 건드리지 않고 잘 관리해서 내년에 그 자리에서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복수초를 처음 본 것은 2022년 2월 천리포 수목원에서였다. 사진으로만 보던 복수초를 만나서 얼마나 반가웠던지.
그해 3월에 선자령 산행을 하면서 하산길에 복수초 자생 군락지를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평소처럼 산행객이 쉬고 있는 줄 알고 그냥 지나치려 하다가 그들의 자세가 뭔가 달라 보여서 가까이 갔더니, 자생 복수초를 찾아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었다.
멋진 사진 한 장을 위해 거의 엎드리다시피 겸손한 자세로 앵글을 맞추고 있는 그들 앞에 여기저기 무리 지어 피어있는 복수초들.
남편도 그 사람들 흉내를 내며 카메라를 갖다 대었는데, 나도 질세라 휴대폰으로 열심히 찍어보았다.
집에 와서 보니 내가 찍은 것이 더 나았다. 아무래도 야생화 전문 카메라가 아니고 풍경 위주로 찍는 카메라여서 그런가 싶었다.
그 뒤 순천 선암사 천년불심길, 구례 화엄사, 낙안 민속읍성에서 복수초를 보았다.
자그마한 키지만 꽃송이가 큰 편이고, 아직 풀조차 올라오지 않아 거의 갈색톤인 땅에서 환한 노란색이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준다.
강원도에는 4월까지도 눈이 오는 경우가 많고, 복수초가 피는 시기는 2~3월이다 보니까 운 좋으면 눈 속에 피는 복수초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집도 2월까지는 눈이 있었으니 집에서도 눈 속의 복수초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얼마 전 강원도 인제에 사는 지인이 복수초가 피었다고 사진을 올렸는데, 내년에는 우리 집에서도 어느 순간 뿅 하고 올라오는 복수초 노란빛을 만나고 싶다.
복수초가 새봄에 제일 먼저 만나는 꽃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