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꽃과 함께

진달래/털진달래

영취산 진달래와 노고단 털진달래

by 세온

진달래 명산이 꽤 있는데, 진달래 첫 시작은 여수 영취산이고, 그 끝은 비슬산 진달래라고 한다.

첫 진달래 산행은 잘 다녀왔다. 팔 골절 수술 후 첫 산행이라 걱정하긴 했지만, 어렵지 않은 코스로 잘 다녀왔다.

영취산은 진달래 군락지 중에서 가장 먼저 꽃이 피는 산이다. 3월 말이면 만개한 진달래를 보기 위해 찾던 산인데, 올해는 상당히 늦은 편이다. 진달래 축제가 3월 22일~23일이었는데, 꽃이 없는 축제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드디어 피었다는 소식을 듣고 4월 8일 영취산을 찾았다. 채소나 과일도 제철에 맛이 최고이듯, 진달래도 철이 늦어서인지 예년보다 덜 핀 느낌이 들었다. 가장 멋진 때의 모습을 본 다음, 또다시 그 모습을 보기 위해 찾아갔을 때 그만큼의 감동을 받을 만한 풍경을 다시 만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어떠랴. 그 모습을 보기 위해 힘들여 산을 오르고, 허락된 만큼의 즐거움을 누리는 것 역시 경험으로 체득한 이치인걸.
그래도 산 한 면을 붉게 물들이고도 남는 진달래 군락지의 붉은빛이 얼마나 반가운지. 시도하지 않으면 만나지 못했을 영취산 진달래 군락지 가운데로 파고 들어갈 수 있어서 행복하였다. 다친 곳이 다리가 아니고 팔이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영취산 진달래>






그 후 천주산 진달래 산행을 계획했으나 갑자기 강풍과 폭우 소식에 먼 거리의 여행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강화도 고려산은 산불 예방으로 전면 통제되었다. 마지막 진달래 산행지인 비슬산도 냉해 때문에 개화 상황이 좋지 않다는 소식을 들었다.

노고단 진달래는 일반 진달래와는 다르다.

잎과 어린 줄기에 털이 있어서 털진달래라고 하는데, 높은 산지의 건조한 토양에서 잘 자란다고 한다. 지리산, 설악산, 한라산 등에 털진달래가 분포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진달래가 3월 말에서 4월 초순에 피는데, 노고단 털진달래는 한 달 정도 늦은 5월 초순에 핀다. 우리가 노고단을 방문한 날짜가 5월 7일, 예쁘게 개화한 털진달래를 만날 수 있었다.


<노고단 털진달래>





잎이 나온 것을 살펴보니 뒷면에 털이 보였다.








털진달래는 철쭉과 피는 시기가 비슷해서 일반 사람들이 잘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실제로 노고단 털진달래 산행을 두 번 했는데 그때마다 철쭉이냐 진달래냐 물어보는 사람들을 만났다.

철쭉은 잎이 먼저 나오고 꽃이 피니까, 잎이 없이 꽃이 먼저 나오는 것을 보고 구별하면 쉬울 것 같다. 또 철쭉꽃보다 진달래꽃이 여리여리한 편이다.

진달래는 우리 겨레와 애환을 함께 하며 살아온 한국의 꽃이다. 오랜 기록으로는 헌화가의 수로부인에게 바친 꽃이 진달래라고 전해온다. 고려가요 동동에 나오는 '돌욋곳' 의 돌외가 달래의 고어라고 한다.

설화를 찾아보니 진 씨 성을 가진 나무꾼과 선녀가 사랑하여 달래라는 이름의 딸을 낳았는데, 딸을 탐한 나쁜 원님 때문에 억울하게 죽게 된 뒤, 딸의 무덤 가에 피어난 꽃을 진달래라고 불렀다는 이야기가 있다.

중국에서는 두견화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중국의 설화도 억울하게 죽은 여인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진달래는 식용 가능하여 화전을 부쳐 먹거나 술을 담기도 하여 우리 조상의 생활과 밀접한 꽃이었다. 어린 시절 친정어머니가 찹쌀가루로 반죽하여 진달래꽃을 얹은 화전을 구워주시던 추억이 있다.

진달래술을 두견주라 하여 그 약효가 인정되어 신분에 관계없이 널리 애용했던 국민주라고 한다.

내친김에 꽃말을 찾아보니 진달래는 사랑의 기쁨이며, 털진달래는 신념, 청렴, 절제라고 되어있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진달래가 봄처녀의 마음처럼 사랑의 기쁨을 기대한다면, 고산 지대의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고 붉게 핀 털진달래의 신념, 청렴, 절제의 정신을 배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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