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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옹치바다향기로

해파랑길 45코스 외옹치 바다향기로

by 세온

속초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파랗다. 바다색과 파란 하늘이 어울리면 비슷하면서도 구별이 가는 파란색에 푹 빠져드는 느낌이다.

바다를 좋아하는 남편에 비해, 나는 바다 여행에 심드렁한 편이었다. 동해안 쪽 산행을 갈 때 바다를 찍으려 가는 남편에게 차에 있을 테니 가서 실컷 찍고 오라고 할 때도 있었다.

산행 후 피곤함도 있었지만, 산에 비해 별로 변화가 없는 수평선 풍경이 그게 그거지 뭐 하는 느낌이랄까. 혼자 가면 재미가 없는지 몇 장 안 찍고 금세 돌아오곤 했다.

외옹치 해변길 '바다향기로'는 여러 번 걸어본 길이다. 동해 해변을 따라 부산에서 고성까지 연결된 우리나라 최장 걷기길 '해파랑길' 45코스에 속한다. 바다를 보며 걷는 길이 얼마나 예쁜지, 얼마나 힐링이 되는지 느끼게 해준 길이기도 하다.

해파랑길을 완주할 수는 없겠지만, 바다가 보고 싶을 때는 쉽게 찾아 나설 수 있는 길이 있어서 좋다. 더구나 강원도는 양평에서 당일 코스라 마음만 먹으면 바로 실행 가능한 여행지가 되었다.

이름도 예쁜 바다향기로 입구를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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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을 경계로 하늘과 바다가 서로 다른 파란색을 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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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바위는 파도에 다듬어져 동글동글한 성품을 보여준다.

우리도 예전에는 모나고 뾰족했단다. 세월이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지. 감정에 휩쓸려 상처받으며 부딪치지 말고 사람들과 둥글둥글 잘 어울려 살아가렴. 세상은 너만 중요한 것이 아니고 모두가 너만큼 중요하단다. 해변에 서로 잘 어울려 함께 하는 바위들처럼. 자세히 봐. 모두가 크기도 모양도 다르지만, 다들 동글동글하지 않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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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를 기다려 찍었다. 호수와 다른 점은 파도의 포말이 아름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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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향기로는 군 작전지역이었다. 철책선이 가려 바다가 잘 안 보이지만, 안보 또한 중요한 것이니까.

예전에는 군 작전지역이라 개방되지 않았던 곳인데, 몇 해 전부터 데크길을 조성하여 일반에게 공개되었다. 참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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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책 사이로 바다를 찍어본다. 얕은 바닷속에 미역이 자라는지 해가 비친 바다의 빛깔이 오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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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책 위의 작은 설치 미술 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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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향기로 걷기는 여기까지만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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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캘리그라피 작품이~울산바위와 바다향기로에 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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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던 길을 되돌아갈 수도 있지만(올 때마다 그렇게 했는데) 이번에는 다른 길을 찾아보기로 했다.

언덕을 올라가면 롯데리조트가 있다. 그곳을 통과해서 걷기로 했다. 길이 있는지 확실치 않아 걱정했는데, 올라가니 바로 아름답게 조성해놓은 리조트 내 정원으로 연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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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준비하는 손길. 직원들이 열심히 겨울의 마른 가지를 걷어내느라 분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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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하도 예뻐서 찍어보라고 했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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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을 내려와서 도로를 따라 잠깐 걸으면 외옹치 출발점으로 되돌아온다.

동그란 가로등 위에 갈매기 두 마리가 나란히 조형물인 양 앉아 있어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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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km, 40분의 부담스럽지 않게 짧은 바다 걷기길 여행을 잘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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