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으로 자리잡기를

남한강길 산책

by 세온

양평에 살기로 마음먹은 이유 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이 바로 남한강 자전거길이었다.

매주 다니던 산행을 뜻하지 않은 무릎 통증으로 중단하게 되었을 당시, 남편이 알아본 평길 걷기 코스가 양평 물소리길.

때는 봄이었고, 강변을 따라 길게 이어진 자전거길에는 흐드러지게 핀 연분홍 벚꽃과 수양버드나무의 연둣빛이 마침 최고의 아름다움으로 어우러졌었다.

지금 이곳에 집 짓고 이사한 이후, 이런저런 이유로 남한강길 산책조차 제대로 나가지 않는 아이러니한 생활이 몇 년 계속되었다.

우리 동네 다니는 건 여행이 아니라는 느낌이 슬며시 자리 잡았던 모양이다.

남편의 취미가 여행인데, 고속도로 드라이브인지 혼동이 될 정도로 꽃여행도 멀리로만 다니느라, 양평 우리 동네 그 아름다운 걷기길은 최고 절정일 때조차 방문하지 못했다.

퇴직 이후 불어나는 체중으로 슬며시 스트레스가 쌓이던 중에,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산책을 나가자는 제안을 했다.

혼자서는 어디 다니지 않고, 혼자 집에 있는 것도 싫어하는 남편이라 실내 운동은 본인도 싫고 아내도 못하게 막는다. 탁구, 헬스, 수영, 라인댄스, 요가 같은 프로그램은 희망을 버린 지 오래다.

내가 원해서 양평 전원주택 살이를 왔으니 남편 혼자 심심해하던 말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다닐 수만은 없다.

자연 속에서 걷기를 가장 선호하는 남편이다. 이제는 체력이 전만 못해서 쉽지 않지만, 매주 산행을 다녔다. 걷기길도 열심히 다녔다.

꽃밭 만들기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 다시 산행이나 걷기길을 시작했지만, 날씨가 너무 더워서 매주 다니기가 쉽지 않다.

나이 들어 산행을 못 다니게 되면 남한강길을 걸으면 되겠다 싶었는데, 오늘로 나흘째 매일 걸었다. 오늘은 비 예보가 있는 데도 우산을 준비해서 나갔다.

루틴이란 매일 하는 좋은 습관이 아니던가. 걷기를 일상적으로 하게 되면 체중 관리는 물론, 건강도 저절로 보장될 것이다.

산책로에 뛰는 사람이 많아졌다. 얼마 전 TV에서 천천히 뛰기에 대한 소개를 방영하더니, 어느새 그게 유행이 되었나 보다. 아마 마음은 있었지만 부끄러워 용기를 못 내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어난 것이 아닐까 싶다.

내가 제일 부러워하는 운동이 자전거 라이딩과 마라톤인데, 무릎을 위해 산행도 조심해야 할 나이라 그저 부러움만 삼키는 중이다.

나이에 맞게, 내 몸에 맞게, 형편에 맞게

매일 남한강길 걷기를 계속할 생각이다. 몸이 조금씩 가벼워지고 체력이 향상되고 아침 산책이라는 좋은 루틴이 일상으로 자리잡기를 바란다.

하늘이 흐렸는데도 아침 풍경은 그럴 수 없이 상쾌하고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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