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일까

브런치 글쓰기

by 세온

브런치 작가가 되기 위해 무척 애를 썼다.

그리고 세 번의 도전 끝에 그 자격을 얻었다.

'작가'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작가일까.


글쓰기를 참 좋아했다.

고교 시절에는 교내 백일장은 물론, 시에서 주최하는 백일장에서 장원을 했고, 교내신문의 기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현직에 있을 때는 문예반 지도도 하고, 수필 공부를 위해 정진하기도 했다.

세월은 쉬임 없이 흘러갔고, 생활은 작가의 삶을 지원하지 않았다.

40년 직장 생활 후 퇴직을 하고, 생활이 내게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 만한 여유를 허용했을 때, 쓰고 싶었다. 그래서 브런치의 문을 두드렸다.

브런치 작가가 되면 내가 뭔가를 이룰 수 있을 줄 알았다. 한 3년 그렇게 애를 쓰다가 어느 순간 긴장의 끈을 놓아버렸다.

세월은 전보다는 느리지만 여전히 쉬임 없이 흘러갔고, 나는 작가가 되기엔 실력이 부족하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매일 글 쓰는 브런치 작가들은 어떤 능력자들일까. 글쓰기의 근육을 열심히 키우는 사람들은 마침내 작가다운 작가가 되는 영광도 누릴 수 있으리라. 글을 한참 발행하지 않으면 경고문 같은 알림이 뜬다. 여러 번 되풀이되는 알림에도 쉽게 글을 쓰지 못했다.

글 쓸 의무?를 느끼게 되는, 안 쓰면 무언의 압력 같은 것이 존재하는 마당이 브런치를 포함해서 네 군데쯤 된다. 어떤 카페나 밴드는 가입해 놓고 구경만 하기도 하지만, 나름 열심히 참여하는 카페 두 군데와 블로그, 브런치는 쓰고 싶어 쓰기도 하지만, 써야 하니까 쓸 거리를 찾기도 하는 곳이다. 네 군데를 다 열심히 할 수 없으니 자연 우선순위가 생기게 된다.

우선순위에서 브런치가 뒤로 밀리는 이유는 바로 '작가'라는 호칭 때문이다.

일상의 신변잡기나, 그때그때 느끼는 가벼운 발상, 관심사에 대한 가벼운 소회 같은 것은 브런치가 아니라 블로그로 가게 된다.

여행기의 경우, 블로그에서 글을 써서 브런치로 옮기거나, 브런치에 쓰고 그 글을 블로그에 옮기기도 했으나, 한 곳에 글을 올리고 나면, 그 글을 옮겨서 수정 편집을 하는 일이 갈수록 버거워졌다. 순서가 블로그가 먼저다 보니까, 블로그에 열심히 발행하면서도 브런치로 옮기지 못하고 시간을 놓쳐버리게 되고, 그렇게 되면 김이 빠져서 브런치는 옮겨 쓰지 않고 넘어가 버리는 것이다.


수필가라는 호칭을 얻기 위해서는 얼마나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이대로는 그 수준에 못 미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망설이는 사이 세월은 흐르고, 칠순의 나이가 되었다.

올해, 작가가 되기 위해서 책 한 권쯤 내고 싶었던 처음의 소망은 접었다.

글이 잘 안 올라오는 이유다.


하늘은 가끔 구름과 지는 해를 이용하여 예술작품을 펼쳐놓는다.

석양의 아름다움 만큼 멋진 글을 쓰는 작가들의 작품을 가끔 만나면, 나의 왜소함이 더 느껴진다.


'작가'다운 글이 아닐지라도, 내 브런치니까, 내 글을, 나 다운 글을 가끔 올리더라도 흉보지 마시길.

여러 번의 경고가 부끄러우나, 그럼에도 브런치의 끈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작가'에 대한 미련이 아주 조금은 남아있다는 것을 고백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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