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일 어린이날 깜짝 산행 다녀왔다. 원래는 토요일 황매산 산행 계획이었는데, 날씨가 흐릴 거라는 예보에 갑자기 하루 전에 결정해 버렸다. 흐린 날씨보다는 파란 하늘 아래서 철쭉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실은 임플란트 수술을 한 지 이틀밖에 안 지나서 과격한 운동하지 말라는 의사 선생님 말씀이 있긴 했는데, 황매산 정상을 가지 않기로 하고 트레킹 수준으로 다녀오기로 했다.
당일 여행으로 다녀오기로 해서, 간단히 남편만 배낭을 준비하고, 나는 허리 쌕이랑 스틱만 준비하고 떠났다.
새벽 2시 기상, 3시 출발이다. 시간 절약을 위해 산청군 차황면 미리내 타운 제2주차장에서 준비해 간 도시락으로 간단히 아침 식사를 했다.
황매산은 산청군 차황면과 합천군 가회면 경계에 걸쳐 있다. 합천 쪽으로는 일출 사진을 찍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일찍 주차장을 채워서 자리가 없을 것 같아 우리는 주로 산청군 쪽에 주차를 하는 편이다. 그런데 올해는 산청군 쪽도 매우 혼잡했다. 일찍 갔으니 제일 아래 주차장이라도 자리가 있었지, 나중에 나올 때 보니까 주차한 차들이 한 차선을 차지한 채 마을 어귀까지(약 2km 정도) 늘어서 있었다. 거기서부터 계속 걸어올라 가면 철쭉 군락지 가기도 전에 지칠 텐데...
사람들이 어쩌면 그렇게 부지런한지, 우리가 오전 6시 반 도착인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꽃길 산행을 하고 있었다.
주차장에서 올라오자 마자 진분홍 꽃잔디 화단이 우리를 반긴다.
우리는 미리내 파크(옛 드라마 촬영지) 쪽으로 갔다. 농특산물 판매 장터가 마련되어 있는 광장 주변에는 여러 가지 시설물을 예쁘게 만들어 놓았다. 축제는 취소되었지만 농산물 판매는 하는지, 판매용 몽골 텐트가 여럿 세워져 있었지만 아직 열지 않고 있었다.
무장애 데크가 설치되어 있어서 아주 편하게 걸어 올라갔다.
금낭화가 많이 피어있었다.
할미꽃은 얼마나 할머니 머리 같은지. 이름 참 잘 지었구나 싶다.
황매산 정상 쪽으로 바로 올라가는 지름길 코스가 있어서 올라갔다. 별로 험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황매산 철쭉은 약간 연보라색에 가까운 분홍색이다.
황매산 정상은 맨 위가 뾰족하니 특이한 모습이다. 예전에 올라간 적이 있는데, 계단이 거의 정상까지 가파르게 이어져 있어서 단단히 각오를 하고 올라가야 했다. 이번에도 정상을 가려고 했으나 무리하지 말라는 의사의 지시를 따르기로 했다.
돌팍샘 약수터다. 입구에 있던 돌팍샘 안내판에 의하면, 황매산의 황(黃)은 '부(富)'를, 매(梅)는 '귀(貴)'를 의미하며 풍요로움을 상징한다고 한다. 예로부터 이곳 돌팍샘에서 흐르는 물을 밟거나, 징검다리를 건너 황매산을 오르내리면 부자가 되고, 지극한 정성으로 기도를 하면 한 가지 소원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구전으로 내려오고 있단다.
황매산 정상 쪽을 올라가면서 찍어 보았다. 철쭉이 절정이었다. 데크와 연결되어 정상까지 가는 계단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정상과 반대편 쪽으로 올라갔다. 안개 속의 능선이 아주 멋있었는데, 카메라에 잘 담기지 않아 아쉬웠다.
바위 꼭대기에 사람들이 올라가 있는 모습이 멀리 보였다. 높은 곳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꼭 있다. 나는 고소공포증은 아니지만, 위험해 보이는 곳은 사양하는 편이다.
멀리 합천 오토캠핑장 모습이 보인다. 라이브를 하는지 노랫소리가 이쪽까지 들렸다.
산불 감시탑 있는 데까지 가기로 했다. 이른 시간인데 이미 사람들이 많다.
해발 1,000m 이정목이 이었다. 황매산 정상 높이는 1,108m라고 한다.
철쭉 군락지가 꽤 넓은 편이다. 제1 ,2, 3 군락지로 나누어져 있다.
철쭉 군락지에 멋스러운 참나무가 두 그루 나란히 있었다. 그중 하나를 찍어 보았다.
철쭉 군락지의 아름다운 모습들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이 예쁜 꽃들이 산 높은 데 있어서 노력을 하여 올라오지 않으면 볼 수가 없다. 그래서 더 귀해 보인다.
합천 쪽 모습이다.
한쪽 능선이 철쭉에 뒤덮여있다.
철쭉꽃 터널도 지나가 본다. 철쭉이 사람 키보다 큰 것도 많았다.
감암산 쪽으로 조금 더 가면 연달래가 모여 피어 있는 곳이 있다. 일반 철쭉보다 훨씬 연한 분홍색이다. 우리는 여기서 잠시 쉬면서 간식을 먹었다. 사람들이 별로 안 찾는 곳이라 한적했다.
소나무 쉼터에 사람들이 쉬고 있다. 나무 그늘이 별로 없는 철쭉 군락지에서 소나무가 좋은 쉼터를 마련해 주었다.
돌아오는 길, 더 파래진 하늘과 황매산 정상의 모습을 담아본다.
쉬엄쉬엄 걸은 거리가 8.1km, 총 3시간 20분 걸었다. 사람이 너무 많아 다음에 또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참 좋은 추억 하나를 얻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