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천길 거무내길

양평 물소리길 5코스

by 세온

아침에 일어났는데 하늘이 유난히 맑다. 사진 찍기 좋은 날이다. 갑자기 양평 가자는 말에 남편이 두말없이 짐을 꾸린다. 5월 9일 월요일, 양평 물소리길 5코스를 걸었다.

서울 출발 9시. 넉넉잡고 한 시간 반이면 양평 원덕역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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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소리길 5코스는 원덕역에서 용문역까지 흑천을 끼고 걷는 길이라 <흑천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안내판에는 총 7km, 소요 시간 2시간 30분이라고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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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코스에서 조금 걷다가 흑천의 다리를 건너면 추읍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있다. 주로 원덕역까지 전철로 오거나, 차를 원덕역에 주차하고 추읍산 등산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도 두 번 추읍산에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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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로를 따라 걷다가 딸기 체험 농장 쪽으로 우회전한다.

논에 물을 댄 것을 보니까 모내기할 준비를 하는 모양이다. 중부 지방이 6월 초쯤이면 모내기를 한다니까 그때쯤이면 온 들녘이 바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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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하우스 안에 상추를 가지런히 줄 맞춰서 심어 놓았다. 원덕은 쌈 채소로 유명한 곳이다. 양평은 지역에 따라 인기 농산물이 있다. 양동면의 부추, 청운면의 수박도 유명하다.

지금은 아주 조그만 모종이지만 농부의 정성으로 곧 무럭무럭 자라서 여러 가정의 식탁에 오르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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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 카누 용선 체험장이 있다. 카누는 참 타보고 싶은 기구이지만, 수영을 못하는 나로서는 용기가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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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천은 우리말 이름이 거무내다. 물속의 돌이 검어서 물이 검게 보인다 하여 거무내라고 했다고 한다. 진한 빛깔의 강물에 반영이 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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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덕리는 양평읍에 속하지만 전형적인 농촌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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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건너면 추읍산 등산로가 나온다. 등산로 초입에 경사가 급하지만, 산행하기 어려운 산은 아니다. 정상을 거쳐서 삼성리 쪽으로 하산할 때 좀 가파른 편이라 힘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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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천 정비 공사를 하려는지 벚나무들을 많이 베었다. 수해 예방을 위한 공사를 진행하다가 알게 되었을까. 문화재 시굴조사 관련 안내 팻말이 있었다. 베어낸 나무들이 아깝지만, 다 계획이 있어서 그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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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각 공사도 한창이다. 흑천을 건너는 원래 다리는 너무 낮아서 비가 많이 오면 잠긴다고 하더니 높고 튼튼한 다리를 놓는 모양이다. 새 다리가 완공되면 주민들이 안심하고 통행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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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맑고 산은 푸르다. 신록의 아름다운 모습이 5월의 한가운데를 장식하고 있다. 이제 갈수록 더 짙은 녹색으로 바뀌면 화려했던 파스텔 색의 그라데이션도 사라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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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꽃이 많아서 검색해보니 천궁이라고 나온다. 진정, 진통, 강장 등에 효능이 있는 약용식물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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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리뱅이란 이름이 참 재미있다. 키도 제법 커서 길을 가다 보면 눈에 잘 띄는 풀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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씀바귀는 노란색 꽃만 있는 줄 았는데, 흰 씀바귀도 있단다. 곳곳에 흰씀바귀가 많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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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조각구름 하나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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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에 있으면 절로 힐링이 된다. 내가 나무가 된 것처럼 느끼고 숨 쉬는 듯한 기분이 든다. 숲 밖에서도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물과 같이 있으니 더욱 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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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팝나무와 하늘이 멋지게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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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숲 터널 길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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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내 마을 체험관이라는 건물이 보인다. 농촌 생활 체험 마을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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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리 마을의 다리에는 솟대가 장식되어 있다. 새 모양이 대부분인데, 물고기 모양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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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녹색 밭이 눈에 띈다. 녹색은 언제나 힐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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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럼을 가르친다는 안내판이 있는 집을 들여다보았다. 빨랫줄의 빨래와, 멋지게 만든 닭장의 모습이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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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로 키우려고 메타세콰이어를 줄지어 심어 놓았는데, 적응에 실패한 건지 잎이 없는 나무가 많다. 잘 키우면 물소리길 명물이 될 텐데. 메타세콰아어는 매우 생육이 빠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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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진원 농장이다. 사유지라 정문 출입을 삼가해달라고 한다. 물소리길은 농장 출입구 왼쪽에 있는 오솔길로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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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의 전원주택 단지 모습이 보였다. 우리도 저렇게 지어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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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와 물소리길 인증대에 도착했다. 쉼터에서 준비해 간 샌드위치를 먹었다. 12시가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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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 때 과학 시간에 세포 관찰로 사용했던 달개비를 만났다. 요즘 달개비 만나기가 쉽지 않았는데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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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 나무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지나가는데 아카시 향기가 짙게 풍겼다. 5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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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홧가루가 바닥에 하트 모양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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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천에 좀 더 가까운 길로 접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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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덕에 애기똥풀과 수레국화가 피어 있었다. 수레국화는 누군가 심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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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 시설 위에 데크를 설치한 센스가 돋보인다. 수양버드나무가 멋진 그늘을 만들어 주어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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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궁이 많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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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길로 올라간다. 파란 하늘이 예쁘다. 물소리길 로고도 파란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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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그라데이션을 올해 또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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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가 풀숲에 숨어 있었다. 징검다리를 건너가자 뽕나무가 몇 그루 있었다. 오디가 까맣게 익으면 다시 찾아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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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대를 또 하나 만나면 유턴해서 용문 하수처리장 쪽으로 걸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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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3리에 도착했다. 용문 중심가인 셈이다. 용문역에 가까워졌다. 용문이라 역시 가로수도 은행나무다. 용문을 대표하는 것이 바로 용문사의 은행나무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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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역 철길 옆에 공원을 아주 예쁘게 만들어 놓았다. 작은 공원인데, 작을 소(小)가 아니라 웃을 소(笑) 공원이라고 이름을 붙인 게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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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 터널에는 얽힌 이야기가 있다. 세조 대왕이 오대산 월정사에 가실 때 주막거리에서 쉬다가 물을 청했는데, 그때 더다 드린 샘물을 어수물이라 하고, 마을 이름을 어수동, 어수 마을이라고 했다고 한다. 터널 앞에는 세조대왕 포토존이 그려져 있었다. 터널 안에 왕의 행차도와 당시 용문의 모습을 보여주는 산수화가 있다고 하는데, 사진에 담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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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용문역에 도착했다. 전철을 타고 원덕역으로 가는데 5분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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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에 용문산에 간 적이 있다. 올라가는 내내 어찌나 험하던지, 다시는 못 오겠다고 했다. 계곡 쪽으로 올라갔다가 하산은 능선 쪽으로 했는데, 내려오던 길에 만난 단풍이 어찌 그리 곱던지. 그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 체력이 허락하면 올해 또 한 번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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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걸은 거리는 7.7km. 시간은 2시간 30분 걸렸다. 6코스는 용문사 은행나무를 보러 가는 걷기 길이라, 가을에 걷기로 했다. 물소리길 전 구간 중 5코스까지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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