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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새 Apr 22. 2022

우리 동네 둘레길

서울 관악산 둘레길 2구간 / 서울둘레길 5코스 

  관악구청 홈페이지에 소개되어 있는 관악산 둘레길에 대한 소개로 글을 시작해 본다.

 

관악산 둘레길은 3개의 구간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구간(애국의 숲길)- <까치산 생태육교~서울대 정문> 거리 6.2km. 2시간 40분 정도 소요.

 제2구간(체험의 숲길)- <서울대 정문~ 국제산장아파트> 거리 4.7km. 2시간 정도 소요.

 제3구간(사색의 숲길) - <국제산장아파트~신림 근린공원> 거리 4.1km. 1시간 50분 정도 소요. 


 거실에서 산이 보이는 전망 좋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아파트에서 관악산 둘레길 2구간으로 연결되는 등산로가 있다.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물병 하나 들고 숲길을 걸을 수 있는 곳이다. 소위 숲세권 아파트다.

 이렇게 좋은 환경에 살면서 왜 여기를 떠나 생활이 더 불편해질지도 모를 양평으로 이사를 가려고 하는지. 어쨌든 주사위는 던져졌고, 차근차근 순서를 밟고 있는 중이다.

 꽃을 좋아해서 베란다는 물론 거실 앞까지 화분이다. 그런데 제일 좋다는 향인 남향 아파트는 사람이 살기에 좋은 곳이지, 식물한테는 햇빛 부족이다. 집에 제라늄이 많은데, 겨울에 꽃이 제일 잘 핀다. 4,5월만 되어도 햇빛이 거실 안쪽까지 들어오지 않아 햇빛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꽃들이 살기는 좋지 않다는 뜻이다. 화원에서 예쁘게 핀 꽃을 사다 놓고 아무리 잘 보살핀다고 해도 한 달 지나면 슬슬 시든다. (관엽 식물은 잘 자란다.)
 아파트라 산이 가까워도 방충망 닫아 놓고 살기 때문에 산에서 오는 좋은 공기도 한번 걸러서 들어오는 느낌이 든다. 엘리베이터 내려가면 금방 산이 가까워지지만 그렇다고 차 한 잔 들고 내려가게 되지는 않는다.
 자연 속에서 살지만 가깝지 않아서 아쉽고, 식물을 키우고 살지만 모자란 햇빛이 절실해서. 여행 가면서 마음에 드는 동네를 보면 '여기서 살고 싶다' 노래를 부르다가 결국 전원주택행을 결정해 버렸다.
  아무리 늦어도 올겨울이면 이 집을 떠나 살 것 같다. 지금 설계 중이고, 건축 허가 넣을 준비를 하고 있다. 내년이면 못 보게 될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에 남겨, 두고두고 꺼내보고 싶어서 자주 카메라를 챙긴다.
 날을 잡아 관악산 둘레길 사진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준비하고 나오는데, 날씨가 흐리다. 할 수 없이 얼마 전에 찍은 사진과 함께 올리기로 했다. 블로그에만 관악산 둘레길을 2편 정도 올렸는데, 브런치에도 한편 쯤 정리해서 올려야 할 것 같아서 이 글을 쓴다.  베란다 방충망을 열고 찍은 모습이다. 맑은 날씨를 기다려 파란 하늘과 함께 찍었다. 관악산은 지금 신록의 계절이다. 연두와 연초록, 초록의 그라디에이션에 벚꽃의 연분홍이 점점이 박힌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는 모습이다. 아름다운 신록의 기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더 소중하고, 더 행복한 느낌이 든다.

 며칠 전 흐드러지게 피었던 벚꽃이 꽃비로 내릴 때 찍은 것이다. 꼭 눈이 내린 것 같다. 바닥에 하얗게 쌓인 꽃잎과 연한 녹색 단풍나무 신록이 멋진 풍경을 만든다.

 산책로로 나오면 등산로와 바로 연결이 된. 올라가면 관악산 둘레길이다. 며칠 사이에 숲 색깔이 더욱 짙어졌다. 그래도 아직은 연초록이 우세하다. 하늘이 회색이라 아쉽다.

 꽃을 제법 달고 있던 명자나무는 벌써 바닥이 낙화로 발그레해졌다. 그래도 아직은 예쁜 꽃이 지나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즐겁게 한다.

 조팝나무도 한창이다. 

  5월에 핀다는 귀룽나무가 제법 꽃을 달았다. 하얀 꽃이 마치 아카시 나무처럼 주렁주렁 매달려서 만개할 때는 나무 전체가 하얗게 빛나, 멀리서도 금방 눈에 띈다.

 귀룽나무를 처음 본 것이 금강 벼룻길에서였다. 수령이 꽤 오래된 나무였는데, 하얗게 꽃을 주렁주렁 달고 있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그때 검색해 보고 이름을 알게 되었는데, 관악산 둘레길에서 다시 만났다. 아니 전에는 잘 몰라서 그냥 꽃이 피었나 보다 하고 지나갔을 텐데, 알고 나니까 눈이 뜨인 것이리라.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 않는가. 아직 철이 이른 편이라 꽃 개체수가 적어서 만개했을 때만큼은 화려하지 않다.

 서울 둘레길 경유지인 호압사로 올라가는 길이다. 지난번 보았을 때 활짝 피었던 벚꽃은 지고, 대신 배꽃이 한창이다. 황매화도 제법 꽃이 많이 피었다. 명자나무 꽃도 여전하다. 산우회 팻말이 붙어 있었는데, 동호인들끼리 계속 가꾸고 있는 듯하였다.

 4월 15일 벚꽃이 있을 때의 모습이다.

 삼성산 성지는 천주교인들에게 아주 중요한 성지다. 일부러 찾아와서 기도하는 교인들이 많고 순례 여행지로 찾기도 한다. 순교자 세 분의 유해가 안장된 곳이라고 한다.

 삼성산 성지에 복숭아꽃이 예쁘게 피었다.

 삼성산 성지에서 조금 더 가면 유아 동네 숲터가 있다. 잣나무와 메타세콰이어, 단풍나무로 이루어진 쉼터다. 어린이집 아이들이 여기까지 올라오기가 쉽지 않은 편이라 유아들보다는 어른들이 더 많이 쉬는 것 같다. 작은 평상이 여러 개 마련되어 있어 휴식을 취하는 산객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멋스러운 트리 하우스도 있다.  

  자주 가는 곳은 아닌데, 족구장 근처에 멋진 조망지가 있다. 보이는 산봉우리가 국기봉 전망대가 있는 곳이다. 그 위로 올라가면 미세먼지 없이 시야가 깨끗할 때는 멀리 북한산 인수봉까지도 볼 수 있다.

 아래 보이는 절이 약수사이다. 그 옆에는 지금 재개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몇 년 있으면 이곳 풍경도 완전히 바뀌지 않을까 싶다.

 족구장 주변 정리를 한다고 오래된 진달래를 잘라버린 흔적이다. 꽃이 없는 계절에 작업을 해서 몰랐을까.  키가 1.5m 정도 되는 진달래였는데, 봄마다 와! 하고 함성을 지르게 만들던 나무를 그만 싹둑 잘라버렸다. 그 옆에도 두어 그루 더 있었는데 같은 처지가 되었다. 그래도 죽지 않고 뾰족뾰족 나온 새잎들이 기특하기도 하고 안쓰럽다.

  관악산 관문(관악산 공원 입구)에서 호압사까지를 특별히 도란도란 걷는 길이라고 한다. 서울시 테마 산책길에 선정된 길이다. <서울대 - 천주교 성지 - 호압사 - 산림 쉼터(유아 동네 숲터)>까지 도란도란 이야기하면서 걸으라는 뜻인가 보다.

 보덕사에는 늘 염불이나 찬불가 같은 음악 소리가 들린다. 다른 사람들이 켜고 지나가는 음악 소리는 시끄러운데, 절에서 들리는 소리는 묘하게 숲과 어울린다. 입구에 걸린 현수막에 있는 글귀 하나 마음에 담아본다.

  <원인을 가벼이 여기고 결과를 중히 여기면 도를 구하여도 이익이 없다.> 

 돌산 갈림길이다. 녹두거리로 하산할 때는 왼쪽 길로 내려간다.  오늘은 오른쪽 길로 해서 관악산 공원 입구 쪽으로 간다. 집으로 갈 때는 보통 버스를 이용한다. 직진하면 돌산 국기봉이 나온다. 국기봉은 지난번 찍은 사진이다.

 돌산 국기봉에서 본 서울대 전경이다.

  서울 둘레길 5코스는 <사당역 갈림길에서 낙성대 - 관악산 공원 입구 - 호압사 - 석수역>까지 총 13km, 6시간 거리라고 한다. 주로 우리가 아침 산책으로 걷는 둘레길은 <호압사 ~관악산 공원 입구> 3.5km에 500m 정도 더해서 4km쯤 걷는 셈이다.


 잎 모양이 특이한 산사나무가  자라고 있다. 이것도 5월에 하얀 꽃이 피는데, 가을에는 빨간 열매가 매력적이다. 열매는 산사자라고 해서 한약 재료로 쓰인다고 한다. 정원에 꼭 심어보고 싶은 나무다.

 진달래는 90% 이상 꽃이 졌다. 연달아 피는 연달래(토종 철쭉)는 10% 정도 개화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 주쯤에는 만개하지 않을까 싶다.  아래 사진  왼쪽이 철쭉잎이고, 오른쪽은 진달래  잎이다.

 만개한 철쭉도 있어서 반가웠다.

 꽃봉오리는 쌕깔이 진해서 예쁘다.

 소나무 때문에 가려지긴 했지만 신록이 아름다운 그라디에이션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병꽃나무 색깔이 진하다. 지난번 화왕산에서 만난 병꽃나무는 거의 흰색에 가까웠다.

 나무 계단이 편안하다. 우리는 할아버지 계단이라고 부른다. 올라올 때는 그래도 오르막이라 힘들 것 같다.

복숭아꽃은 그 화려함으로 해서 언제나 눈에 띈다. 지나가는 산객들이 연신 감탄한다.

 빈터에 국수나무를 식재하였다. 흔하디 흔하고 쉽게 자라는 국수나무를 식재한 것이 특이했다. 작년에 구절초를 심었는데 제대로 자라지 않아 국수나무로 바꾼 모양이다. 땅이 척박하고 햇빛이 잘 안 들어서 야생화가 자라기 어려운 땅이다.

장승길이다. 새로 만든 것도 있는 듯했다. '역병 퇴치 대장군'이 있었다.

 단풍나무는 단풍이 들지 않아도 예쁘다.

 관악산 등산로와 서울 둘레길이 갈라지는 갈림길이다. 여기서 종종 길을 묻는 사람들이 있다. 서울 둘레길을 가려면 물레방아가 있는 곳에서 오른쪽 길로 가면 된다.

 홍단풍이 단풍 든 것처럼 예뻤다. 가을에도 멋있는 단풍을 자랑하는 곳이다.

 영산홍인지 철쭉인지 잘 구별을 못한다. 영산홍은 키가 작은 편이라고 한다. 겹꽃으로 된 것은 처음 본다. 잎이나 꽃 모양을 보면 철쭉 같기도 하다.

영산홍과 홍단풍이 화려하다.

 날씨 때문인지 어제보다 한산하였다. 비가 올 것 같은 날씨인데 하늘만 우중충할 뿐 비는 오지 않고 있다. 이런 날씨가 사진 찍기는 좋지 않은 편이지만 산책하기는 참 좋은 날씨다.

 인증 박스가 있는 곳이다. 오늘은 웬일로 인증 수첩과 안내서가 꽉 차 있어서 하나씩 꺼내어 가졌다. 물론 <관악산 호암산 코스 2>에 인증 도장도 찍었다. 인증 도장을 찍는 칸이 총 28개였다. 몇 개나 찍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경전철 신림선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2022년 5월 개통 예정이라는데, 지상에는 으뜸 공원이라고 이름 지은 공원을 조성하는 중인 듯했다. 지금도 교통이 좋은 편이지만, 경전철이 개통되면 한결 더 접근성이 좋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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