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온새 Jun 11. 2022

서울 둘레길 5코스

관악산둘레길5코스/호암늘솔길

 관악산 둘레길 2구간이 서울 둘레길 5코스 중  <관악산 공원 입구 - 호압사>와 겹친다. 지난 4월 22일 발행한 '우리 동네 둘레길'에서 그 구간에 대한 내용을 올린 적 있다.

 서울 둘레길 5코스(호암산 코스)는  <관악산 공원 입구 - 호압사> 3.5km 구간과 <호압사 - 석수역> 3.8km 구간을 합한 7.3km이며, 약 3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고 안내하고 있다.

  집을 나와 5분이면 오를 수 있는 산이 집 앞에 있다.

 손녀를 초등학교에 보낸 후 우리 부부는 아침마다 관악산 둘레길을 올라간다.

 참 좋은 곳에 살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물 한병 들고 관악산 둘레길을 가거나, 좀 더 준비해서 서울둘레길 5코스의 절반인 호압사에서 석수역까지, 또는 호압사에서 서울대까지 쉽게 걸을 수 있는 딱 중간 위치에 집이 있다.  

 마트나 병원도 집 가까이에 있는 곳보다 산길을 걷고 나서  좀 떨어진 곳을 갈 때가 많다.  우리 단골 마트는 집에서 걸어서 한시간 반 거리에 있다. 

 "시흥에 있는 이비인후과 갈까?"

 요즘 감기 때문에 비염이 심해져 셔 병원 갈 일이 생겼다. 집 가까이 이비인후과가 없어서 어차피 차를 타거나 걸어서 가야 하는데, 남편이 5코스를 걸어 시흥에 있는 옛 단골 병원에 가자고 했다.

 그러자고 하니, 얼마 전에 산 카메라 성능을 좀 더 시험해보고 싶다고 하며 카메라를 챙긴다. 

 그리하여 지난 4월 22일에 절반만 걷고 나중에 걷기로 한 서울 둘레길 5코스 호압사 - 석수역 구간을 걷기로 갑자기 결정하였다! 

 사실 제대로 글을 쓰기 위해서 버스를 타고 와서 관악산 공원 입구에서 출발하여 석수역까지 제대로 걸으려고 했지만, 오후에 손녀를 픽업해 와야 해서 시간이 많지는 않아, 5코스를 관악산 공원 입구부터 걷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그래서 호압사 - 석수역으로 계획을 세우고, 간단히 과일 간식과 물만 준비한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섰다.

 관악산 공원 입구 - 호압사까지의 과정은 4월 22일에 찍은 브런치에 실린  <우리 동네 둘레길> 사진으로 대신한다. 

 관악산공원 입구 사진부터 재배치하여 출발해본다. 




 서울대로 오는 버스가 많아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버스 정류장 이름은 관악산 입구다. 이제 신림선이 개통되었으니, 전철로 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관악산 공원 입구 산문

 직진하면 호수공원으로 가는 길이다. 관악산 등산을 하려는 사람들은 호수공원 쪽으로 가야 하지만, 서울둘레길(석수역 방향)은 물레방아 오른쪽 길로 들어서야 한다. 

  작은 다리를 건너고, 장승길을 지나간다.

 계단을 올라가면 이정표가 기다린다. 도란도란 걷는 길은 서울시 테마산책길에서 정한 이 길의 이름이다. 도란도란 좋은 사람들과 좋은 추억을 쌓는 곳이다.   

 경사가 급하지 않아 쉬운 계단이다. 그래도 여름에는 좀 더울 듯하다. 

 보덕사 입구를 지나간다.

개천에 징검다리가 재미있다.

트리하우스를 지나면 유아숲놀이터가 나온다. 

 삼성산 성지를 지나간다. 

 호압사로 가는 길이다. 여기서 서울 둘레길과 관악산둘레길이 헤어진다.

 산우회 동호인들끼리 마음을 모아 예쁜 꽃밭을 가꾸어 지나가는 산객들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곳이다.  호압사로 올라가는 길은 좀 경사가 있는 돌계단이다.




 6월 11일 금요일 아침. 집에서 9시 10분에 집을 나섰다.

 집에서 호압사로 가는 길에 만난 말나리 꽃 먼저 올려본다. 

 호압사는 조선의 태조와 무학대사의 일화로 유명한 곳이다.

태조가 조선의 도읍을 서울로 정하고 궁궐을 지을 때, 호랑이 머리를 한 산봉우리(호암산)의  기운을 누르기 위해 호압사를 창건하게 되었다고 하니 그 건립 시기가  1393년이다.

호암산, 호압사의 이름이 비슷하여 호압산, 호암사 등으로 헛갈리는 사람들이 가끔 있는데, 

호암산, 호압사가 맞는 이름이다.

 보호수인 느티나무 두 그루도 500년이 넘었다고 한다.

 호압사 옆의 쉼터에 사람들이 쉬어가기 참 좋은 곳이다.

 주차장이 별로 넓지는 않으나, 이곳까지 차가 들어올 수 있는 포장도로가 있다.

  호압사에서 인공폭포가 있는 곳까지 약 1km 정도의 무장애 데크길이 조성되어있다.

  울창한 숲 속에 들어가 그저 쉬고 있기만 해도  스트레스 해소,  심신의 순화, 원활한 산소 공급으로  혈액순환 개선 등 신체리듬을 회복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잣나무 산림욕장이다.

 더운 여름에도 이곳에 오면 서늘하다.

 쉼터가 곳곳에 있는데, 쉼터마다 이름이 붙어있다.

 코로나 거리 두기가 한창일 때는 띄어 앉기로 부족해서, 테이블을 묶어서 치워버린 적도 있었는데, 이제는 말끔하다. 일상 회복 중이다.

 이런 잣나무가 이 숲 속에 빽빽하다. 피톤치드는 침엽수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소나무재선충병이 큰 문제다. 잣나무마다 하얗게 달고 있는 이름표는 나무 예방주사를 맞혔다는 표식인가 보다.

 호암늘솔길 입구에서 호암산 폭포까지는 1km 거리다. 편안한 데크길과, 숲 그늘로 이루어진 아주 걷기 편한 길이다.

 폭포쉼터다. 비가 오면 물이 떨어지는 폭포를 볼 수 있지만 평소에는 바위만 보인다.

가파른 고개 쪽으로 서울둘레길이 연결되어 있지만 우리는 잘 이용하지 않는다. 오른쪽으로 데크길이 계속되기 때문에 대부분 사람들이 그 길을 많이 이용한다.

 석수역 방향으로 가면 된다.

 노을쉼터에서는 서쪽으로 해가 지는 모습을 조망할 수 있다.

 아까 고갯길을 올라가면 내려오는 반대편 길이다.

 나무 그루터기에 비비추를 심어 놓았다. 날이 가물어서 물을 주는 손길이 필요할 것 같은데, 누군가 보살피는 사람이 있을 것 같다.

 곳곳에 돌무더기가 많이 쌓여있다. 금지를 하는데도 가끔 치성을 드리는 사람들이 굿 준비를 하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시흥동 지역의  토템 신앙으로  기도를 올리던 장소라고 한다.

 신선길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이 길은 한우물과 호암산성까지 연결되는 150m나 되는 길이란다. 돌계단과 그 주변에 많은 돌탑이 쌓여있었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는데 한번 올라가 보았더니 정말 돌무더기들이 많았다.

 이런 쉼터가 곳곳에 있다. 지붕이 있는 평상인 셈인데, 산객들에게 인기가 좋다.

 금천구 시흥계곡은 추억이 어린 곳이다. 80년대만 해도 이 동네 초등학교의 단골 소풍지였다.

 그 당시 독산동에 소재한 초등학교에 근무했었는데, 학교에서부터 시흥계곡까지 중학년 이상 전교생들이 반별로 줄을 지어 걸었던 생각이 난다. 그때는 금천이 복개되지 않은 개천이었다. 금천도 청계천이나 도림천처럼 복구되어 도로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었으면 좋겠다.

 무장애  데크길이 노을쉼터에서 이곳까지  더 연장되어 있었다. 잣나무 산림욕장까지 1.28km다.

 이 산을 부르는 이름이 여러 가지다. 관악산이라고 하기도 하고, 삼성산, 호암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삼국시대 유물인 호암산성과 한우물이 있는 역사가 깊은 곳이다.

 숲에서 하늘을 찍어보았다. 

 누가 만들었는지 확실치는 않지만, 80년대에 조성된 탑인 모양이다. 나라를 위하는 마음만큼은 본받아야겠다. 86아시안 게임과 88올림픽은 우리나라 역사의 큰 획을 그은 일이었다. 

 비비추를 줄을 세워 심어 놓았다. 꽃이 피면 볼만할 것 같다.

 광명으로 나가는 강남순환로 관악터널 위다. 터널 아래로 차가 쌩쌩 달리는데, 우리는 그 위에서 준비해온 과일로 당 충전을 한다.

 아직 6월이라 걸을만하다. 본격적인 여름일 7,8월이 되면 오전에도 길을 걷기가 쉽지 않다.

길이 다소 험해진다. 계단도  경사가 좀 있는 편이다. 우회로가 있어서 좀 더 쉬운 길로 내려간다.

 석수역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은 스틱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서울둘레길 5코스는 스틱을 준비하지 않는다. 우리 동네 둘레길이니까.

 두 갈래 길 중에서 왼쪽 길이 좀더 편하다. 

 이 풍경을 만나면 우리는 거의 동시에 말한다.

 "다 왔구나!"

 숲을 벗어날 때가 되면 괜히 섭섭해진다. 꽤 걸어왔는데도 말이다.

 석수동 공원에 도착한다. 이제 석수역까지 걸어가면 5코스 걷기가  마무리된다.

서울둘레길 5코스 (관악산 코스 3) 인증 스탬프 보관함이다. 젊은이 3명 팀이 스탬프를 찍어서 잠시 기다렸다.  

 집에서 출발하여 4.5km, 총 2시간 정도 운동하였다. 

 

매거진의 이전글 가야산 소리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