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온새 Jun 19. 2022

정선 무릉도원길을 걷다

하이원리조트 무릉도원길

 6월에 들어서면 점점 산행하기가 힘들어진다. 그럴 때면 우리는 좀 더 시원한 계곡길이나 강원도 산을 찾게 된다.

  정선하늘길은 우리가 갈 때마다 곤돌라에서 보이는 시원한 풍광과 강원도다운 서늘한 날씨 때문에 만족스러웠던 걷기길이었다. 게다가  샤스타데이지 군락지를 조성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정선 하이원리조트 쪽으로 가 보기로 했다.

 강원도는 전라, 경상도 지역보다는 서울에 가까워서 새벽에 일어나지 않아도 되는 점이 한편으로 반가웠다.

 정선하늘길 트레킹코스는 운탄고도, 둘레길, 고원숲길, 무릉도원길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는 마운틴 스키하우스에서 곤돌라를 타고 하이원탑까지 올라간 다음(1인당 16,000원), 고원숲길 일부와 무릉도원길, 둘레길을 거쳐서 원점 회귀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샤스타데이지 군락지는 둘레길 중간쯤의 산 중턱에 있다.

 샤스타데이지 군락지를 가는 쉬운 방법으로,

  1) 샤스타데이지 리프트 투어 - 마운틴 스키하우스에서 곤돌라를 타고 밸리 콘도까지 간 다음, 리프트를 타고 밸리 허브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방법(1인당 18,000원)과,

  2)하늘길 카트 투어 - 카트를 빌려서 다녀오는 방법(기본 1시간 5만 원, 추가 요금 있음)이 있다고 한다.

 하이원탑에 도착하니 샤스타데이지 화단이 반겨준다.

 여기저기 샤스타데이지 꽃밭이다.

 우리는 마천봉으로 향한다. 하이원탑에서 마천봉까지는 고원숲길의 일부다.

 숲 안과 숲 밖이 다르다. 바깥은 햇빛이 쨍쨍 내리쬐지만 숲 안은 서늘한 그늘이다.

잠시 험한 바윗길을 지나면 거의 평길 수준의 길이다.  

 박새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얼레지 군락도 있다고 했는데, 꽃이 피는 철이 아니라 열매를 단 얼레지 무리가 조금 보일 뿐이었다.

 잠시 숲에서 벗어나 파란 하늘을 만난다. 숲 속도 좋지만 이럴 때 만나는 파란 하늘은 또 왜 그렇게 상쾌한지.

 백당나무 꽃이 한창이다.

 하늘이 참 예쁘다.

 조금만 더 가면 백운산 마천봉인데, 정상석이 데크 쉼터 옆 등산로에 있었다. 둘이 인증 사진을 찍고 나서,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 정상석 사진을 따로 찍지 못하고 왔다.

 멧돼지가 극성인 모양이다. 등산로 주변 곳곳에 파헤쳐진 흔적이 있었다.

 쉼터에 있던 이정표다. 여기서 준비해 간 빵과 냉커피로 요기를 하며 잠깐 쉬었다.

 고원숲길은 마천봉까지이고, 다음은 무릉도원길이 연결된다. 무릉도원길은 마천봉에서 밸리 콘도까지다. 내려가는데 밸리 콘도에서 출발해서 마천봉으로 올라오는 단체 등산객들을 꽤 만났다.  

하이원 팰리스 호텔까지도 곤돌라가 운행되고 있었다.

 햇빛이 드는 곳은 야생화를 꽤 볼 수 있었다.  산길에서 만난 야생화들을 모아보았다.

범꼬리
벌노랑이
쥐오줌풀
명이나물 꽃
감자란
박새

 자연으로 돌아가는 이끼 낀 나무 등걸에 작은 나무 한 그루가 뿌리를 내렸다. 이 아기 나무도 큰 나무로 자랄 수 있을까.

 깊은 숲에 오면 자주 만나는 관중이 여기는 대단한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숙근성 양치류인 관중은 습기가 많고 토양에 유기질이 많이 함유된 곳에서 잘 자란다고 한다.

 정선 하늘길에 올 때마다 우리가 쉬는 곳이다. 이런 숲 속에서 쉬어갈 수 있는 행운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여기까지 걸어오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정선하늘길 하면 떠오르는 추억의 장소다.

 오늘은 시간이 일러서 점심을 더 가서 먹기로 했다.

 임도로 나가는 길에 약수가 나오는 나무뿌리 조형물이 설치되어있다.

 이정표에 임도로 가지 말라는 표시가 선명하다. 오른쪽에 화살표가 있는 등산로로 내려가야 한다.

 여기서 오른쪽은 자작나무 숲으로 가는 길이고, 직진하면 밸리콘도로 가게 된다. 우리는 왼쪽 마운틴콘도 방향으로 갈 것이다.

 낙엽송이 하늘을 찌를 듯이 서 있었다.

 개다래나무의 변색은 나비나 곤충을 유혹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분홍색으로 변색되는 수도 있다고 듣기만 했는데, 실제로 만나서 반가웠다.

 둘레길 4코스로 연결된다는 이정표를 만났다. 오늘 우리는 고원숲길 - 무릉도원길 - 둘레길을 걸었다.

 아래쪽은 임도다. 우리는 산길에서 연결되는 데크길로 간다.

 산길을 따라 걸어가다가 임도를 가로질러 마운틴콘도로 가는 길로 들어섰다. 이곳도 임도로 가지 말라는 강력한 표시가 있었다. 헛갈려서 임도로 걸어갔다가는 훨씬 먼길로 돌아서 가는 불편이 있을지도 모른다. 또 목재를 실은 큰 트럭이 임도로 다니는 것을 봤는데, 위험할 것 같기도 했다.

 산객을 위한 배려다. 데크길이 있어서 좀 더 편하고 쾌적한 걷기길이 되었다.

 데크길이 끝나는 곳에 벤치가 있어서 그곳에서 준비해 간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었다. 길 옆이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받기도 했지만, 따로 식사를 할 만한 곳을 찾지 못하여서 어쩔 수가 없었다. 아까 쉼터에서 점심을 먹었으면 좋았을텐데 그 때는 시간이 너무 일렀다.

 벤치 옆 바위가 시루떡을 쌓아놓은 듯 재미있는 모습이다.

 샤스타데이지 군락지를 만나러 가는 길에 검정 나비 한 마리가 우리를 마중 나왔다.

 샤스타데이지 군락지를 만났다.

 밸리 허브 건물에 힐링 1004라고 표시되어 있다. 아마 1004m 고지인가 보다.  

 명쾌한 색소폰 선율이 샤스타데이지 꽃으로 가득 찬 이곳에 울려 퍼진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2시부터 버스킹이 있어서 지금 준비 중이라고 한다. 시간이 없어서 공연을 볼 수 없어서 아쉬웠다.

 둘레길은 원래 건물 뒤쪽에 있는 길로 걸어 올라가서 마운틴콘도로 가야 하지만, 아래쪽으로 펼쳐진 샤스타데이지 군락을 포기할 수 없어서 우리는 아래쪽으로 내려가기로 한다.

 촬영을 하기 위해 왔는지 사진작가와 예쁜 색의 옷을 입은 모델들이 눈에 띄었다.

 하얀 파라솔 아래 앉아  흰색 샤스타데이지 멍이라도 하는 걸까.

 리프트 투어와 카트 투어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예쁜 풍차 포토존. 여기까지 걸어오지 않았으면 만나지 못했을 풍경이다.

 금계국이 올해는 꽤 대접을 받는 듯하다. 여기도 금계국과 샤스타데이지를 함께 심어 풍경 색깔을 살짝 바꿔놓는다.

 언덕 위에 힐콘도가 보인다. 우리는 일단 그곳까지 걸어가야 한다.

 다음 타자는 원추리인가 보다. 7,8월이면 원추리가 활짝 피어 이곳을 노랗게 장식할 것 같다.

 슬로워 가든이라고 이름 붙은 곳이다. 하트 모양의 장식은 생화로 만들어진 포토존이다. 그 앞에도 샤스타데이지가 흐르듯 피어있었다.

 혹시나 해서 힐콘도 곤돌라 승강장에 올라가 봤더니, 탑승을 해도 좋다고 했다. 걸어 올라가야 할 곳을 곤돌라로 편하게 올라갔다.

 운동 거리와 시간은 곤돌라 탑승 전까지 총 9.6km, 5시간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서울 둘레길 5코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