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아침고요수목원
6월이면 봄꽃들이 거의 지고, 화단에는 여름을 대표하는 꽃들이 슬슬 자리잡기 시작할 때다.
수국이 화원에 나오는 철이 되면 탐스럽게 핀 수국의 유혹을 못 이겨 화분으로 들여 꽃을 보고 나서, 후년에도 그 꽃을 보고 싶어 집 베란다에서 겨울을 넘겨 키우기도 했는데, 다음 해에 꽃을 다시 본 적이 없었다.
수국을 키우기가 생각보다 어려운 모양이다.
수국 키우기로 검색하여 이것저것 알아보았다.
개화 시기에는 오전에 햇빛을 충분히 받게 해 주고, 빛이 강하게 들어오는 오후에는 반그늘에서 키워야 한다. 수국이 잘 생육할 수 있는 온도는 15도- 25도까지이며 늦가을부터 겨울까지 잎이 지는 휴면 시기에는 0-10도 사이에 두어야 한다. 수국은 겨울에 너무 따뜻하면 꽃눈을 맺지 않는다.
그렇다고 노지에 그냥 두면 추위에 약해서 얼어 죽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수국을 좋아해서 열심히 키우는 사람들은 애지중지 수국을 기온에 맞춰 집안에 들였다가 내어 놓았다가 하며 마음을 끓이며 키운다고 한다.
장미도 그렇지만 수국도 키우기가 까다로워 집에서 키우려고 애쓰기보다는 예쁘게 키워 전시하는 곳을 찾아다니며 감상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
가평군 상면에 위치한 아침고요수목원에서 수국 축제를 시작한다고 해서, 토요일 산행을 하고 일요일 아침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가 보기로 했다. 아침 8시 30분부터 시작한다고 했는데, 우리가 도착한 시각이 좀 이른 시간이라 걱정했더니, 기다리지 않아도 되게 입장이 가능했다.
입장료는 1인당 성인 11,000원, 청소년 8,500원, 어린이 7,500원이다.
수국 이야기를 먼저 시작하기로 하자. 수국 축제는 22.6.4(토) - 22. 7. 3일(일)까지 거의 한 달 동안 열린다. 수국 축제장은 입구에서 주출입로로 가다가 다리를 건너서 매점 옆에 있는 '시가 있는 산책로'를 찾아가면 바로 만날 수 있다.
흰 수국이 먼저 우리를 맞는다.
수국은 처음에 필 때는 흰 빛깔이지만 수국의 안토시아닌 성분이 토양의 성질과 결합해 꽃의 색이 변한다고 한다. 산성토양에서는 푸른 빛깔, 알칼리성 토양에서는 붉은 빛깔. 그렇다면 흰빛깔의 수국이 피는 토양은 중성일까.
푸른색 수국을 보려면 산성을 띤 흙이나 비료를 주거나, 흙의 알루미늄 성분과 안토시아닌이 잘 결합하도록 물을 많이 주는 것도 좋다고 한다.
반대로 붉은색 수국을 보려면 석회 등을 뿌려 흙을 염기성으로 바꾸거나 토양의 알루미늄 성분을 흡수하는 인산의 비율이 높은 비료를 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휴대폰 모양의 포토존이 재미있다.
일반적으로 많이 볼 수 있는 수국은 넓은잎 수국이라고 했다. 내한성이 약하여 중부 지방에서는 노지 월동이 어렵단다. 꽃이 큰 편인 이 예쁜 수국을 다음 해에 또 만나기 위해 온갖 애를 쓰고도 봄추위에 얼어 죽었다고 하소연하는 이도 본 적이 있다.
떡갈잎 수국은 오늘 처음 보았다. 잎 모양이 떡갈나무처럼 들쑥날쑥한 모양이다. 꽃도 원뿔형 모양이라 특이하다.
수국이 나무 그늘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이곳은 키가 큰 잣나무 숲이라 수국이 좋아할 것 같은 환경이다. 아직 노지에는 수국이 만개하지 않은 곳도 있었고, 대부분 화분에 심은 형태로 전시를 하고 있었다.
수국과 어울리는 다양한 꽃들이 같이 있어서 보기가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별수국도 있어서 반가웠다. 화원에서 사서 꽃을 본 다음 지금은 잎만 달고 있는데, 내년에 꽃을 볼 수 있으려나 도전 중이다.
산수국도 붉은색과 푸른색이 있다. 산에서 만나는 산수국은 대부분 푸른색이 많다.
이름표랑 같이 찍어보았다. '블루 사파어어' 이름이 예쁘다.
의자와 함께 있는 포토존. 나도 줄을 서서 인증 사진을 찍었다.
잎 색이 특이한 수국도 있었다.
물을 주는 모습을 포착하였다!
수국은 물을 매우 좋아한다고 한다. 하지만 과습이 되면 곤란하기 때문에 물을 듬뿍 주되 물 빠짐이 좋은 흙이 필수다.
아직 꽃이 덜 핀 노지 화단도 7월이 되면 활짝 피겠지. 예전에 방문했을 때가 6월 말이었던 것 같은데, 이곳에도 풍성한 수국이 만개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수국 감상을 끝내고, 아침 고요 수목원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언제 와도 꽃들로 가득한 이곳. 가평 축령산 자락의 10만 평의 부지에 5,000여 종의 식물을 관람할 수 있다고 자랑한다.
비밀의 정원, 분재 정원, 스트림 정원, 한국 주제 정원, 달빛 정원 등 한 가지씩 테마를 중심으로 특색 있는 주제 정원을 20여 개가 넘게 만들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였으며, 곳곳에 예쁜 집이나 조형 물을 설치하여 꽃과 나무가 잘 어울리는 정원의 모습을 담기 좋았다.
문 창살이 멋진 포토존이다.
이번에는 하경전망대에도 올라가 보았다.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수목원의 모습. 여름이라 녹색만 가득할 것 같았는데, 홍단풍, 황금 색이 도는 나무들을 이용하여 다양한 색을 연출하기도 하였다.
잎색이 변한 개다래나무가 있어서 찍어보았다.
숲에는 정자와 벤치가 마련되어 있어 숲 그늘에서 잠시 쉬었다.
일요일 귀경길에 차가 밀릴까 봐 우리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수목원을 나왔다. 관람을 끝내고 나온 시각이 10시 40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