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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새 Jul 15. 2022

양평 세미원 연꽃 구경

세미원 연꽃 축제

 자주 가는 양평이라 연꽃으로 유명한 세미원 연꽃 박물관 갈 날을 재고 있다가 드디어 방문하게 되었다. 세미원 연꽃 축제 는 7월 1일~8월 15일까지로 다른 곳보다 기간이 긴 편이다.

 7월 둘째 주쯤 가면 되겠지 하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한 이틀 폭우가 쏟아졌다. 가까이 광명역이 침수되었다고 뉴스에 나왔다. 

 억수로 쏟아지는 비를 실감하고 집에만 있다가, 마침 비가 그친다길래 양평으로 향했다. 연꽃을 찍기에는 비가 오거나, 흐린 날이 좋다는 조언을 들었기 때문이다.

 사진작가들의 출사 모임이 있는 모양이다. 비 온 뒤의 연꽃을 담으려는 계획을 한 것이리라. 삼각대와 망원렌즈, 우산까지 완벽하게 준비하고 모여서, 리더의 주의 사항을 듣고 조용히 입장을 한다. 

 옷차림도 다르다. 보통 관광객들은 하늘하늘한 원피스 같은 예쁜 옷을 입고, 우산도 예쁜 색을 준비해 오는데, 가장 편하고 시원한 복장이 우선이라 여자분들도 '예쁜'과 거리가 먼 차림이다. 소리 없이 조용히 움직이고, 한참을 재어보고, 또 기다리고 하는 사진작가들을 연꽃 못지않게 관심을 갖고 보게 된다.

세미원은 백련지와 홍련지가 나누어져 있었다. 그 외 열대수련정원과 페리기념연못, 빅토리아연못 등이 있다.

 불이문을 지나면 먼저 국사원이 보인다. 나라를 사랑하는 정원답게 무궁화 꽃이 한창이다.

작은 연못에 수련이 예쁘게 피었다. 

장독대 분수가 시원하게 물줄기를 뿜고 있었다.

입구까지 계속되는 징검다리 길이 정겹다. 전날 많은 비 때문에 맑은 시냇물은 기대하기 힘들다. 

 연꽃 기자석이라고 한다. 자손 번창과 오자등과(다섯 아들의 과거 급제)는 조선 어머니들의 공통된 꿈이었단다. 연꽃이 지고 나면 달리는 씨방에 많이 달린 열매들이 많은 자손과 오자등과의 염원을 상징한다고 해서 아들 낳기를 기원하는 민간 신앙과 연꽃의 상징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걸작품이라고 안내하고 있다. 

 이미 꽃이 져서 연밥(연씨방)이 생긴 것도 많지만, 꽃봉오리도 많았다. 아직 꽃대도 안 올라온 곳도 있다. 아마 순차적으로 꽃이 피기 때문에 연꽃축제날을 길게 잡은 모양이다. 8월까지는 연꽃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연지 옆으로 난 길에 메타세콰이아 녹색 잎이 시원하다. 

배에 멋진 그림을 그려놓았다.

 포토존이 여기 저기 설치되어 있었다.

 큰 비에 고개를 숙인 연꽃들이 많이 보였다. 센 빗줄기에 견디지 못했나 보다. 그래도 꿋꿋이 고개 들고 예쁘게 핀 연꽃도 많이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처음 연꽃 구경을 간 것이 무안 백련지였다. 여름 땡볕에 가보고 하도 더워서 그 뒤 연꽃 구경을 갈 생각을 안 하다가, 요즘 다시 연꽃에 관심이 생겨서 다니기 시작했다. 아침 일찍 간데다가, 흐린 날씨라 그렇게 덥지 않아 다행이었다. 

 백련지에는 꽃이 많지 않았다. 아마 앞으로 많이 필 것 같다.

세계 수련관 안에는 수련을 볼 수 없어 섭섭했다. 대신 거울이 재미있어서 한번 찍어보았다.

겹백합이 예쁘게 피어있었다.

 흙인형 작가 김명희 갤러리 '엄마의 정원'은 따뜻한 엄마의 미소가 빛나는 멋진 테마 정원이다. 작품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지만, 두 가지만 올려본다.

 연꽃은 진흙에 뿌리를 박고, 물 위로 줄기를 올려 멋진 잎과 찬란한 꽃을 피우는 수생식물이다. 연꽃을 많이 키우기 위해서는 많은 연못이 필요하다. 그 연못 안에 분수 조형물을 여러 가지 설치하여 시원한 풍경을 연출하였다.

 열대수련 정원에 예쁘게 핀 수련을 찍으려 사진작가들이 많이 모였다. 우리도 그 틈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서 이것저것 찍어 보았다.

 반반 색이 다른수련이 신기하다. 

 어안(물고기와 기러기)은 소식의 전달자라는 상징으로 편지나 통신을 뜻한다고한다.  그리움이 담긴 편지가 전달되었다 하여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기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는 설명이 곁들여져 있었다.

 백련지에는 꽃이 적었는데, 홍련지에는 꽃이 많았다. 

 연꽃에 집중해서 찍을 때는 하늘 색깔이 상관없는데, 풍경을 찍으려면 아무래도 맑은 하늘이 더 좋을 것 같다. 다음에는 맑은 날을 택해서 한번 방문해 봐야겠다.

 밤에 보면 더 예쁠 것 같은 백조 장식물이다.

 백련과 홍련이 함께 어울려 보기 좋았다.

 세미원에서 두물머리로 가는 배다리는 이번 5월에 완전히 철거되었다. 배다리 안내문만 남아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추사 김정희 선생과 관련된 세한정이다. 가운데가 뻥 뚫린 추사 하르방은 제주에 귀양갔을 때의 추사의 공허하고 텅 빈 마음을 표현했다고 한다.

 약속나무 두 그루가 세한도 속의 두 그루 소나무와 닮았다.

잠자리가 긴 나뭇가지에 한참을 앉아있었다.

한 가족이 징검다리길로 오려고 들어서는 모습이 참 정겹다.

연꽃박물관에 들어가 보았다.

 계단을 올라가는데, 연꽃에 대한 표현을 써 놓은 것이 마음에 와 닿았다. 

 연꽃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깨끗하다. 때묻지 아니하다. 맑다. 청정하다. 바르다. 정화하다. 고요하다. 온화하다. 안정하다. 사념이 없다. >

 북송의 대유학자인 주돈이(1017~1073)의 애련설(연꽃을 사랑함에 대하여)의 일부를 옮겨본다.


연꽃은 진흙 속에서 태어나 자랐어도 때 묻지 아니하고

맑은 물에 늘 씻기어도 요염하지 아니하고

줄기는 솟아있지만 그 속은 텅 비어있고

넝쿨지어 뒤엉키지 않고

이리저리 가지도 치지 아니하며

향기는 멀리까지 퍼지고

맑게 하는 속성은 나날이 더한다.

우뚝 솟아 깨끗하게 서 있어 멀리서 보아도 좋고

가까이 근접하여도 감히 희롱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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