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성밖숲 왕버들숲
맥문동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화초다. 관악산 둘레길에도 자생하는 맥문동이 많이 있고, 아파트 정원에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지피식물이라 하여 경사지의 침식 방지, 토양 유실을 막아주는 훌륭한 식물이다. 특히 그늘진 곳에서도 잘 자라기 때문에 빌딩이나 아파트 큰 정원수 아래 그늘진 곳에 심기에 안성맞춤이다.
사실 가을이 되면 여기저기 흔하게 보이는 맥문동의 열매가 눈에 거슬렸다. 너무 새까맣게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처음에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맥문동의 보라색 꽃이 눈에 들어왔다. 작년에 양평 땅에 심을 요량으로 열심히 맥문동 씨앗을 채종 하면서 다니다 보니까 까만 씨앗이 어찌 그리 사랑스러운지. 생각 바꿔 먹기 나름이라고, 까만 씨앗 때문에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맥문동을 언제부터인가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올해 씨앗은 비록 심지 못했지만, 맥문동을 사랑하게 되었다. 양평 이사 가면 햇빛이 잘 들지 않는 뒤쪽에 맥문동을 심을 예정이다. 발아가 꽤 늦은 편이라, 심어놓고 잊어버리면 두세 달 후에 싹이 나온다고 한다.
맥문동 조성 단지가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다. 막상 처음 봤을 때는 보랏빛이 약해 보여서 실망스러웠는데, 집에 와서 찍어놓은 사진을 보니까 생각보다 괜찮았다.
성주 성밖숲은 성주읍의 서쪽으로 흐르는 이천변에 조성된 마을숲이다. 조선시대에 풍수지리설에 의해 만들어진 인공 숲인데, 전해오는 내용을 간단히 추리면 다음과 같다.
조선 중기 성밖 마을에서 아이들이 이유 없이 죽는 일이 빈번하였다. 한 지관이 말하기를
"마을에 있는 족두리 바위와 탕건 바위가 서로 마주 보고 있기 때문에 이런 재앙이 발생하니, 두 바위의 중간 지점에 밤나무 숲을 조성해야 한다."
고 하여 숲을 조성했더니 우환이 사라졌다. <성밖숲 안내판 내용 참고>
그 후 임진왜란 이후 밤나무를 베어내고 왕버들로 다시 조성하였다고 한다. 이를 비보림이라고 하는데, 풍수지리설에 따라 마을의 안녕을 위하여 조성된 숲을 뜻하며, 향토성과 문화적 의미를 동시에 가진 숲으로 천연기념물 제403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고 한다.
이 숲에 있는 왕버들은 수령이 300~500년이라고 한다. 모두 52그루라고 하는데, 일련번호가 52-1, 52-2...로 연속되는 것 보니까 더 많은 것 같다.
보건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숲으로 가는 길에 처음 만난 왕버들도 그 위용이 대단하다.
성주 생명의 축제 기간(8.5~8.14)이라, 한쪽 잔디 마당에서 깃발 전시회를 하고 있었다. 서예와 동양화 작품이 대부분인데, 성주 문화도시 사업에 참여한 지역의 예술가 및 동호회원들의 작품이라고 한다.
맥문동의 보랏빛 꽃물결이다.
왕버들의 모습이다. 모두 수령이 비슷해 보인다.
개천 옆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선선했다. 관광객은 그리 많지 않고, 동네 분들이 나와서 한가롭게 쉬고 있었다.
푯말에 번호를 매겨서 관리 중이었다.
스프링클러가 연신 물을 뿜어내고 있다.
이천의 모습이 보인다.
후대를 위한 묘목을 기르는 중이다.
동네 주민들의 뒷모습이 정다워 보인다.
어린이들 작품으로 만든 큐브 타일이 재미있다.
아름다운 꽃밭을 위해 열심히 풀을 뽑고, 가지치기로 나무를 가꾸는 손길도 바쁘다.
긴 나뭇가지를 지탱하는 기둥을 받쳐 두었다.
무엇이든 노력하지 않고서는 좋은 것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숲을 가꾸는 모든 분들의 노고에 감사한 마음이다.
아름다운 모습을 카메라로 온전히 담을 수 없겠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찍어보았다. 1~2주 정도 시간이 더 지나면 더욱 환상적인 모습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