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켈시 만
주인공 라일리가 질풍노도의 시기,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기존의 5인방 멤버에서 불안, 당황, 부러움, 따분이가 추가된다.
1에서의 주인공은 기쁨이라면, 2의 주인공은 불안이다.
아마 사춘기와 가장 밀접한 연관이 있을 감정이 불안일 것이고 특히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공감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물론 영화는 이제 중학생이 된 라일리의 행동들을 보여주기에, 이미 늙을대로 늙은 내가 공감하기에는 꽤나 무모한 행동들을 벌이는 바람에 '아이고 쟤 왜 저래' 라는 느낌으로 보긴 했지만 말이다.
30세에 들어선 나 (만 나이 28세ㅎ) 의 메인 컨트롤러도 불안이다.
내가 꿈꾸던 20대의 모습은 유행에 민감하려고 노력하고, 시대의 빠른 변화들을 캐치하고 싶은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감각적이고 싶고, 내 본업에도 충실하되 나의 취미들도 열심히 가꾸고 발전시키고 싶다.
패션, 음악, 독서, 심리, 영화 등
그런데 30살이 된 나는 그렇게 능력이 출중하지도 않았고 행동력이 뒷받침되지도 않았다. 마음만 앞서다 보니 어느새 내 마음은 불안이처럼 주황색으로 변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조그만 핸드폰 모니터 너머로 멋지고 잘나가는 소위 '내가 꿈꾸는 사람'의 삶에 매일 노출이 되고 있다.
나에게는 동경의 대상이자 동시에 사람들보다 더 멋있고 잘 해나갈 수 있다는 자극도 된다.
근데 그것들에게서 나쁜 영향을 받지 않는 다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계속 쌓이고 쌓인 것들은 내 무의식 속에 불안을 낳았다.
나는 그들에 비해 얼만큼 부족한지, 과연 나는 이 살마들처럼 내 꿈에 도달할 수 있는지, 남들은 어디까지 왔는지, 남들과의 비교와 경쟁은 언제나 불안을 야기한다.
SNS, 유튜브, 티비 온갖 매체에서 앞다투어 자기의 삶을 자랑하는 시대이다. 가끔 어머니가 보는 주말 예능 프로를 보면 언제나 연예인들의 삶을 체험하는 형식의 프로들이 대부분이다.
이게 싫은 건 아니다. 그저 재미로만 보면 되고, 그들의 좋은 점들만 부분적으로 흡수하여 나의 자양분으로 삼으면 된다. 근데 아무래도 득보다 실이 더 큰 것 같다.
평생을 보지도 못할 사람들의 삶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현 시대는 큰 불안의 소용돌이를 만든다.
이 소용돌이는 질투와 자책으로 이어지고, 이는 더 나아가 타인이나 나에 대한 공격과 비방으로 이어지게 된다. 혐오의 시대는 어쩌면 불안의 소용돌이를 통제하지 못한 결과값일 수도 있다.
개인의 노력도 필요할 것이며 환경적인 부분의 개선도 필요할 것이다.
일단 내 마음부터 다 잡자. 라일리처럼 말이다.
영화 이야기를 너무 안 한거 같아서 첨언하자면 난 1편보다 재밌었다.
유머코드도 잘 맞았고 피하고 싶었던 감정들이 몰려올 때 panic attack처럼 묘사했는데 그것도 좋았다.
비아냥 대협곡은 정말이지 참신했다. 감정의 골이 깊어져있을때는 모든 말이 비아냥처럼 들리는 그걸 어떻게 저렇게 표현했을까..
암튼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