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명지
어린 화분이
늙은 나무를 돌보듯
물줄기가 곡선을 돌보듯
저녁의 문들이 따뜻한 불빛을 돌보듯
불룩하게 물이 찬
배 하나를 눕히고 있는 등
늘 반대만 하던 부위들이 아프며
서로를 돌본다
숟가락이 아픈 입을 돌보듯
묽게 풀어진 날씨가 어린 꽃들에게
햇살을 떠먹이는 봄
앞가슴에서 늙어가는 등 하나 있다.
분명 나를 업어 키운 등
오줌을 지렸던 따뜻한 등을
다독이며 돌보고 있다.
반대는 언젠가 올
지금의 훗날
당신과 나는 전혀 다른 반대로
가고 또 오면서도 이토록 다정했었다
어린 말투로 늙은 말투를 돌보고
여름의 꽃말로
가을의 꼭지를 돌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