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명지
여기는 지구별 여기는 지구별
쥐똥나무는 응답하라
수시로 부서지는 수많은 창문을 달고
아들은 신호를 보낸다
하얀 머리칼로 하늘을 떠받친 쥐똥나무의 운명
셀 수 없는 계단을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를 해독하려는
쥐똥나무처럼 살아왔다
낮은 포복으로 기어가는 가시밭길
잠언으로도 구할 수 없는 장애를 안고
허공에 도착한다
어떤 날은 시린 부정이 한가득 모여
극한의 고통을 누르며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삶이 골목을 서성일 때
하루만, 더 살아야지
너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