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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명지 Aug 23. 2023

인 사동 랭보

     연명지


몰아치듯 겅중한 걸음걸이 낯익다 

무엇을 써야 할지를 아는 듯한 뒷모습이다

어떻게 써야 할지를 묻는 발걸음 몽환적이다 


태양과 섞인 바다, 영원을 찾아 떠난 그가

한 권의 몸이 되어 인사동에 나타났다 


한가로운 청춘들을 불러들이는 *또옹 카페에 앉아

천사의 날개를 불경스럽게 훔쳐보고 있다  

당나귀 귀를 들추어보며 모자 속의 두 귀를 쫑긋거린다


무수한 질문을 손바닥으로 가리며

느긋하게 입가에 고인 침을 닦아낸다

불현듯, 지퍼를 내리고 

카페의 탁자에 오줌을 갈기며


사과나무는 혼자 키우는 거야,

치명적인 독백이다


나는 오늘 인사동에서 한 권의 비밀을 만났다 



인사동 쌈지길에 있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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