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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열쇠

by 연명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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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기가 막힌 열쇠를 가지고 있어요.

일몰을 사랑하는 다정과 닿아있는 열쇠랍니다.


바람이 들어차는 정원

할 일을 마친 꽃들이 흘러가도록 밤의 문이 열리고 있어요


구름의 입김으로 물의 넓이가 작아지는 오후

그런 날은 종일 그늘만 바라보다 어둠에 먹혀 버린 꽃소리를 살려내야 해요


빛을 잃은 자리마다

신은 햇살 모서리를 잘라 정원에 잠깐 풀어 놓아요.


정원을 떠난 꽃들의 무덤

꽃의 이마 근처에서 비가 내려요

비는 꽃에게 몰려와 흘러가지고 말하지요


구름의 습기가 꽃의 뿌리들을 일으키고 있네요


습도와 햇살의 온도를 깨닫게 하는 신의 정원은 깊고 넓어서

한 권의 이야기도 품을 수 있어요

흘러가지 못하는 꽃들을 열어줄 기가 막힌 열쇠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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