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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명지 Mar 17. 2024

어느 흐린날의 Lamentoso

 



 눈물샘을 찢으며 불어오는 명지바람

 까치발로 잘그락거리며 온다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물별들 울음소리

 사월이 바다의 눈물을 베껴 물 무덤을 만들던 시간

 열일곱의 비명이 급격히 젖어든다 

 침묵을 베고 너는 누워 있고 

 생목으로 조문한다


 나는 바람에게 언제쯤 

 이 슬픔에서 걸어 나갈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북쪽으로 튕겨 나간 이름은 

 성이 바뀌어 하얀 봉투로 나부낀다

 한없이 무거운 사월의 뼈들이 늘어지고 있다 

 꽃을 갉아먹으며 커지는 연두의 눈망울

 하얀 머그잔에 넘치는 검은 아메리카노는 

 수몰 정원에서 옮겨온 것

 습지를 좋아하는 봄의 뿌리는 눈물샘을 찌르고 

 뱃머리에서 눈물을 퍼 올린 봄은 

 제 몸을 한껏 부풀려 사월을 한입에 삼켜버렸다


 나는 아직도 슬픔의 급소 같은 이름을 

 조간신문에서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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