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서 그 꿈을 시작합니다.
작년에 회사를 퇴사한 뒤, 이제 직장이 아니라 제가 평생 일하고 싶은 직업을 찾고 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일하기는 하지만, 열정으로 밤을 새워도 지치지 않고 오히려 충전되는 일.
과연 그런 직업이 있기는 한 걸까요?
어쩌면 그런 일이 있을 수도 있겠다고 오랫동안 생각해오기는 했습니다.
20년 넘는 직장 생활에서 다양한 교육과 워크샵을 진행했습니다.
보통 참석자들의 적극적 참여와 필요한 결과를 위해 맞춤식으로 디자인해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번은 오랫동안 승진기회가 없어 동기부여가 많이 떨어진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오랜 경력과 팀내 영향력으로 회사에서의 입지도는 높았으나 승진 기회가 없어 매우 의욕을 상실한 사람들로 쉽지 않은 대상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고심하다 셀프리더십 교육을 준비해서 진행했습니다.
서로의 고충을 나누고, 인생에서 중요한 분야들의 현재 상태를 점검하고 어떻게 다시 인생의 균형을 맞출 수 있을까 이야기하는 순간 그들의 진지한 반응들이 교육장에 가득 찼습니다.
끝난 후 들었던 말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교육이 아니라… 힐링이었어요.”
제가 사람들을 위해 일 그 이상을 할 수 있구나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제가 원하는 일은, 단순한 강사가 아니라 자연스레 그들의 깊은 생각을 알게 되고, 그들과 공감하는 순간을 맛보고, 넓게는 인간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스노우볼 효과라고 들어보셨나요?
충분히 긴 슬로프가 있다면 작은 눈공을 굴려서 아주 큰 눈공을 만들 수 있다라는 것이지요.
원래는 투자에서 복리의 힘을 이해하기 위한 개념이지만
제가 이 개념을 처음 들었을 때 큰 눈공은 성공, 부, 행복같은 인생의 목표로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했지요.
‘난 열심히 하는 것은 자신 있으니 누군가 충분히 긴 슬로프만 주면 될텐데...’
나이가 들면서 깨달았습니다.
어떤 사람도 그냥 긴 슬로프를 주지 않습니다.
스스로 찾아가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교육과 워크샵 경험으로 내 인생의 바른 방향, 충분히 긴 슬로프를 찾아갈 수 있는 방법 3가지를 조합했습니다.
첫번째, 나의 우선가치 : 나에겐 무엇이 중요한가? (브런치 다른 글: 나는 무엇으로 움직이는가? )
어떤 일을 할 때 왜 그 일을 하고 싶나요? 무엇이 여러분을 에너지가 넘치게 하나요?
여러분의 우선가치에 따라 여러분이 결정하고 선택한다면 여러분의 인생에서 후회하지 않고 만족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예를 들면, 영향력, 풍요, 모험이 우선가치인 사람이 하는 결정과 선택은 사랑, 즐거움, 가족이 우선가치인 사람과 당연히 달라야 합니다.
두번째, 나의 삶의 균형과 조화 : 어떻게 내 삶이 잘 흐를 수 있을까?
우리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은 너무 많습니다.
일, 가족, 공동체, 자신 이 모든 것이 내게 중요한데, 우선순위 때문에 소중한 그 무엇의 자리가 없어지고 있지 않나요?
예를 들면 아이 육아때문에 직장을 그만 두어야 하는 사람은 자신의 삶의 다른 영역을 포기하는 것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 반대로, 일을 너무 우선시 하다 보니 가족과 자신의 건강을 소홀히 하는 경우도 있겠지요.
내 삶의 균형과 조화가 가능할까요?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각 영역별로 교집합을 찾아서 제한된 시간과 에너지 속에서도 내 인생의 중요한 분야들이 계속될 수 있도록 고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조책: Total Leadership 와튼스쿨인생특강, 스튜어트 프리드먼 저자)
마지막으로 에니어그램 : 어떻게 나는 성장할 수 있을까?
9가지 성격유형으로 사람을 구분하는 에니어그램이라는 도구가 있습니다.
제가 이 도구를 좋아하는 이유는, 각 유형별로 건강할 때와 건강하지 않을 때를 알려주고,
성장하기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알려준다는 것입니다.
저는 성취주의자라는 별명의 유형인데, 제가 건강할 때는 효율적인 사람이지만, 건강하지 않을 때는 사기꾼이 될 가능성이 높은 유형입니다.
저는 조력자와 예술가라는 날개도 가지고 있는데, 이 날개를 튼튼하게 활용해서 성장한다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성취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에니어그램으로 자신의 주에너지와 날개를 분석해서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이 세가지 방법으로 워크샵 참가자들은 인생의 충분히 긴 슬로프를 스스로 발견하리라 기대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 과정에서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따뜻한 연결을 느낄 수 있겠지요.
삶의 방향을 찾고 싶은 사람들이 본인들의 충분히 긴 슬로프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 시작으로 브런치에서 이런 제 생각과 방법들에 대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제 글에 대한 공감을 하는 사람들에게 닿아 '인생의 슬로프 워크샵'을 열고 싶습니다. 워크샵에서 영감받은 사례들을 다시 브런치에 올려서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는 선순환을 만들어보고 싶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브런치책을 출간하는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사람들이 자기 인생의 방향을 찾고, 균형을 회복하고, 더 성장하도록 돕는 것.
그리고 그 여정길 위에서 저 역시 끊임없이 성장하는 것.
그것이, 브런치와 함께 이루고 싶은 저의 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