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3일 - 내 남자가 처음 울던 날

by 셀린느

마침내 조직 검사 결과날이 왔다.

아침에 어떤 마음으로 눈을 떴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12뤌 12일 처음으로


“유방암일 확률이 70-80% 됩니다.”


라는 말을 듣고 난 후, 그 다음날인 13일 아침은 또렷이 기억하는데…

아, 맞다. 어제 그런 일이 있었지…

실감은 안 났지만, 마음 깊은 곳 어딘가에서 깊은 두려움 같은 게 느껴져 섬뜩했던 느낌.

첫 사랑을 잃고 다음날 느꼈던 그런,,, 몽롱함 속 깊은 두려움과 비슷했다.

아주 중요한 뭔가를 잃은 상실감.

시간을 돌려 없던 일로 하고 싶은 그런…


그런데 막상 검사 결과가 나오는 날이었던 그날 아침의 감정은 기억에 없다.

오후 3시가 되었고, 병원 리셉션 여직원이 내 차례를 알렸다.

일터에서 병원으로 온 남편과 진료실로 들어갔다.

햇빛 한번 제대로 못 쬔듯한 의시가 차분히 말문을 열었다.


“예상대로 유방암이십니다.

선호하는 병원 있으십니까?“


로 시작된 이후 절차에 대한 상담들이 이어졌다.

수없이 각오하면서도 아닐수도 있을 거라는 실낱같은 희망 사이를 오갔던 시간들, 그 사간 속 기억둘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5-10분 가량의 상담의 핵심 내용은,


[원래 하던 대로 살아라.]

[안 하던 걸 하지 말고 무리하지 말고 일상을 살아라.]


진료실 밖을 나오자마자,

문 앞에서 남편이 갑저기 아무말 없이 나를 꼭 안아주었다.

잠시 후, 내 목덜미 쪽으로 뜨거운 숨결이 느껴지더니, 마침내 작게 들렸다.


남편의 흐느낌이……..


결혼하고,

2017년에 별거를 하고,

다시 만나 지지고 볶으며 살면서도 날 위해 한번도 울어주지 않던 남자.

이 남자가 울었다.

나땜에.

처음으로….


나의 어픔은,

어떻게 해도 변할 것 같지 않던 사람을 변하게 하는 일이구나… 생각하니.

다시금 이 모든 일들이 그저 낯설기만 하다.

수,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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