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 2026
갈치를 먹었다. 내가 갈치에 대해서 어떤 글을 쓸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건 재래시장을 걷다가 무심코 시선이 스쳐간 생선가게에 특별할 것 없이 길게 얼음위에 가지런히 늘어져 있는 갈치의 모습이었다. 아니면 토막이 나서 밥상에 올라와 있는 갈치다. 결코 내 의지로 사지 않지만 누군가에 의해 냉장고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갈치를 먹으려고 후라이팬에 굽거나 에어프라이어(어제 처음으로 에어프라이어 오븐으로 구워봤다)에서 나왔을 때 먹음직스러운 모습.
노릇하게 구워진 갈치는 조심스럽게 뼈만 잘 바르면 야들야들 한 살들을 밥 한숟가락에 잘 얹어 맛있게 한 입 먹을 수 있다. 아직 살이 부드러운 온기를 품고 있을 때 밥솥에서 막 푼 밥에 얹어 김이나 깻잎같이 소금기가 있는 다른 반찬과 잘 어울린다.
아무 생각 없이 밥을 먹다가 문득 내가 살아있는 갈치를 볼 수 있는 날이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실제로 본다면 그 사실에 대해 경이로워하거나 적어도 놀라움을 느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날렵하고 뾰족한 몸과 세로로 얇게 빠진 모습으로 미루어볼 때 분명 접영과 같은 위아래로 유영을 하는게 아니라 리본체조를 하듯이 옆으로 난 눈이 꼬리에 닿을 듯 추진력을 내는 모습일 것이다.
포식자는 아닐테지만 그래도 생김새로 봐서 도망만 다니진 않을 것 같은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열심히 상상 해놓은 게 민망하게 느껴지지만, 나는 사실 갈치를 좋아하지 않는다. 부동산 물건을 물껀이라고 부르듯이(여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갈치는 칼치라고도 불린다. 그 이유는 모양이 날렵하고 뾰족해서 칼과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이다. 내 기준에는 고등어 살처럼 통통하지도 않고 조기살같은 부드러움까지는 없는 그 중간 어딘가에 있는 이 생선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갈치구이나 갈치조림뿐만 아니라 갈치매운탕, 갈치튀김, 갈치회같은 여러가지 다른 모습으로(오늘 알아보다가 처음 알게 된 요리들) 한국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얼마 전에는 처제가 갈치를 넣어 만든 갈치김치를 한 컨테이너 가져다 줬다.
그리고 문득 해외에서 갈치는 아마 본 적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아보니 몇몇 아시아 국가와 포르투갈에서는 먹지만 역시 대부분의 서양에서는 먹기가 까다롭고 유통이 어렵다는 점에서 선호되지 않는다. 한국 사람들은 뼈도 많고 살도 많이 없는 이 갈치를 참 다양하게도 먹는구나 생각했다.
갈치에 대해 몇가지 알아본 몇가지 정보로는 다음과 같다.
- 따뜻한 바다에서 많이 산다. 주로 남해나 제주도 근처에서 많이 잡힌다.
- 비늘이 반짝이는 은색이다.
- 사실 ‘이빨’이 무섭다.
- 심해에 살다가 밤이 되어 먹이를 찾으러 위로 올라온다.
- 물 속에서 은빛이 더 강하다.
- 한국에선 고급 생선으로 취급받는다.
나이가 들어가며 예전에는 선호하지 않았던 음식들에 대한 생각이 바뀐 적이 있기 때문에 장담할 수는 없겠지만 과연 칼치는 내 남은 인생에서 몇번이나 먹게 될까라는 생각을 해 보면 왠지 모르게 약간은 좋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